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한 산속 마을에 마음씨 착한 나뭇꾼이 살았대요. 이 나뭇군이 하루는 깊은 산 속으로 나무를 하러 가서, 한 짐 나무를 지고 내려오려는데, 날이 저물어서 집에는 올 수 없고..... "화롯불에 달군 인두로 저고리 동정을 문지르는 엄니 무릎을 베고 누워서 옛날 얘기를 청해듣곤 했지요. 그런데. 그냥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난 항상 지금까지 나온 어떠한 입체영화보다도 더 입체적인 영화를 엄니의 얘기에 맞춰서 보았지요. 5-6세 초등학교 입학 전의 어린 시절에.....
지그시 눈을 감고, 겨울 맞이 창호지 다시 바른 문짝에 환한 햇살이 닿을 때-- 초겨울 오후 3-4시 햇살을 받은 격창살을 응시하면, 세로 창살은 커다란 기둥이 되고 점점 커져서는 아름드리 돌기둥도 되곤 했지요. 그러다가, 엄니의 혹뿌리 영감 얘기와 합쳐지면, 가로 세로 창살이 몇배로 확대된 세계 속에 혹뿌리 영감의 도깨비 방망이도 보이고, 뚝딱하고 지었던 늘느리 기와집도 그 속에 있었고, 등장하는 모든 풍경과 인물과 진행이 확대된 창살과 그 환상이 엮어내는 세계 속에 있었지요. 구성진 엄니의 옛날 얘기는 계속되고, 문창살 너머 너무나 사실적이고 입체적이며 총천연색으로 그려졌던 지금까지의 어떤 영화보다도 생생하고 사실적이었던, 그 입체사진들을 난 지금도 머릿 속에 생생하게 그려낼 수 가 있습니다.얼마 전 한 절의 승방에 앉아서, 오후의 햇살에 선명한 창살을 응시하다, 확대된 문창살과 그 속의 엄니의 옛날 얘기와 인두질 하시면서 가끔 내 볼을 쓰다듬어주시던 엄니 손의 따스한 온기를 세삼 느끼고 경험하였습니다. 확대되어 퍼져가면서 모든 상상의 풍경과 인물들 그리고 그들의 얽히고 섥힌 생각들이 입체적이고 사실보다 더 사실적인 사실이 되어 펼쳐진 얘기는...............짧은 몇 분의 경험이었지만, 50여년이 지난 엄니의 따스한 손길을 생생히 느낄 수가 있었고, 확대된 문창살 사이로 엄니의 옛얘기는 사실이 되어 생생하게 펼쳐졌지요.가을 걷이 끝나고 김장담기 끝나는 이 즈음, 엄니의 무릎을 베고 멍하게 바라보면 확대되어 나가면서 엄니의 얘기와 어울어져 사실적이고 입체적이며 그속의 마음의 움직임까지도 생생하던 나만의 환상--- 그 어린시절의 경험을 50여년이 지난 요즈음 세삼스레 해봤습니다. 요즈음 혼자 있는 시간이면 자꾸만 어린 5-6세 때의 창틀너머 입체사진 속으로 빨려들어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이젠 유리창 틀, 앞마당의 소나무까지도 입체적인 환상의 도구가 됩니다. 촛점을 지우고 멍하니 응시하면, 유리창틀도 소나무도 환상의 나라로 나를 데려다 주네요. 난 어린애 되어멍하니 지운 촛점으로 응시하면다다를 수 있는 무념의 환상 속에서혼자 만의 영화를 감상합니다.확대되어 가는 문창살 속의낯익은 환상이면 더더욱 좋겠습니다.혼자가 아닌 둘이면 더좋고,여럿이면 더더욱 즐거울 겁니다.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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