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4.13 03:25 | 수정 : 2013.04.13 13:52
이외수씨 혼외 아들 단독 인터뷰
어머니의 보상 위해 소송
"처음엔 반대했지만 평생 고생만 하신 어머니 차마 외면할 수 없었죠"
내겐 너무나 먼 아버지
"5~6세때 어머니와 여관서 아버지 만났던 게 마지막
초등학교 4학년 이후론 따로 연락한 적 없어"
아버지 없이 살아온 슬픔
"내 아버지가 이외수" 친구에게 딱 한 번 고백…
아버지가 TV 나왔을 땐 사람들이 "닮았다" 말해
그래도 내 아버지기에 "마음 한편으로는 날 미워하지 말고 아들로 대해줬으면 싶죠"
이외수씨의 혼외아들이 한 살 되던 해인 1988년 9월 6일 찍은 사진. 혼외아들과 오씨, 이씨가 함께 찍은 유일한 사진이다. 오른쪽 뒷모습이 이씨다.
소설가 이외수씨의 혼외 아들(26)이 인터뷰에 응했다. 현재 어머니 오모(56)씨가 아버지 이외수씨를 상대로 "양육비 2억원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는 태어난 직후 어머니 호적에 올라 오씨 성(姓)을 사용한다. 경북 한 대학의 국어국문학과를 휴학 중인 그는 어머니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처음엔 적극적으로 반대했지만, 그동안 고생한 어머니가 보상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수긍했다"고 말했다. 이번 양육비 소송은 사적(私的)인 일이지만, 아버지 없이 살아온 아들의 인터뷰 속에 깊은 울림이 있어 내용을 게재한다.
처음 소송을 반대한 이유에 대해 그는 "(아버지와 재회할)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가 아버지와) 다시 만날 수 없게 될 수도 있고, (부모 사이의) 싸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어머니가 소송을 거는 것이 정당하다, 당연하다는 판단을 했어요."
어머니는 이씨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았지만 충분치 않았다고 한다. "어머니가 집안일과 돈 버는 일을 병행했고, 할머니가 편찮으신데 혼자 모시기도 했어요. 일하느라 항상 바빴죠. 집에서 일하거나 취재하러 갈 때도 있고. 여러모로 고생을 해 화장할 여유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는 "아버지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던 때는 언제냐"는 질문에 "어머니가 힘들어했을 때"라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이후 아버지를 만난 일이 없다. "어렸을 때, 5~6세 무렵에 어머니와 어머니 친구와 함께 여관에 아버지 만나러 갔던 기억이 있고, 그 이후로는 큰 기억이 없는데…. 그때보다 더 어릴 때 제가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어머니와 아버지가 그 모습을 보셨던 기억이 있어요."
그는 "아버지에게 연락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팔로어 160만명은 '트위터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그의 아버지와 수시로 소통한다. 하지만 그는 160만명 속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남들은 자유롭게 팔로우도 하고 소통할 수 있지만 저는 그 속에 들어갈 수 없었어요. 오히려 거리감 느끼고 피하게 되니까.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역시 시도를 못했어요. 지금도 세상에 알려지는 것만으로 떠들썩하잖아요."
평소 외할머니와 어머니도 아버지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고 한다. "좋은 이야기도, 나쁜 이야기도 안 했어요. 나 역시 아버지에 대해서 미련을 갖거나 하면 집에서 안 좋아했기 때문에 일부러 티를 안 내기도 하고. 웬만하면 생각 안 하려 애썼죠."
그는 최근에야 인터넷에서 아버지 이름을 검색했다. "검색해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민망하달까, 잘못하는 것 같았다. 아버지가 TV나 라디오에 나오면 채널을 돌렸다"고도 했다. "관심 가져봐야 의미가 없으니까. 미련 안 가지려고."
그는 아버지 책 중 '개미귀신' '사부님싸부님'을 읽었다고 했다. 작가가 아버지란 사실을 모를 때였다. 책이 집에 있었다고 한다. 그는 "커가면서는 아버지 책을 읽지 않았어요. TV 채널을 돌리는 거랑 비슷한 이유예요. 왠지 민망하달까, 부끄럽달까, 일부러 안 읽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딱 한 번 친구에게 "아버지가 소설가 이외수"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한다. "안 믿죠. 그렇다고 여러 번 얘기하진 않았어요. 딱 한 번 말해서 반신반의하다가 이번 사건이 보도되면서 알게 됐죠."
그가 아버지 이야기를 하기 전에도 사람들이 "'TV에 이외수 나왔는데 너랑 닮았더라'고 얘기해 줬다"고 말했다.
"아버지에게 연락해 보고 싶진 않았느냐"는 질문에 "저쪽에서도 절 찾지 않는데, 제가 연락하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절 싫어할 거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여러 가지 감정으로 복잡했는데, 연락을 하면 역시 '날 안 좋아할 것 같다'는 것을 실감했죠."
그러면서 그는 아버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마음 한편으론 '나를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들로서 대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는 건 사실이죠."
그는 "아버지를 만나면 이번 일(소송)과 관련되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건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건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어보고 싶죠. 생활이나 철학, 창작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그는 "이제 돌이킬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만화가를 지망하지만, 어머니가 교직 이수를 권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안정된 삶을 추구하세요. 그동안 한 일이 일정하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