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일기 (7) - 군것질 -
사춘기를 겪는 우리 애들 중에는 하루종일 먹어대는 애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먹어댈 수 있는가. 신기할 때도 있습니다. 아침 교문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쮸쮸바 정도는 기본으로 물고 들어옵니다.
“야, 너 그렇게 먹어대다가 뚱땡이 되면 어쩔래?”
그러면 가차없이 대답합니다.
“포기했어유.”
겨우 중학교 2학년이 자기 신체에 대해서 포기했다는 겁니다.
저는 평소 뚱땡이가 되면, 멋진 옷도 못 입을 거고, 남자 친구도 없을 거고, 비행기 타기도 힘들 거고, 하면서 겁을 많이 줍니다.
“비행기는 왜요?”
“비행기 좌석이 얼마나 좁은데, 네 등치로 타겄냐?”
그러면, 조금은 심각한 표정이 됩니다. 그러나 다음날이면 또 물고 다닙니다.
“포기했어유.”
따라서 그런 애들은 빼고, 좀 몸매에 신경 쓰는 애들에게는
“야, 너 요즘 먹이활동이 활발하더라.”
하고 시비를 겁니다. 그러면 쑥스럽게 웃으면서
“아 예, 배가 고파서.”
“월동준비 하는 거여?”
“아니요.”
“배에 기름기가 꽉 차보이는데?”
“흡!”
숨을 들이 마십니다. 배를 홀쭉하게 만든다는 거지요.
“에이, 똥배는 그대론데?”
그러면, 들어마신 숨을 내쉬면서, 주먹을 쥐고 달려듭니다.
“쌤, 미워이.”
아무리 김빨스타일이라지만, 학교엔 키도 크고 몸매 좋은 애들도 있습니다. 그런 애들에겐 우회적으로 다가갑니다.
“야, 넌 키도 크고, 날씬하고, 얼굴도 이쁘고, 공부도 잘하고. 뭐, 빠진 게 없는데.”
키도 크고 날씬하고 얼굴 이쁘고, 말이 이어질수록 애 얼굴이 보름달처럼 환해지지요. 행복해서 눈도 깜박깜박 하면서, 즐거워서 몸을 비비꼽니다. 그러나
“근데, 왜 똥배가 나오는 것일까.”
하면, 눈이 하얗게 뒤집어집니다. 높이 올라갔다가 뚝 떨어지는 기분.
“아이잉, 쌤 너무해요.”
“또 처먹을 거여?”
“아니요. 이젠 안 먹을래요.”
그러나 다음날이면 또 물고 다닙니다.
애들은 먹는 즐거움으로 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환경부를 맡고 있는 까닭에 죽을 맛입니다. 문제는 먹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지요. 애들이 먹고 난 쓰레기가 교정 곳곳 산지사방에 쌓이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