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일기 (10) - 워킹 -
아무리 김빨스타일이라지만, 우리 아이들 속에도 곱고 단아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참 곱구나, 아주 참하구나 하는 아이들. 그리고 공부 좀 한다는 아이들은 일단 몸가짐이 단정하고 우아합니다. 게다가 얼굴도 이쁘구요.
그런데, 이 아이들에게도 뭔가 허전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아침 등굣길. 멀리서 공부 잘하고 곱고 참한 아이가 걸어옵니다. 아침이라 더욱 싱그럽습니다. 방긋 미소를 짓습니다. 그런데, 어그적 어그적. 뭐냐구요? 걸음걸입니다. 이름하여 워킹. 그 워킹이 어그적어그적입니다.
두 발을 쭉 뻗어 모으고 반듯하게 허리를 펴고 걷는 우아한 모습이 아니라, 흔들흔들 어그적어그적 걸어옵니다.
“야, 좀 이쁘게 걸으면 안 되냐?.”
“예?”
“좀 우아하게 걸어.”
“?”
고개를 한번 갸웃하고 걸어갑니다. 어떻게 걸어야 한다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입니다. 어떻게 걸어야 우아하고 이쁘다는 거지?
당연히 김빨스타일들은 씩씩하게 걸어옵니다. 어그적 정도가 어니라 주먹깨나 쓰는 포스입니다. 떡 벌어진 어깨, 우람한 다리로 참 건강하고 씩씩하게 걷습니다.
“쌤, 안녕?”
이럴 경우엔 우아하게 인사 받기가 좀 그렇습니다. 그러나 다른 애들, 특히 김빨스타일에다 어그적어그적이면, 이건 인생 다 산 워킹입니다. 하긴 공부는 하기 싫지요. 늦잠은 잤지요. 아침은 굶었지요. 그러니 전체적으로 기운 빠지고 나른한, 살기 귀찮은 포스라고 보면 됩니다.
이러니, 아침 등굣길은 대부분 어그적어그적, 학교 교문 앞 풍경이 모두다 어그적어그적입니다.
반면, 하굣길은 신납니다.
“끼야호”
아주 날아다닙니다. 조잘재잘 그런 참새들이 없고, 다시 멧돼지가 등장합니다. 우당탕탕 뛰어오면서,
“재학쌤 안녕!!!”
하고 갑니다.
한 30분 교문앞이 그렇게 시끄럽다가 하교가 끝나면, 이내 죽은 듯 조용해집니다.
아이들이 가고 난 텅 빈 운동장을 보며, 이 아이들 정서에 문학이 들어갔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시를 쓰는 아이들, 시적 서정에 잠겨보는 아이들. 단정하고 우아한 아이들. 그런 아이들로 만들기를 소원하여 봅니다.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소음 없이 실내를 쾌적하게 만드는 환풍기로 변신하는 마술
게시물 삭제요청방법
Copyright(c) www.nongak.net
tapng97@hanmail.net
연락처 : 010-4696-7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