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박원순 시장의 출판기념회에 안철수 의원이 나타나‘즐거운 정치’하자며 분위기를 띄운 모양이다. 여야(與野)의 짜증나는 정치로 국민들이 피곤해 한다는 걸 모를 리 없는 이들이라, 장기 한 판을 둔 것이다.‘장군 받아라, 하니 멍군이요’하고 둘이 즐거웠고 그래서 즐거운 정치하자고 다짐을 했다고 한다. 올 4월 재보선에서‘상계동은 내 운명’이라고 야당 몫의 지역구를 탐(眈)한 자가 즐거운 정치 부르짖으니 말복(末伏)때 살아남은 똥~개들이 박수친다. 즐거운 정치 할 줄 몰라서 김한길 대표가 삼복더위에 넋 나간 사람처럼 됐으며, 같은 당의 도당위원장이 누구처럼 뇌물 받은 게 창피하여 한강에 뛰어 들었겠나.
안철수가 얼마 전에 인터뷰에서‘목숨 걸고 정치하겠다’고 한말이 떠오른다. 목숨을 걸 정도면 전쟁을 의미한다. 상대를 굴복시키지 않으면 자기가 생존할 수 없는 제로섬 게임이 정치일진데 안철수는 아직 꿈의 정치를 하는 것 같다. 절묘한 공간 선택과 치고 빠지는 전략이 어설프긴 해도 안철수의 장기며, 비단장수 박원순, 고리대금업자 안철수의 융합을 두고 회자되는 말이다. 지난 서울 시장 선거 시 안철수는 재주를 부리고 떼돈은 박원순이가 챙겼으니, 이젠 그 빛을 내 놓아라 빚 독촉에 나선 안철수가 고리대금업자인 것이다. 물리적으로 분리는 된 듯 한데 그 속내를 보면 둘의 관계가 만만치 않다.
우선 소속이 다른 것이고 둘 다 대권(大權)을 의식하는 듯한 행보가 복잡한 실타래를 풀어가는 것 같아 둘 다 음흉한 구밀복검(口蜜腹劍)의 꼼수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 근간에 안철수 의원을 두고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존재감 부재라는 말을 여기저기서 많이 한다. 이것이 안철수 정치역량의 한계다. 신당(新黨) 창당의 프로젝트도 실체가 없고 새로운 인물 영입도 가시화 된 게 없으니 차기 노벨문학상의 후보감으로 거론 데는 김지하 시인의 감각적 표현‘깡통’이란 별칭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도 남을 명언(名言)이다. 그 깡통의 들러리가 되기 싫다하여 어제는 안철수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 최장집 교수가 안(安)의 곁을 떠났다. 왜, 안철수로부터 멘토들이 떠날까?
그가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때 인연(因緣)을 맺었던 김종인은 새누리당으로, 윤여준은 문 후보 대선캠프로 떠났고, 지난 대선 때 캠프에서 국민소통자문단을 이끌었던 조용경 전 단장도 안 후보가 단일화에 굴복 문 후보를 돕겠다는 배신에 결별을 선언했다. 그리고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이었던 박선숙 전 의원도‘정책네트워크 내일’의 발기인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고 안철수 대변인으로 오랫동안 호흡을 해 온 유민영씨도 근처에 없다. 그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는 껌이 있다면 송호창 위원과 장하성 교수 그리고 금태섭 정도다. 이게 안철수가 갖고 있는 거울의 뒷모습이다.
지금의 정치권 혼탁한 정세는 안철수 의원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호기다. 한참 탄력을 받아 오늘 10월 재보선 선거와 내년 지방 선거에 존재감을 드러내야 할 시점에 알토란같은 에너지가 모두 소멸되는 게 가슴 치도록 분통 터질 일이다. 딱히 전술도 전략도 없는 무주공산(無主空山)이 안철수 진영이다. 안철수 곁을 떠나는 주위 멘트들을 봐도 금세 답이 나온다. 운무(雲霧)가 걷히고 난 후의 안철수 모습은 너무 나약하고 무기력한 것이었을 것이다. 덧붙여 언론도 이제 겨우 깨닫는 듯 그를 지우기 시작했으니 그의 앞날이 참 험난하다.
인체 중심은 배꼽이다. 배꼽은 생명이 연결되던 탯줄 흔적이다. 그래서 심지도 줏대도 없는 얼간이를 배알(배꼽)이 없는 놈이라 했다. 정치는 생명이니 어쨌거나 많은 세포조직이 필요하며 배꼽 없는 정치인은 비젼이 없다. 그는 작년 대선출마선언을 하면서, 윌리엄 깁슨의 말을 하나 소개하겠다며‘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라고 미래정치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한 게 모두 허상(虛想)이었구나 한 게 드러난다. 지금의 그를 바라보면 입만 살아서 움직이는 미물(微物)로 밖에 안 보여 미래가 있기나 한 것인지, 잘못 길을 선택한 그가 왜‘집시’처럼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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