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졸업
“쌤, 사진 찍어요.”
“저두요.”
이 얼굴 저 얼굴이 마구 다가옵니다. 이 놈이 찍고 가면 저 놈이 오고. 하여튼 한 시간은 소란을 떱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사진은 찍는데, 천방지축 신나하는 목소리가 아닙니다. 웃음소리도 뭔가 과장이나 억지 같은 게 묻어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요. 오늘은 애들 마음이 조금은 착잡하게 가라앉는 날입니다. 하긴 그렇게 요란스럽게 사는 아이들이지만, 오늘은 얌전해질 수밖에 없지요. 졸업식입니다.
졸업사진 찍을 때만 해도 화장하느라 바쁘고 희희낙락하던 애들이 시무룩해서는 자꾸 발끝만 보고 있어요.
분위기 좀 바꾸려고,
“오메, 오늘은 왜 이렇게 이뻐 보이냐?”
라고 해도 웃지도 않습니다. 마치 누가 건들기만 하면 울음이 곧 터질 것 같습니다. 큰 눈들이 잔뜩 눈물을 물고 있습니다. 어떤 녀석은 얼굴을 어깨에 기대면서
“재학쌤, 우리 잊으면 안 돼요.”
하도 징그러워서 빨리 잊고픈데, 잊지 말라는 겁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우리보다 더 빨리 잊는 애들이 요것들일 겁니다. 여학생들이란 고등학교 올라가면, 누구보다 빨리 중학 시절을 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거든요. 그러니까 저희는 빨리 잊더라도 쌤은 저희들을 잊지 말라는 뜻이지요.
드디어 졸업식이 시작됩니다. 국민의례가 있고, 졸업축사, 졸업장 수여 및 각종 상장 수여, 송사 답사를 하면서부터 애들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듭니다. 드디어 졸업식 노래를 부릅니다. 누군가 작은 소리로 훌쩍입니다. 훌쩍이는 소리가 옆으로 옆으로 전염되어갑니다. 곧 전체가 웁니다. 창피하지도 않은가, 누군가는 엉엉 웁니다. 우리 선생님들 눈가에도 이슬이 맺힙니다. 잘 살기를, 그리고 열심히 노력해서 각자의 꿈을 이루기를 간절히 빌어봅니다.
교문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합니다.
“애들아, 잘 가. 아무리 힘들더라도 울지 말고, 아무리 현실이 어둡더라도 넘어지지도 말고, 잘 살아야 해, 응?”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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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없이 실내를 쾌적하게 만드는 환풍기로 변신하는 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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