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로 탁구를 병병구(乒乓球:핑팡츄)라고 하고, 골프를 고부구(高夫球:가오푸츄)라고 한다. 골프는 이외에 고이부구(高尒夫球:가오얼푸츄)또는 고이부구(考尒夫球:카오얼푸츄)라기도 하며 또 다른 단어로 불리기도 하지만, 그것까지 알려고 들면 머리만 복잡해지고 헷갈리니 생략하기로 하자.
오늘의 썰제로 굳이 병병구(乒乓球) 즉 탁구를 소재로 한 것은 탁구가 소위 ‘핑퐁외교’라는 이름 아래 중국이 죽의 장막을 걷고 개방을 하며 지구촌의 일원으로 거듭남과 동시 냉전을 종식시키고 세계평화유지의 초석이 되는 계기가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탁구하면 중국, 중국하면 탁구가 생각날 만큼 중국은 세계 탁구의 절대 강자다. 1926년 제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런던에서 열린 이후 오늘날까지 특히 60년대 이후 4년마다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에서 대충 예닐곱 차례의 실수(?)를 제하고 세계탁구 계는 중국의 독무대라고 해도 조금도 허언이나 과언이 아니다.
한 때 우리의 태권도나 쇼트트랙 또는 양궁선수들이 그러했지만, 일단 대표선수로 선발이 되면 금메달은 따 놓은 당상이었기에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 본선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이 더 어려웠다. 거듭 하는 얘기지만 대표로 발탁이 되는 순간 부와 명예는 저절로 따르는 그런 시기가 분명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개미 오줌만큼 미세한 실력차이로 1등을 하지 못한 나머지 선수들의 앞날이었다. 물론 개 중엔 1.2(등외라 할지라도...)등을 주고받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대개가 한 선수의 수명(?)이 다 할 때까지 기다리자면 함께 은퇴시기가 도래하는 것은 한 하늘 아래 두 태양이 있을 수 없는 이치와 같은 것이었다.
하여 그들(우리의 양궁.태권도.숏트랙도 포함)은 제3국으로 이민을 가거나 귀화를 하여 그곳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아이러니 하게도 모국선수들과 경쟁을 하며 팬들의 조바심과 앙가슴을 앓게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일국에 우수한 선수가 너무 많아도 골치 아프다고 아니할 수 없다.
솔직하게, 값비싼 장비는 구입해 놓고 나는 골프를 칠 줄 모른다. 지금은 잊혀져가는 이름이지만 박세리라는 불세출의 여자 고부구(高夫球)선수가 있어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우리 사회는IMF라는 입에 올리기조차 겨운 국난을 격고 있을 때 그녀는LPGA에서 승승장구하며 찬란한 금자탑을 세우고 우울한 국민들을 위로했던 것이다. 고부구(高夫球)엔 전혀 관심도 없었던 내가 값비싼 장비를 구입한 것은 순전히 박세리 선수의 영향 때문이다.
박세리라는 걸출한 히로인이 탄생하자 그녀를 숭배하는 소위 세리kids들이 등장하여 이즈음의LPGA계는 우리 낭자군들이 석권을 하고 있다. 이것은 중국의 병병구(乒乓球)에 비견할 수 있을 만큼 온통 우리 선수들끼리 치고받는 추세이다. 다행히LPGA대회는 수도 없이 많고 고루고루 우리 선수끼리 나누는 관계로 여느 스포츠와는 좀 다르다.
그럼에도 탁월한 중국의 병병구(乒乓球)선수들이 제3국에 귀화하여 선수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만큼이나 우리의 여자 고부구(高夫球)선수들의 국적도 다양하다. 미국에서 캐나다에서 뉴질랜드 그리고 호주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어제 끝난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암스버그 킹스밀리조트 리버코스에서 열린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올 시즌 퀄리파잉스쿨(Q스쿨) 수석 졸업생인 호주동포 이민지(19)가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승을 챙겼다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 새로운 영웅탄생을 알려왔다. 진심으로 축하할 쾌거다.
더불어 병병구(乒乓球)가 세계평화의 초석이 되었다면 우리 낭자군의 고부구(高夫球)가 세계평화유지에 이바지 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그리고 아주 가끔은 PGA대회에서 최경주와 몇몇 선수가 쾌거를 이루는 경우도 있지만 LPGA의 우리 낭자군에 비하면 아직은 족탈불급이다. 우리의 남정네들의 분발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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