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10.10/27일) 저녁 우연히 TV를 켰다가
KBS1에서 violin을 연주하는 여인을 만났다.
무슨 연주회인지 누가 연주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나도 몰래 빨려들어갔다. 언젠가 정경화 바이올린니스트가 연주했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귀에 익은 곡이었지만 작곡가도 곡명도 기억할 수가 없었다. 뭐 작곡가/곡명이 필요하겠나....그냥 빨려들어갔으며 거의 20여분을 연주에 심취했던 거 같다. 내가 스스로 빨려들어간 것이 아니고, 연주하는 여자가 나를 음악/연주 속으로 끌어당겼다는 편이 옳다. Violinist의 표정, 연주, 몸짓이 곡의 선율을 따라 완전한 조화와 화음(harmony)를 이루면서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진 화합이었고 하나가 되었고, 연주자도 나도 음악도 같이 선율을 따라 흘렀다.
정말로 오랫만에 음악에 푹 빠져본 기분이다.
아마도 한참 음악감상에 빠져서 '다뉴브강의 잔 물결''비엔나 숲속의 이야기'에 미쳐서 낡은 전축에 레코드판을 얹고 바늘이 닳아버릴 정도로 듣고 또 듣고 다음 날이면 오보에에 미쳤던 친구녀석이 가진 레코드판을 빌려다가 듣곤 하던 고등학교 시절.... 공부에 지장이 있다고 고물 구닥다리 전축 조차도 부숴버려....음악감상도 제한을 받다가, 대학시절 종로 "르네상스"란 클래식 음악감상실에서 듣고싶은 곡을 신청해놓고 온종일 음악에 빠져 허둥대던 몇개월... 그 뒤에 오늘처럼 내가 음악에 빠져들었던 것은 40 여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
난 사라장이 누군지 어떤 경력과 어느 정도 유명한 지도 잘 모른다.
그러나 30-40년의 세월 동안 나를 음악 속으로 끌어 당긴 유일한 연주자였고, 또한 연주자, 나, 곡, 연주, 표정, 흐름....등의 조화와 내가 일체를 이루게 했던 유일한 연주자였다. 푹 빠져들어 나-공간-시간을 잊고 직접 연주를 듣고 보는지 TV를 통해서 보는 지조차 모르고 무아경에서 연주와 곡과 연주자의 몸짓과 표정에 나를 일치시켜서 같이 흘러보기는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흥이었다. 2010년 10/22일 열렸던 "UN DAY CONCERT"를 오늘 7-8시 중 녹화 중개를 했던 것 같다. 나는 바이올린 협주곡만 중간에 듣기 시작하고 끝나자 TV를 끄고 한 참 멍하니 있으면서 그 바이올린과 연주자와 곡과 그 흐름에 나를 다시 실어보려고 노력했지만.... 여하튼 모처럼 참 훌륭하고 매혹적이며 멋있는 연주를 감상해서 고맙다.
내가 들어본 Violin 협주곡 연주 중 가장 완벽하고 이상적이며 경이롭게 나를 음악 속으로 끌어당긴 연주였다. 음악엔 문외한이라서 사라장의 연주 수준은 말할 수 없지만... 연주자도 무아지경에 몰입되어 곡과 악기와 몸과 영혼이 혼연일체가 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연주였다. 그 혼연일체에 나는 몰래 나를 실어서 잠시 나를 잊는 무아경에 빠졌나보다.
사라장의 바이올린 연주를 직접 한 번 보고 듣고 싶다.
날 연주와 음악 속으로 끌어당긴 사라 장은 혼연일체로 무아경에서 연주하는 천재며 도사임에 틀림없기에.... 사라장이 영혼으로 연주하는 선율의 흐름 속에 나의 영혼도 실어서 흘러 가고 싶다. 그날 본 그 모습 표정과 곡의 음률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르는데.... 꼭 한 번 사라장의 연주회에 가서 그날 모처럼 느꼈던 몰아경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다.
언제 사라장이 서울에 와서 연주회를 가지려나?
============== 관련 기사 발췌 ============
(서울=연합뉴스)KBS 교향악단이 22일 저녁(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유엔의 날 콘서트(UN Day Concert)'를 개최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180여개 국 외교 사절들과 교민들이 참석했으며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부르흐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을 협연했고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과 우리 민요 등이 연주됐다.KBS 교향악단의 유엔연주회는 1995년 '유엔의 날 콘서트' 이후 15년 만으로, 2002년에는 KBS 국악관현악단이 유엔에서 연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