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이석기 의원의 구속이 결정되자 곧바로 상복(喪服)을 집어 던지고 여권과 국정원을 정조준 의례 해왔던 펌프 짓을 또 해댄다. 국정원은 개혁을 하고 국내 파트를 당장 해체하라, 이번 이석기 사태를 두고 국정원의 의도된 공작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는 등 다시 통진당의 주장을 따라한다. 저러다가 또 슬쩍 손잡고‘우리가 남이가’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니 민주당이 줏대와 자존심이 없는 껍데기 정당이란 오명을 벗기가 이렇게 어렵다. 이석기 의원만 골로 보내면 내란음모 사건은 알바 아니다. 는 식으로 이제 모든 게 끝났으니 또 한 파 붙어보자고 여권을 자극하는 게 왜 이리 어설픈지 고등학교 학생회 수준이다.
그것도 그렇지만, 당장 친노, 비노가 으르렁되며 링 위에 오를 태세다. 민주당의 조경태 최고의원이 최고회의 석상에서 이석기 사태를 두고 민주당에 일면 책임이 있다고 한 후 이후 발언에서“체포동의안에 반대·기권 했던 분들은 무기명 투표라는 방식에 숨지 말고 당당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떳떳하게 커밍아웃하라’고 반박한 것을 두고 민주당의 원내 부대표 진성준 의원은 새누리당에 부화뇌동하는 발언이라며 즉각 대들었다. 여의도로 당사로 이사 후 집들이를 안 했는지 내분이 예사롭지 않을뿐더러, 항상 하는 말로 민주당의 내분은 친노에서 시작되지만 끝은 흐지부지 다.
사정이 이러니 민주당의 내우외환(內憂外患) 조짐이 또 새로운 국면이다. 새누리당이 이석기 제명안 제출로 압박을 가해 오는 것도 민주당으로선 눈뜨고 못 봐 줄 정도로 피곤한 참에, 여론마저 이번 이석기 사태에 따른 민주당 책임론에 자유롭지 못한 아킬레스건을 자꾸 건드리니 천막에서 홀로 노숙하는 김한길 대표만 징징 짜고 투들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론 조사의 지지율도 새누리당은 43%로 수직으로 치뻗는데, 민주당은 바닥이 어딘지 밑으로만 추락하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 아닌가. 이 시점에‘국정원 해체하라’고 하는 티켓을 들면 통진당의 벤치마킹이요, 큰 형님을 자청할 꼴이 될 터이니 길을 잘못 들어서도 이럴 수가 있겠나 싶을 것이다.
이석기 체포동의안 표결 처리에서 반대표로 몰린 26명의 의혹까지 싸잡아 두들겨 맞는 꼴이 되어 이래저래 출구가 안 보이는 때에, 새누리당은 153명 전원의 명의로 이석기 제명 처리 안을 제출했다는 보도가 또 심기를 있는 대로 건드린다. 수사진행을 봐 가면서 민주당의 입장을 내 놓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국민들이 벌떼 같이 들고 일어나 십자포화를 퍼 붓는다. 우릿말 속담에,‘궂은 물에 은어 달아나듯 한다’는 말이 있듯 국민들은 이석기 사태에 대해서 빨리 해치우지 않고 뭐하느냐고 닦달이다. 머뭇거렸다간 또 폭삭 주저앉을 판이니 이런 걸 두고 쌍 팔자라 하는 것이리라. 한편 새누리당처럼 이석기 제명처리안 제출하자 라고 했다간 이번에는 친노 진영에서 눈을 까집고 덤벼들 것이 훤하여 그 신세가 통진당처럼 가물가물 거린다.
이렇게 이석기 프레임에 걸려든 민주당의 고민이 한 둘이 아닌데, 정부의 대응은 이석기의 수첩에 적혀있는 속전속결처럼 그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법무부도‘통진당 해체’에 따른 TF를 구성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는 보도에 딱히 어떻게 대응할지 막막하여 손을 놓을 지경이다. 결국 국민들의 요구는 민주당도 동참하라는 쪽이고 보면, 매번 끌려만 가는 민주당의 무대책이 원망스럽기 그지없다. 이석기 한 사람 희생으로 끝냈으면 좋으련만 사태가 녹록치 않고 이석기 블랙홀이 너무 심오(深奧)하다. 하는 수 없이 민주당도 통진당 해체에 따른 가시적이 안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될 위험 수위에 근접해 있어 말 그대로 SOS다.
통진당과 거리를 두고 인연(因緣)을 끝겠다고 했지만 거머리 같이 찰싹 붙어 떨어질 생각 않는 통진당이‘우리를 따 먹을 때는 언제며 이제서 차버리느냐고’엉겨 붙는 게 이정희 이빨을 보면 답이 금세 나온다. 징그러울 것이지만 자업자득이라 지금에 와서 어찌 할 것인가. 야권연대만 쫓다가 된 통으로 걸려든 것이다. 어제 방송에 출연한 김창준 전 미연방하원의원은 미국의 정치를 예를 들어 야합(野合)이란 자체가 없고 자기도 야합이란 정치 형태를 처음 들어본 것이라 하며, 그건 곧 나눠 먹기를 의미하기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는 일종의 범죄 행위라고 했다.
민주당의‘야권단일화’주홍글씨 표찰(標札)은 이렇게 종말을 고(告)하게 됐다. 시원섭섭하겠지만 삭여 품을 수밖에 없다. 아웃사이더에서 기웃거리며 간보고 다니는 안철수에게도 좋은 교훈이 됐으리라 믿는다. 이번 이석기 사태는 우리 정치가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는 물론 종북 세력의 제도권 침투를 분쇄하는 기회가 되어 참으로 다행이다. 결론적으로 민주당이 살아남는 길은 딱 한 가지, 종북 성향의 정당 이미지를 확실하게 털어 버려라, 그리고 통진당 해체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것만이 당(黨)을 구하는 최상의 지름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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