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대표의 오늘 기자회견을 보며 치솟는 감정을 억누르느라 꽤 용을 썼다.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 적발 되었을 때 그 패거리들이 하루 몇 차례 돌아가며 기자회견 한 것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사실 종편 방송사가 탄생하고 생겨난 역기능(逆機能) 중에 하나가 바로 무분별한 기자회견 생중계다. 통진당은 그 방송 매체를 자유자재로 활용했고, 방송사들은 여과 없이 그들의 목소리를 전파 타게 한 것이다. 생중계의 덕목은 국민들이 공유하는 가치의 목적과 생산성이 있어야 하나, 통진당은 기자회견 때마다 내란음모는 국정원의 날조 조작이라며 해체 시켜야 된다는 말만 되풀이 했고, 실시간으로 거짓말만 뿌려 되는 것을 성실히 중계한 것이 종편 방송사들이다. 지상파와 같이 생중계는 옥석(玉石)을 가려라는 말이다.
그런데, 오늘 민주당이 또 통진당처럼 빗나간 기자회견을 했다. 모든 보도 매체는 내일 약속한 국회 3자 회동에 관한 특별 담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막상 회견 내용을 접한 생중계는 그들의 한풀이와 정부 공격으로 일관하며 검찰 흔들기, 야만과 공포의 정치, 유신시대 회귀 등 악담을 중계한 꼴이 된 것이다. 속된 말로 빰 맞으려고 중계했나! 푸념이 나올 만하다. 혹시 있을 줄 모르는 검찰총장 사태로 3자 회담을 취소하겠다는 등의 특단의 내용을 예상도 했으나 그렇다면 몰라도, 김한길 대표의 부친이 긴급조치 위반이 37년 만에 무죄 되었다고 하는 회견 등과 같은 잡설(雜說)을 왜 들어야 하나.
기자회견 시작 전에 민주당 파이팅 연호하는 작태며 대표가 실실 웃음 지으며 회견하는 짓이 영락없는 민주당 단합대회를 연상케 했으며, 기자회견 꼬락서니가 들어보나 마나 삭수가 노랬다. 그 뒤를 이은 새누리당 기자회견은 그나마 내용이 생산적이고 야당을 자극하지 않는다. 서민을 위한 각종 민생 법안을 처리하는 회동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 멘트가 산뜻하고 희망적인데, 민주당은 싸움 닭처럼 환장한 것 같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검찰총장 건을 두고 또 친노 강경파의 힘에 밀려 3자 회담이 불발 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에 귀추가 궁금했지만, 강경파 그들도 3자회동에 동의를 한 걸 보니 민심이 무섭긴 무서웠던 모양이다.
김한길 대표는 내일 회담에서 검찰총장 사의에 관한 의제를 반드시 내밀어 대통령으로부터 답을 이끌어 내겠다고 한다. 제대로 된 공당(公黨)일 거 같으면 불륜 의혹을 먼저 밝혀 보자, 라고 한 다음 진위가 드러나면 그때 가서 맹공을 하던 길거리에 또 들어 눕던 하면 될 것인데, 법치를 다스리는 최고 수장의 불륜은 알 바 아니고, 죄책감에 물러 난 총장의 태도와 도덕성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 오로지 현 정권 탓으로 돌리는 ‘하이에나 근성’은 그대로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국정원 직원 매수 사건에 대해 한마디 사과 없고, 국정원이 대선 개입했다고 헛발질 하여 날라 간 신발을 주워 다가 움켜쥐고 있는 꼴이 지금 채 총장 사태와 너무 닮은 것이다.
천막당사 투쟁과 촛불 시위 점화를 할 때, 민주당은 대통령 사과, 국정원 개혁이 캐치프레이즈였다. 그러다가 여권의 세재 개혁안이 불거지자 즉각 화두를 졸속 세재 개혁안으로 정부를 맹공하며 촛불을 다른 곳으로 옮겨 붙인 것을 기억한다. 말하자면 새로운 먹이 감인 것이다. 그러자 박 대통령의 순발력으로 세제 안이 즉시 수정 처리되자 대박(大舶)이라고 환호를 지르던 민주당의 꼴이 우습게 되지 않았나. 이번의 검찰총장 사퇴 역시 같은 패러다임이다. 국회 회동까지 약속해 놓고 ‘얼씨구나~! 웬 떡이냐’ 고 검찰총장 사퇴 건을 전면에 세워 청와대를 압박하고 여권을 흔들어 된다. 또 무슨 고물이라도 떨어지나 싶어서.
민주당의 투쟁 목적이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 개혁으론 국민이 콧방귀 낀다는 걸 모를 리 없는 게 그들이다. 그러니 검찰총장 건(件)은 ‘불쌍한 총장’이 아니라 ‘고맙다 총장’, 우리에게 먹이 감을 던져줬으니 하고 쾌재를 부를 것이다. 몇 년 전에 투명 개구리가 발견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민주당이 딱 투명 개구리 모양 속히 훤히 내다보여 뇌의 신경조직망이 어떻게 움직일지 투명 개구리 보듯 예측이 뻔하다. 그만큼 민주당의 수법은 유효기간 지난 식품 보듯 국민들은 관심 없다. 그런데 그 뻔한 선동, 투쟁이 먹힐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단의 부류들이 처량하고 한심한 것이다.
이번 채동욱 혼외자(婚外子) 사건은 법무부 관계자가 밝혔듯이 개연성을 넘어 거의 정황이 포착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전에 채동욱 총장과 교감도 있었고 감찰 조사가 이루어 져 비리 사실이 드러날 경우 검찰 특별팀을 통해 수사가 이뤄 질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총장으로선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렵다고 스스로 판단했을 것이다. 감찰이 시작되면 당장 채 총장의 전화통화 및 금전거래 내역과 임모 여인이 일부 언론사에 편지를 보낸 과정과 개입 여부, 또 임씨가 지난 4월에 전셋집을 옮기면서 추가 비용으로 사용한 4억 여 원과 혼외자로 의심받는 채군의 유학 경비 내역 등이 소상하게 밝혀질 것이니 채동욱 총장이 투항하지 않았나. 라고 보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금까지 사태의 흐름으로 보아 진실성 여부의 답은 이미 나왔다. 민주당도 국민의 호응을 얻으려면 사태의 본질에 접근하여 당의 입장을 정리해야지 또 다른 정쟁의 도구로 활용할 때 국민들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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