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의 전격 3자(者) 회동 제안은 그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주는 쾌거였다. 어제 오후 2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대통령의 순방 귀국 브리핑을 한 후, 말미(末尾)에 민주당과의 3자 회동을 제안한 것을 두고 정치권의 평가는 물론 국민들은 크게 환영하며 대통령의 결단에 전격적인 지지를 보낸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의례 이런 저런 이유를 되며 선뜻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오늘 오전 최고의원회의에서 전격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아마도 대통령의 결단이기에 앞서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받아드려 비켜 갈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고 예의가 없느니, 격식을 안 갖춘 제의라고 억지 써봤자 민심이 너무 무서웠던 게 이유일 것이다.
회담 제의가 정략적 계산이 깔린 것도 아니고 대승적 차원의 대통령의 고독한 결정이라고 본다. 그래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허심탄회(虛心坦懷)하게 얼굴을 맞대고 진지하게 논의하자고 손을 내민 것이니 민주당도 더 이상 몽니부릴 것이 아니라 모든 문제를 터놓고 논의하는 프레임에 결국 승복한 것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저의가 의심스러워 입장을 유보 하겠다느니, 의제 내용에 국정원 대선 개입이 주제가 되어야 한다는 식의 어깃장으로 밥상을 걷어찰 태세였으나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와 진정성에 동조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떤 주제와 상관없이 모든 걸 협의하고 논의하자는 인센티브를 미리 준 것이니 민주당은 구차한 잡설(雜說)로 논점을 흩뜨려 봤자 실효가 없다는 것도 깨달았을 것이니 말이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사전에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전화로 이 사실을 통보를 한 것도 나름 절차를 중시하여 최소한의 예의는 갖춘 것으로 본다. 오히려 걱정은 계파 갈등의 골이 깊은 민주당내 의견일치에 관심이 쏠렸는데 일치된 합의점을 찾은 것 같아 여간 다행이 아니다. 반대만을 위한 투쟁도 상식선에서 이뤄져야 하고 민심의 흐름이 반영되어야 할 것 아닌가. 다 된 밥에 죽을 쑨 결과가 나타나면 그땐 민주당은 회복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당(黨)의 존립여부마저 위기에 처할 것 누구보다 민주당 스스로가 너무 잘 알 것이기에 그렇다. 당의 체질 개선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십분 활용하는 자세로 회동에 임할 것을 주문하는 이유다.
이번 회담 제의는 몇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민생법안이 산적(散積)해 있는 국회에서 회동(會同)하자고 한 것도 그렇고,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국회에서 회담하는 것도 헌정 사상 처음 이라고 하니 얼마나 뿌듯한가. 정기국회를 개원을 하고도 예산문제와 민생에 얽힌 각종 법안을 논의도 못한다면 역사에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야당도 대통령의 기습 제안에 허를 찔렸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고, 청와대와 여당도 야당을 빼도 박도 못하는 외통수로 몰고 가는 전략이 되어서는 안 된다. 명실 공히 상생의 정치를 일구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염원(念願)한다.
어쨌거나, 대통령이 순방 외교를 끝낸 직 후에 내 놓은 프로젝트에 모두가 놀란 것은 사실이다. 꽉 막힌 정국 돌파구를 단번에 뚫을 기세여서 대통령의 번쩍이는 순발력과 슬기로운 지혜, 빼어난 통치 감각은 이 시대 최고의 지도자임을 여실히 반증한 것이다. 그리고 김한길 대표의 회군 명분도 이만하면 충분하다. 천막 노숙의 불명예를 벗는 계기를 헛되이 해서는 안 될 것이며 국회에 입성 모든 현안 문제를 3자 회동을 통해 심도 있게 다루어 질 것을 기대해 본다. 분명한건 민생 국회여야 하고 통진당의 해체 문제에 고민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이 벼르고 있는 국정원 문제는 현재 수사 중에 있으니 대통령더러 사과하라느니, 국정원 개혁을 통해 대공수사권을 없애라는 등의 억지로 회담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솔직히 그런 문제로 회동이 파탄 될 까, 염려되어 하는 말이다.
이제 공은 민주당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바닥으로 추락한 지지율도 끌어 올리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민심을 끌어 오는 방법은 의외로 쉽고 가까운 곳에 있다. 민심에 귀 기우리고 그들의 말을 들으면 민심을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는 섭리를 깨우치기 바란다.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천막 당사를 찾은 안철수 의원이 그랬었고, 심지어 여권의 이재오, 정몽준 의원 등 도 민주당 대표를 오랫동안 방치했다고 볼멘소리를 했었지만, 대통령의 통 큰 결단에 그들도 큰 박수를 보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통합의 정치, 융합의 실질적 성과를 발현할 수 있게 이제는 힘을 모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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