
구름과 지표사이에서 발생한 낙뢰/벼락 .... 엄청 강한 Spark인데....
.
우기가 닥쳐서 비가 자주 내리던 시기에 필리핀에서....
퍼뜩 또 한 번 하느님과의 싸움을 하고싶어지더라고요.
날 죽일 수 있나 없나 한 번 보자!!
우산에 꼭지를 빼고 대신 피뢰침을 메달고 선을 대 속으로 연결하여 손잡이에 묶어 철저히 준비를 했지요. 이러면 피뢰침이 틀림없는 영뢰침(迎雷鍼)이 되지요? 골프백 속에 따로 넣어 잘 보관하고... 보통 때는 겉에 꼽아둔 우산을 쓰고......
거의 매일 함께 골프를 치던 멤버들과 오후 Rounding 중에 Eagle Ridge Paldo Course 15번 홀....(지금도 Paldo Course를 포함 4개의 Course는 지형과 홀 모양 나무 위치까지 Eagle Ridge 4개 Course는 선명히 그려낸다.) 예상대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시작되었고, cart에서 골프친구들이 비를 피할 때, 피뢰침(迎雷鍼?) 단 우산을 얼른 꺼내 펴 들고 홀 그린으로 나섰지요.
천둥/번개가 시작되고, 갑짜기 비를 퍼붓드니, 정말 눈에 불이 번쩍하게 벼락을 내리 때렸고.....
내가 죽었나?
아직 살아 있나?
살아 있나? 죽은 건가 구분이 안 되고....
몽롱하니....멍해지더만....
Cart에서 비를 피하던 친구들이 놀라서 뛰어 와서 부축을 하고...
그 와중에도 친구들 벼락맞을까봐 우산은 얼른 접어서 거꾸로 땅에 끌었는데....
"형님! 어떻게 된 거요?
틀림없이 형을 벼락이 때렸는데.....
다친거요?" 야단법석이 났지요.
비는 양동이로 퍼붓듯 하고, 천둥/번개는 쉴 새없이 때리고......
"괜찮아! 하느님인지 개불알인지도 난 못 때려!!
옆에 나무나 살펴봐!! 나대신 나무가 터진 거 같아. 불쌍하게........"
"어? 가지만 몇개 부러지고 괜찮아 보이는데요...
나무는 잔 가지만 몇개 부러지고 멀쩡했으며, 불에 탄 흔적도 하나도 없고, 내 우산 위로 떨어진 나무가지가 제일 큰 가지로 괜찮은 거 같았는데.... 나무를 자세히 살피던 친구가 갑짜기....
아니 밑둥 가운데가 금이 갔네....어 꼭대기 까지 좍....어! 어!"
실낱같은 희미한 선이 밑둥부터 위까지 좍 연결이 되었을 뿐....나무는 생명에 전혀 지장이 없어 보였다.
그들이 끌다시피하여 cart로 날 데리고 가서 흠씬 젖은 옷을 예비 옷으로 갈아입히고.....
비는 아직도 퍼붓듯 천둥/번개는 끊임없이.......
난 영뢰침 단 우산을 들고 다시 홀그린으로 나가서 미친듯 외쳤지요.
"때려! 날 때리라고..... 죄없는 나무만 망가뜨리지 말고....... 때리란 말이야!!"하고 대들었지만........허사였지요!!
모두가 그토록 집중적으로 벼락을 때리고 억수로 퍼붓는 비는 필리핀에서도 처음이라고.......
약 30분 동안 주변에 내리친 번개와 천둥이200회도 족히 넘었으니.....
퍼붓는 비는 계속된 거고, 골짜기와 홀그린은 물로 덮이고........
정말 엄청난 싸움이었고, 하느님이 나에게 엄청 겁주며 엄포를 가한거지요!!---
제기랄........
나 때문에 벼락을 얻어맞은 두아름드리 나무는 일주일 후부터 나무 끝에서 부터 잎이 마르더니 점점.....아무리 살려볼려고 진흙을 발라서 사이끼줄로 동여메주고, 여러 방법으로 치료를 시도했다.
나무 전문가들을 불러다가 살려보라고 여러가지 약과 주사를 꽂았어도 가지 끝 잎사귀부터 시들더니,
3-4개월 후엔 완전히 죽어 잎이 말랐고, 6개월 뒤에는 골프장에서 밑둥을 잘라내고 말았으니.....
나대신 거목 하나가 불쌍하게 죽은 것입니다.
지금도 그 두 아름드리 거목에 대한 미안함이 남아 있는데...
누군가가 벼락맞은 나무로 침대를 만들면 장수한다고....잘라낸 나무를 가져갔다는 얘기만 어렴풋이 들었을 뿐.....
그래서 Paldo Course 15번 홀은 Paldo의 처음 Design과는 아주 다르게
홀그린을 가려 피칭으로 나무를 넘겨야 하는 어려운 홀에서
아주 쉬운 홀로 바뀌고, 두아름드리 거목은 영영 자취를 감춰버렸으나,
그날 날 내리쳤던 벼락과 죽어 없어진 거목에 대한 얘기만 전할 뿐 신과 나의 싸움은 아무도 모르지요. 나 때문에 억울하게 벼락을 맞고 죽어간 두 아름드리 거목에 죄송하고 억울하게 죽은 나무의 명복을 빌어주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