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 양공(襄公)은 그릇이 크지 않지만 스스로 덕을 실천하는 인물이라고 여겼다. 때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천하의 영웅들이 중원의 패자가 되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다. 양공 역시 큰 뜻을 품고 주변국과 연합하여 야심만만하게 인근 정(鄭)나라를 공격했다. 다급해진 정나라는 강성한 초(楚)나라에 구원 요청했다. 하지만 초나라는 역으로 군사가 비어있는 송(宋)나라 수도를 목표로 기습공격했다.
양공은 깜짝 놀라 정나라 공격을 중지하고 군사를 돌려 초군과 대적했다. 송초 양군은 마침내 어느 강을 두고 서로 마주쳤다. 양공이 이끄는 송군이 한 발 먼저 물가에 도착해 진용을 정비했다. 하지만 초군은 아직도 도강 중이였다. 장군 목이가 소리쳤다. “전하, 적이 강을 다 건너지 못했으니 이틈을 타 공격하면 반드시 이길겁니다” 그러자 양공은 고개를 설래 설래 흔들었다. “아니야, 아니야, 그건 비겁한 짓이야”
그러는 사이에 초나라 군사들은 도강을 끝내고 진용을 다시 짜고 있었다. 또다시 목이장군이 다급하게 주청했다. “전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초의 대군을 지금 공격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습니다” 하지만 양공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안돼, 적이 진용을 갖춘 다음 정정당당히 싸우자고” 이렇듯 양공과 목이장군이 설전을 벌이고 있는 동안 초군이 전열을 재정비하여 양공의 진영을 향해 총공격을 가해왔다.
결과는 뻔했다. 초군에 비해 병력 수에서 비교가 안된 송나라 군대는 지리멸렬 대패하고 말았다. 여유만만했던 양공은 참패했다. 하지만 양공은 본국에 돌아와서도 여전히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 “도망치는 적병을 추격한다거나 백발이 성성한 군사를 포로로 잡는 것은 군자의 도리가 아니다. 옛날에는 불리한 장소에 있는 적은 공격하지 않았지. 나는 진용도 갖추지 못한 적을 공격하는 무뢰배가 아니야”
장군 목이는 “전하, 아직도 전쟁이 무엇인지 모르는군요. 적이 불리한 장소에 있다는 것은 하늘이 우리에게 이길 기회를 준 것 입니다. 우리는 군사가 적으니 그들이 강을 다 건너기 전에 먼저 공격했다면 최소한 승산은 반반이었습니다. 그리고 전쟁터에서 적군이라면 비록 늙은이라 할지라도 우리 병사 목숨을 노리는 적군이 분명합니다. 전쟁터는 싸우는 곳이지 자비를 베푸는 곳이 아닙니다”라고 목놓아 탄식했다.
그 후도 계속 상대편에게 인정만 베풀다가 종국에는 오히려 완패하여 죽임을 당했다는 양공의 어리석음을 꼬집는 이른바 송양지인(宋襄之仁)의 고사성어 이야기다. 목이 장군의 간언에는 메시지가 있다. 모든 일은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알아야 한다. 당장 목숨을 노리는 적에게까지 이런저런 구실을 붙여 온정을 베푼다는 것은 통치자의 바른 자세는 아니다. 냉철한 선택과 집중이 없이는 진정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이번 남북회담 준비과정에서도 특유의 박근혜 스타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 우리의 대표성까지 굴종을 강요 당했던 과거의 비정상적인 관행을 끊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날 국민 자존심까지 팔아 먹은 종북좌파 정부의 굴종 자세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자세만 바르게 취해도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하나하나 믿음직스럽다. 박근혜 정부 탄생은 대한민국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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