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 이후 청와대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에는 우파 성향으로 보이는 네티즌들에 의해 작성된 박근혜 대통령 비판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른바 ‘집토끼’로 불리는 여권(與圈) 지지층들이 반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을 향해 “실망했다”, “지지를 철회하겠다”, “원칙과 신뢰는 도대체 어디로 갔느냐”는 내용들이 상당수였다. ‘문 후보자는 KBS의 동영상 왜곡편집으로 피해를 입었을 뿐인데 왜 지켜주지 못했느냐’는 취지다. 지난 24일 문 후보자의 사퇴 회견 직후부터 이런 내용의 글이 수백 개 올라온 상태다.
자신을 66세 박 대통령 지지자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이번 문 총리 후보 사태를 보고 앞으로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며 “맨 처음 문 후보를 지명하신 분이 박 대통령인데, (논란이 불거진 뒤) 며칠 간 침묵했다. (결국) 문 후보가 스스로 사퇴하기를 기다린 것 아니냐. 이런데 어느 누가 사퇴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 문창극 총리후보 사퇴 이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실망 글들이 올라온 청와대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
‘총리 지명자 하나 지켜주지 못하는 대통령을 누가 믿고 그 말을 따를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네티즌은 “자신이 지명한 총리 지명자에 대한 왜곡된 보도와 여론조사에 현혹된 여당, 그런 여당의 주장에 반박도 못하고 꼬리내리고 사퇴를 종용하는 청와대를 보면서 어떤 공무원이 청와대 말을 듣겠냐”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청와대 말 듣고 일하다가 잘못되면 그때도 청와대는 뒤로 빠지면서 자진사퇴 요구할 거 아니냐”라며 “(박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진과 여당 국회의원들에 힘입어 레임덕의 구덩이에 들어가셨다”라고 했다.또다른 네티즌도 “내가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일한 이유가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점이었는데 이제는 제가 떠날 때가 된 거 같다”며 “지지율에 연연해 당신이 지명한 한 인간이 만신창이가 돼가는 모습을 진실을 알면서 눈감고 방관만 한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새누리당 너무 추잡하다. 앞으로 어떤 기대도 않겠다”라고 적었다.‘인기 관리하십니까’라는 글을 올린 네티즌은 “소신정치는 다 어디가고 언론 눈치를 살피고 야당눈치만 살피는 거냐”라며 “이번 문창극 총리지명은 잘되고 못되고 간에 청문회까지 가야 했다. 온통 거짓과 선동이 난무하고 진실을 곡해 국민을 선동하는데, 청와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계시는 것인지 도대체 모르겠다”라고 했다.또다른 네티즌은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제 조용히 박근혜 대통령을 제 마음 속에서 지우려 한다”며 “속았다는 느낌에 원통하고 분하지만 어금니 꽉 깨물고 그를 보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칙과 소신, 법과 절차를 소중히 하는 사람으로 알았기에 게거품 물고 지지를 했건만 그것은 한낱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제라도 깨달았으니 앞으로는 더 참담할 일이 없어 다행이라 스스로 위로해본다”고 적었다.‘대한민국은 이제 거짓과 선동으로 침몰하겠군요’라는 글을 쓴 네티즌은 “문 후보의 풀 동영상을 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더이상 정부를 믿고 살아갈 희망을 잃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이러는지, 거짓선동세력에게 무릎꿇는 정부 ㅉㅉ”라고 했다.청와대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에는 비판 글들보다는 휠씬 적지만 박 대통령에게 “힘 내라”는 격려의 글도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박 대통령이) 문 총리후보의 중도사퇴로 인해 노심초사하고 계실 것”이라며 “하지만 세상사는 생각하기 나름이고, 마음먹기에 달렸다. 그래서 위기는 곧 기회라는 격언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부디 강건하라”라고 적었다.또다른 네티즌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보수쪽에서는 많이 실망하고 배신감 들겠지만 그래도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너무 걱정마시고 스트레스 받지 마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