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공산주의 사상이 들어온 것은 왜정시대였다.
당시 인텔리구릅을 형성하고 있던 젊은 세대들 중 일부가 국가를 잃은 민족의 울분을 푸는 방편으로 공산주의에 매료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베트남의 호지명도 처음부터 공산주의자는 아니었다고 한다.
2차 대전이 끝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제국들에게 베트남의 독립을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하자 독립전쟁의 수단으로 사회주의를 선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한반도에 들어온 좌익사상도 그저 사상일 뿐, 처음부터 지금처럼 그악스러웠던 것은 아니었다. 당시 한반도에서는 공산주의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어떤 공작도 태생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방이 되면서 북쪽에는 소련을 따라 김일성이 들어오고, 남쪽에는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이승만이 들어오면서 비극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하층 계층을 현혹하는 달콤한 논리와 폭력과 전쟁이 수반된 소련의 공산화 과정과 다름없이 북한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민재판이 성행할 때, 머슴들이 빨간완장을 차고 지주들을 습격하여 인민재판에 걸어 죽창으로 찔러 죽이는 등, 당시의 북한 사회는 그야말로 공포의 도가니였다. 나의 출생지가 원산이기에 아는 사실이다.
북한만 공포로 혼란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 군정청의 정책을 뒤에 업고 남로당이 행한 해악은 말로 다할 수 없다. 툭하면 파업이요, 공비들의 관공서 습격, 군부대 반란 등, 제주 4.3 사태 역시 공비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그들 편에 선 순진한 제주도민들이 공비를 소탕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사건일 만큼 선동질로 한몫 보기도 했었다. 요즘 박근혜 대통령을 인민재판으로 탄핵까지 했듯이
자신들만을 위한 일방적인 논리로 대중을 선동하는 짓거리가 다를 것이 없었다는 거다.
예나 지금이나 공산주의자들의 전략이 이처럼 이성을 벗어난 막무가내인 것은 공산주의 지체가 인성을 부정하는 이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공산주의를 좋다고 하는 사람을 이해하기 어렵다.
한중수교 당해 연도에 중국 출장을 갔을 때, 통역을 해주던 조선족 대학생이 이렇게 말했었다.
“우리 중국도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공산주의는 모순이 많아요. 대학원을 다니고 박사학위를 받아 우주공학에 종사하며 인공위성을 띄우는 사람과 백화점 경비원을 하며 졸고 있는 사람의 급여가 비슷하다는 게 말이 됩니까. 땅을 천 평씩 주었는데 한 청년은 열심히 곡식을 가꿔 수확을 많이 얻었고 한 청년은 매일 술이나 마시고 바람이나 피우다가 수확이 적어 굶어죽게 되었는데 열심히 일한 청년에게서 곡식을 빼앗아 술이나 퍼먹은 청년에게 주는 것이 합당한 건지 의문입니다.”
노력한 만큼 얻고 싶은 건 인간의 기본적이 욕구다. 본능과 같은 거라는 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많이 버는 사람과 적게 버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세금요율을 다르게 하여 부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제도가 있다. 한국에서는 그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서 문제지만.
그래서 공산주의를 좋다는 사람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거다. 대체 중국인들도 알고 있는 문제를 왜 한국 사람들이 모르느냐는 거다.
물론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부익부빈익빈으로 몰아가고 있기는 하다.
내가 어렸을 때만해도 형설의 공이라는 말이 통용되던 시절이었다. 나 스스로가 중학교부터 대학까지 고학으로 일관했으니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도 스스로 노력하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시대였다는 것이다.
지금은 어떤가. 공부도 돈이 많아야 잘 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닌가. 요즘은 같은 아파트단지에서도 40평 그룹과 30평 그룹 아이들이 어울리지 않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런 부조리는 고쳐나가면 된다. 진보라는 가면을 쓴 빨갱이들이 아닌, 그야말로 진실한 진보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사회의 부조리가 있다하여 세습정권을 유지하는 북한을 선호하는 건 정말이지 웃기는 짓이다. 확인되지도 않은 일을 놓고 촛불을 들고 대통령을 탄핵하는 사람들이 정권세습을 하는 북한을 동경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공부를 했고 이 사회에서 살아왔으면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 유치원생과 다름없는 선택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요즘 아이들이 독서를 싫어하기로 이처럼 유치한 선동에 그리도 손쉽게 휩쓸리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마도 자신들이 빨갱이들의 술수에 동조하고 있음을 모르고 휩쓸리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찌하여 그리도 생각이 얕은가.
어쨌든 나로서는 대한민국에 빨갱이가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북한처럼 자유민주주의를 경험하지 못하고 바로 김일성이 치하에서 대를 이어 충성하도록 세뇌교육받지 않은 사람들이 김일성 일가를 선호해? 이 저질 코미디를 어찌 이해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