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많이 쓰는 말 중에 “하필이면 ~”의 말의 기원은 맹자 첫 편에 나온다. 멀리서 찾아온 맹자를 맞이하는 양혜왕의 첫 질문과 답변이다.
“왕왈, 수불원천지이래, 역장유이리오국호? 王曰, “叟! 不遠千里而來, 亦將有以利吾國乎?”“
왕이 말하길, “영감님께서 천리를 멀다 하지 않고 오셨습니다. 또한 장차 이로써 내 나라가 이로움이 있겠습니다.”
“맹자대왈, “왕! 하필왈리? 역유인의이이의孟子對曰, “王! 何必曰利? 亦有仁義而已矣”
맹자가 대답했다. “왕은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또한 인과 의가 있을 뿐입니다.
중국 고전을 즐겨 읽지도 않고 억지로 읽지도 못했다. 배움과 아는 것이 짧아 해설이나 강해를 할 수준은 못되고, 언뜻 선문답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깊이 고민하지 않아도 내용 정도는 이해가 된다.
나라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지혜를 구하는 양혜왕에게 맹자는 나라에 인(仁)과 의(義)만 있으면 되었지 천박하게 이익(利益)을 구하느냐며 타박하고 있다. 맹자는 군주는 덕과 인으로서 백성을 교화하여 다스려야 한다는 왕도정치를 설하고 있다.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할 것은 이사가 법가를 바탕으로 중앙집권제의 확립, 각종 행정제도 및 법치주의 확립 등을 통한 부국강병책을 통해 천하를 통일했다. 유가(儒家)는 이러한 법가(法家)의 부국강병을 패도(霸道)라고 조롱하며 금기했다.
1854년 다시 찾아 온 페리 제독이 끌고온 흑선(쿠로후네)에 저항 한번 하지 못하고 개항을 한 일본에 1/8로 축소시킨 움직인는 미니어쳐 증기기관차를 선물한다. 일본은 16년 후 요코하마를 출발하는 철도를 놓았다.
조선에서 최초로 기차를 탑승한 사람은 1876년 조선 수신사로 일본에 파견 된 김기수였다. 증기기관을 본 소감을 그가 쓴 ”일동기유“에 남겼다.
“기교가 이럴 수 있겠는가! 한 개의 화륜(증기기관)으로서 천하의 능사를 다 만들게 되니, 기교가 이럴 수가 있겠는가. 공자께서 말씀하시지 않은 괴이이니, 나는 이것을 보고 싶지 않다”
문명이기의 총아가 한순간 공맹호학(孔孟好學) 세상 밖 부랑아가 되었고 높은 기개를 지닌 선비에게 버림받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격변하는 세상을 견인하고 있는 기차에 놀란 가슴도 남겼다.
“천둥 번개처럼 달리고 비바람처럼 날뛰어 한 시간에 300-400리를 달리는데도 차제는 안온하여 조금도 요동하지 않았다. 다만 좌우의 산천, 초목, 옥택, 인물만이 앞뒤에서 번쩍번쩍하므로 도저히 걷잡을 수 없었다”
하루 밤에도 상전벽해가 일어나는 문명개화의 현장에 선 김기수는 공맹호학의 도를 벗어나 흥미를 잃고 방안에만 틀어 박혀 지냈다. 이를 답답하게 여긴 이노우에 가오루는 시찰을 다닐 것을 주문한다. 김기수는 답했다.
“성품이 본디 고요한 것을 좋아하며 실로 울적한 것이 고통이 되는 지는 알지 못하므로 놀고 구경하는 일에는 흥미가 없습니다”
귀국한 김기수에게 고종이 묻는다.
"그밖에 풍속 가운데서 들을 만한 것을 두루 말하도록 하라(才旣精敏, 學又勤孶, 若是其易得耶?)“
"풍속이 대개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其外風俗之可聞者, 備陳可也)" (고종실록 1876년 6월 1일).
유가(儒家)의 도를 벗어나 부국강병의 법가(法家)를 따르는 일본이라 짜증이 났는지 짧고 퉁명스럽게 답한다.
같은 날 이어지는 대화가 승정원일기에 나온다.
“이외에 또 볼 만한 일이나 들을 만한 일이 있던가?(此外, 又有可見可聞之事乎?)”
“비록 들을 만하고 볼 만한 일이 있더라도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았습니다(雖有可聞可見, 未嘗一番質問也)”
“이 역시 잘 처신한 것이다(此亦善處者也)
공맹호학의 자존심 때문에 묻지도 않는 것이 선비의 지조라 자랑하고 그것을 칭찬하는 군왕의 나라 그 아집과 폐쇄성이 자존심이 된 기형적인 세상이 조선이었다.
백성을 위해 부국강병을 꾀하는 것은 유가(儒家)에 역행하는, 주자의 도리에 역행하는 만고의 도리에 어긋나는 역적이 된다. 즉 조선시대 가장 큰 범죄인 사문난적이 된다. 사농공상의 질서에서 땅을 일구는 농부는 농민(農民)으로 백성이 되었지만 상인은 장사치로 낮잡아 불렀다.
부국강병은 국가의 정체성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부국(富國)을 먼저 하고 강병(强兵)을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간에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고 후진국이 가장 배워야 할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강병(强兵)을 만들고 부국(富國)을 만들려 했다. 그래서 이 세계에서 가장 실패하고 가장 닮지 말아야 할 나라가 되었다.
북한은 강하지 않아 보이는 강병(强兵)이라도 도모하였지만 유가(儒家) 나라 조선에서 부국(富國)도 강병(强兵)도 하지 못했다. 부국강병(富國强兵)을 패도(霸道)도 아니고 패도(敗道) 생각한 조선은 공자 때문에 증기기관차를 보아도 보지 않은 것이 되는 총체적 패륜(悖倫)의 나라가 되었다.
칼빈에 대하여 공부하려면 평생 하여도 부족할 것이다. 먹고 사는 것이 바쁜 50대 실직한 가장으로서 새롭게 시작한 일도 자리 잡아야 하고, 회심하고 매일 새벽기도를 다녀야 하고, 제자교육도 받아야 하고 책 읽을 시간이 없다. 종교개혁의 완성판 ”기독교강요“조차 읽지 못한 짧은 지식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이왕 시작한 것 글 전체의 흐름이 있어 칼빈을 빼는 것은 대한민국 선교사(宣敎史) 허리를 끊는 것 같아 인터넷 검색, 단편논문 몇편 읽고, 틈틈이 유튜브 강의 듣고 쓰는 것이라 오류 투성이겠지만 칼빈에 대해 몇가지 쓰고 싶었다.
막스 베버는 자신의 저서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칼빈에서 자본주의가 시작 되었음을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
”직업윤리를 통해 자본을 증식하고 창출한 부를 또 다른 부를 창출하는데 사용하는 개신교의 윤리와 생활방식이 자본주의 정신을 출현시켰다.
또한 막스베버는 오로지 돈을 버는 것에 집착한 절제되지 못하고 기강이 잡히지 않은 천민자본주의를 실랄하게 비판하며 개신교에서 비롯 된 자본주의가 아님을 밝히고 있다.
“소유하고자 하는 본능, 이윤과 돈, 더 많은 돈을 가지고자 하는 것은 그 자체는 자본주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러한 본능은 과거에나 현재에나 웨이터, 의사, 마차꾼, 미술가, 창녀, 부패한 관리, 군인, 귀족, 십자군, 도박꾼, 거지들도 모두 가지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구상의 어디에나 존재해왔다. 그러니 자본주의에 대한 이처럼 유치한 이해는 문화사의 유치원에서 철저하게 불식 시켜야 할 것이다. 맹목적인 소유욕과 탐욕은 자본주의는 물론 자본주의 정신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
칼빈은 상업과 상인을 경제의 주체로 본다,
”상업의 거래 없이 공적 정부가 지탱될 수 없다. 상품을 쉽게 수입하고 수출할 수 있는 강이 있는 지역은 급속도로 번영하며, 무역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상인들은 부지런히 활동할 뿐만 아니라 많은 불편과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면서 이윤을 남긴다”
상인과 재화의 거래가 국가를 지탱하는 중추로 보았고 기꺼이 리스크를 감당하며 이윤을 남기고자 하는 상인의 도전정신을 하나님이 정한 천부의 직업이라고 했다.
한성감옥에 수감 된 국부 이승만은 수형생활 중 회심하고 나라걱정과 백성 걱정으로 끊임없이 글을 써서 면회 온 선교사를 통해 무기명으로 신문에 기고를 했다. 5년 7개월 동안 감옥생활을 하며 500여편의 저술과 논설을 썼다.
“이젠 천하 근본이 농사가 아니라 상업이다(1901.04.19. 제국신문 논설 )”
속이는 저울은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나 공평한 추는 그가 기뻐하시느니라(잠언11:1)
칼빈은 부정직한 계약, 매점, 매석, 독점, 폭리, 저울을 속이는 것 등의 부당한 이윤을 추구하는 상인은 무섭게 질책했다.
“창고에 좀이 먹도록 밀을 썩혀 두었다가 부족할 때 팔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투기군들은 마침내 기근의 부르짖음이 들릴 때까지 창고에 밀을 모아서 안전하게 자물쇠를 채워 둔다…. 사실상 우리 주님은 이렇게 많은 이익을 얻기 원하는 자들에 의해 조롱을 받는다…. 이 사람들은 하나님의 은총을 땅에 묻어 버리는 것이다.”
칼빈은 게으름을 죄악이며 부지런한 노동과 끊임 없는 근검과 금욕의 삶을 가르쳤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검소한 생활과 절제를 요구하며 무절제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금하며, 노동은 하나님의 축복이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노동은 구원의 확신이다.
칼빈은 이 세상에 빈곤을 있게 한 것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어야 함을 의미하며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난한 사람들은 하나님이 보낸 수납인이며, 우리가 그들에게 자선을 베푼 것을 하나님께 한 일로 간주해 준다 라고 가르쳤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25:40)
100억을 가진 부자가 가난한 자를 돕는 것과, 100억을 가진 부자가 회사를 만들어 고용을 창출하는 것과 어느 것이 더 필요한 선일까?
고기를 잡아 주는 것과 고기를 잡을 수 있게 그물을 주는 차이일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지극히 작은자에게 자선이 필요할까 노동이 필요할까?
이 땅에 칼빈주의 이식은 가장 큰 축복 중 하나이다. 장사치를 격멸하고 달리는 증기관차가 패도가 되어야 하는 조선이었다. 그 후손은 어느덧 세계 무역량 5~6위를 차지하는 장사 잘하는 장사치의 나라 무역대국이 되었다.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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