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것이 되려면 정치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정치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려면 정치인이 국민에게 신뢰를 받아야 한다. 정치인이 국민에게 신뢰를 받으려면 그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도덕성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정치인이 도덕성없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그 결과 정치가 국민을 움질일수 없다면, 그래서 정치가 국가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없다면 아무리 그 지향점이 고매하다고 해도 그런 정치로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보도에 따르면 민주화 운동을 부인, 왜곡, 날조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하는 법률안 제정이 추진된다고 한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광주)이 "민주화 운동을 부인한 자를 엄중히 처벌하는 내용의 '반인륜 범죄 및 민주화 운동을 부인하는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법률안은 5·18은 물론 그동안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신장시킨 모든 민주화 운동을 부인, 왜곡, 날조한 사람은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을 병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왜곡이며, 날조의 기준은 무엇인가? 김 의원이 “5・18 민주화운동은 유네스코에서도 한국의 민주화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 영향을 미쳐 냉전체제 해체에 기여했다고 평가할 만큼 자랑스러운 역사인데 이를 부인하고 왜곡, 날조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특히 강조한 것으로 보면 누가 봐도 최근 5・18을 둘러싼 '북한군 개입설‘을 의식한 발의인 것 만은 분명하다. 그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갔나? 아니면 우리시대 일그러진 또 하나의 변종 파시즘인가?
영국 시인 존 밀턴은 “진실과 허위가 공개된 시장에서 자유롭게 다투게 하라. 진실과 허위가 다툴 때 누구의 허위가 이긴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선과 악의 자유로운 경쟁에 어찌 선이 지고 악이 이긴다고 보겠는가. 다른 자유에 앞서 양심을 쫓아 자유롭게 알고, 말하고, 토론할 자유를 다오”라고 했다. 주제를 놓고 토론 기회도 없이 그들만의 잣대로 민주주의를 재단한다? 오만해지면 어떤 비판도 비난으로 들리고 독선에 빠지면 어떤 잘못도 소신으로 착각하게 된다고 했다. 이런 발상이야 말로 오만과 독선일 뿐이다.
결국, 5・18의, 5・18에 의한, 5・18을 위한 재갈물리기인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한 정치인들이 기득권을 위해 아무리 법과 제도로 강제한다 해도 양심과 인격에 의한 도덕적 자율성이 전제되지 않는 한 그 어떤 통제력도 발휘할 수 없다. 민주화는 그들만의 신성 불가침 성역이 아니다. 민주화 운동을 부인한 자를 엄중히 처벌한다는 발상 자체는 누가봐도 기형이며, 민주주의 숭고한 정신을 무시하는 반민주주의적인 작태일 뿐이다. 민주화 세뇌법, 이런 발상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린치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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