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개슬이
학교에 동네 강아지들이 찾아옵니다.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애들이 먹을 것도 주고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예뻐하니까, 따라온 것이지요. 큰 개는 애들이 무서워하지만, 작은 강아지는 너도나도 예뻐해서 심지어 교실까지 따라들어갑니다. 그러니까 우리 학교는 교실에서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리는 학교이지요.
한번은 얼굴은 치와와인데, 몸집은 발바리인 강아지 하나가 학교에 들어왔습니다. 생긴 게 참 귀엽더군요. 애들이 이쁘다고 달려듭니다. 저 먹을 것도 강아지한테 나눠주고, 피 같은 용돈으로 햄도 사다주더군요. 강아지가 아예 눌러 붙어 살 모양으로 학교에서 곧장 살았습니다. 날마다 교문 앞에서 선도부 학생들이랑 같이 서서 애들을 맞이하고 있었지요.
“샘, 강아지 이름 지어주세요.”
선도부 예슬이가 하는 말입니다. 여기저기서 ‘방울이’라고 짓자. 아냐, ‘뽀삐’라고 짓자. 소란이 일어나더군요. 정리를 해줬지요.
“개슬이라고 하자.”
“네에?”
“예슬이 동생 개슬이, 어때?”
선도부 예슬이가 치와와처럼 눈이 동그랗고 자그마한 얼굴이었지요. 그 강아지하고 이미지가 너무 닮았더랍니다. 설명을 해주자, 결국 그 강아지 이름은 개슬이로 낙착이 되었지요.
그 다음부터 개슬이는 일약 우리 학교 명물이 되었습니다. 쌤들도 친해지려고 수업 끝나면 곧바로 달려갑니다.
“개슬아, 좀 친해지자.”
그러나 애들 말고 다른 선생님들한테는 막 짖어댑니다. 하는 짓이 귀여운 녀석이더군요. 아참마다 학교에 와서는 선도부 곁에서 학생들을 맞이하는 개슬이. 그래서 할 수 없이 개집을 하나 장만해 줬지요. 목걸이도 좋은 걸로 바꿔주고요.
애들이 너무 좋아했습니다. 우리 애들이 자기 먹을 것을 남에게 준다는 것은 참 특별하고 대단한 일이지요. 개슬이는 학교의 모든 사랑이며 먹을 것을 독차지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갔습니다.
월요일 출근해 보니, 개슬이가 보이지 않는 겁니다. 난리가 났습니다. 애들도 개슬이를 찾아다니느라 온 읍내를 뒤지고, 어떤 애들은 학교 뒷산으로 가서 찾아다녔습니다.
“개슬아, 개슬아!”
소식이 없었습니다.
“쌤, 개슬이 찾아줘요, 잉.”
징징거리며 졸라대다가, 나중에야 개슬이 주인이 와서 데려갔다는 말을 듣고 소동이 가라앉았습니다.누군가에게 정을 주고 거두는 일이라는 것이 많이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애들도 알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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