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7개월 짧은 기간 영어선생으로 제천에 있을 때 .....
자주 만나 얘길 나누며 밤길을 거닐던 옆 중학교 여선생은 아무 말 없이 내 두 손을 잡고 두 눈을 응시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다가 내 손에 쥐어 준 곱게 접은 핑크색 종이쪽지에는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구선생님!”으로 시작.... 주님 품안에서 영원히 말동무 하고 싶었는데...라면서 결혼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을 전했는데...왜 눈물을 글썽였을까?
군산 공군비행장에 파견근무를 하던 시절......
초등학교 한 여선생이 말동무로 길안내로 공휴일이면 같이 바다가 훤히 틔어 고군산열도와 강 건너 장항이 보이던 월명공원을 걷고, 더러는 배를 타고 여름방학이면 선유도에도 같이 가면서 오누이처럼 다정하게 지냈다. 나보다도 나이가 많아 누이처럼 대했는데... 고향 부모님 약속과 권유로 군 제대 전 결혼을 하기로 했다고....아무렇지도 않게 알려줬을 때....비오는 창밖을 내다보면서 말없이 흘리던 그녀의 눈물을... 헤어지면서 ‘이젠 더 만날 수 없겠네!“라며 두 손을 꼭 잡고 흘리던 눈물을.... 그 뒤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영영 쓸쓸해 보였던 뒷모습과 함께 잊을 수가 없다.
“가면 어떻게... 혼자만 가면 어떻게... 나는 외로워서 어떻게?”라면서 엉엉 소리내어 울고 껴안고 몸부림치던 이별도 있었다. OMAN에 나가 홀로 지내던 어느날 종합병원 앞에서 내 차를 세워 타고.....무조건 멀리 멀리 달려보고 싶다던 Viki는 필리핀에서 중동 OMAN에 와서 병원 간호사로 일하는 외로운 처녀였다. 그 후로 목요일 오후면 만나서 Drive와 별이 촘촘한 하늘을 보면서 밤이 이슥하도록 얘길 나누던 Viki는 내가 고독을 못 견디고 귀국하겠다고 얘기를 꺼내자....끝없이 엉엉 격렬하게 울었다.
몇 년 후 Viki를 우연히 만난 것은 마닐라 샹그릴라호텔 로비였고... 그녀는 호텔 영업과장으로 내가 그 호텔에 머물 때면 온갖 정성으로 모든 것을 챙겨주었는데....
옛날 필리핀 독립 초기 부통령을 한 General Mariano Trias의 이름을 따 유명한 Eagle Ridge(4코스 72홀)가 위치한 지역명이 General Trias고 그의 땅이 포함 안 된 골프장이 없다는 땅부자집이다. 그 Gen. Trias의 직계 증손녀 Nila Trias가 일찍 남편이 사고로 죽은 청상(?3아들 낳고)과부로 친정에 와서 살면서 본인이 자청한 나의 근무후/휴일 비공식 운전기사, 비서 겸 섭외 및 Guide 말동무까지 무급으로 해줬던 나보다 10세 젊은 아줌마다.
Gen. Trias가 살던 대 저택에 언제라도 무상으로 출입하고...같이 Coconut Shell(야자 열매)를 메달아 Orchid도 기르고, 울적한 밤이면 언제라도 마당 Table에 야식과 커피 한 잔 놓고 대화를 나누던 말동무였는데.....파도 선 따라 야광이 환한 선을 그었다 지우는 늧은 밤 해변에 앉아 두 무릎사이 얼굴을 파묻고 구슬피 어깨를 들먹이면서 울던 Nila는, 내가 캄보디아로 떠난 후 바로 재혼했다는 소식만 전해 듣고 만난 적이 없는데.....왜 그날 재혼한다는 말을 안 하고 울기만 했을까?
여자가 남자 앞에서 우는 그 마음을 남자인 내가 어찌 알리오마는..... 그래도 말로 다 풀어내지 못한 찌꺼기가 있고, 상대의 마음을 내가 헤아리지 못한 아쉬움도 있어 오래 오래 기억되나 보다. 여자의 우는 마음을 어이 남자가 아랴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