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패턴(유형, 틀)을 찾는 동물로 진화해 왔다. 생활에도 패턴이 있다. 흔히 아침형 인간이니 저녘형 인간이니 구분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치사상의 경향을 나타내는 개념에도 우익형 인간이 있고, 좌익형 인간도 존재한다. 기준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틀이 다르기 때문에 한 마디로 단정해 정의를 내린다는 것도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궤적으로 유추해 보면 결코 어렵지도 않다. 우리는 김대중을 좌익형 인간이라고 주저하지 않는다. 그동안 나부껴온 깃발이 그 궤적의 풍향을 암시해 주고 있다.
“이 김대중은 일생동안 거짓말이라고 해 본적 없습니다. 거짓말한 것하고 약속했다가 못 지킨 것 하고는 다릅니다” 1997년 10월 8일 김대중이 대선불출마 번복 후 관훈클럽에서 한 말이다. 행동하는 양심가(?)다운 달변이다. 김정일과 정상회담 직전, 행동하는 양심가 김대중은 2000년 2월 9일 도쿄방송과 인터뷰에서도 한 말이 있다. “김정일 총비서는 지도자로서 판단력과 식견 등을 상당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었다. 이쯤되면 일단 좌익형 인간이라는 의문부호를 붙이기에는 무리는 없을 듯 하다.
양심도 그 퇴색을 품에 안기 마련인가? 김대중의 좌익형 징후 포착은 더 있다. 규칙이 없는 게임이 성립할 수 없 듯 전제를 무시한 논리와 주장은 궤변이요 억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속은 것인가? 국민을 속인 것인가? 김대중은 6・15 남북정상회담 직후 수 차례 회담의 2대 업적을 자랑했다. 하나는 김정일이 도발을 안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김정일이 통일 이후까지 주한미군이 주둔해도 좋다고 합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후에도 김정일은 서해를 기습도발했으며 주한미군철수도 계속 주장했었다.
또 있다. 김정일은 남북정상회담 준비을 맡았던 송호경에게 “김대중은 돈을 달라면 돈을 주게 돼 있고, 쌀을 달라면 쌀을 주게 돼 있는 사람이니 대화 상대라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10억달러를 내리먹여”하고 지시했다는 기록이 있다.(조갑제 저 '김대중의 정체') 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그런 말까지 나왔을까? 희미한 기억의 저편에서 머리를 짓누른다. 죄의식의 퇴색이 그 한 가닥 징후일 수 있는가? 적어도 이 땅에선 아무도 딱부러지게 말해주지 않는다. 일상을 나부껴온 깃발만이 그 궤적의 풍향을 암시할 뿐이다.
이밖에 대한민국 대통령임에도 적이 영해침범에 “먼저 쏘면 안된다”는 굴욕적인 대응, 도발시 은폐축소, 서해 기습도발에 여론이 강력한 응징을 주장하면 “그렇다면 전쟁을 하자는 말이냐”라고 굴종을 강요한 사실, 제주4・3사건 특별법 과정에서 공산폭동을 진압한 국군과 경찰을 비하, 국가보안법 근본적 개정 추진,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 사용, 좌익형 방화치사범들을 민주화 운동가로 인정, 간첩 수사 방기, 대북 퍼주기하면서 북한 인권문제 침묵 등 열거 하면 끝이 없을 정도로 김대중의 좌익형 징후는 무수히 많다.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이념, 사상, 논리는 어떤 전제 위에서 이루어 진다고 했다. 예컨대 마르크스는 사회 구성원간의 갈등을 전제로 공산주의 이론을 폈다.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다. 호남에 기름진 농토가 많다는 것은 부족함이 덜했고 그만큼 바닥정서는 각박하지 않다는 의미도 된다. 그럼에도 오늘날 그 순수성이 변질되고 있는 까닭은 일부 정치꾼들 탓이 크다. 자신의 입지구축을 위해 지역정서를 역이용하면서 나타난 부작용이기 때문이다. 김대중 패턴에 낚인 전라도라는 말도 그 연장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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