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길거리 행상(行商)은 예상한데로 시골 5일장에 불과한 잔치였네.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서울 광장 촛불 위력은 개밥의 도토리요 깡통처럼 소리만 요란 했다. 언필칭‘총 동원령’까지 내리고 10만 위세(威勢)라고 뽐내던 대국민보고대회가, 같은 시간대의 잠실야구장 관중보다 훨씬 못 미친 2만 명대 이었다 하니 얼마나 치욕적인가. 민주당은 온갖 비판을 무릅쓰고 단행한 촛불 집회가 또 죽 쒀서 개 준 꼴이 된 것이다. 야구장 관중은 리얼하게 현실에 맞는 구호를 외치고 감동적 드라마에 심취하지만, 민주당의 촛불 그것은 그들만의 야시장(夜市場)이었다.
민주당은 오래 전부터 10만 용병들로 하여금 시청 앞 광장을 점령, 정권 타도에 불씨를 지피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세웠으나 일순간에 물거품이 된 것이다. 눈뜨고 입말 열면 주절거린 내용이‘총동원령’이다. 그 총동원령에도 불구하고 2만 명으로 무슨 체면이 쓰고 대 국민 운운하며 외쳐 될 것인가. 그래서 잠실야구장의 관중들이 훨씬 깨어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18%를 근처에서 맴돌고 있는가 또 확인 된 셈이며, 127명의 의원 중 115명이 참석한 집회가 그 꼴이면 야당 소속의원들의 부가가치가 모두 땅에 떨어졌다. 보나마나 또 집안싸움과 내분에 휩싸일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콩가루 집안임이 틀림없다.
민주당은 구조적으로 비대칭 프레임이다. 대표를 퀵서비스의 심부름꾼으로 생각하고 진영 내에서 조차 의견이 분분하여 조합(組合)의 셈법이 풀리지 않으니 무슨 일인들 끊고 맺고 하는 게 없지 않은가. 무기력하고 존재감이 없는 김한길 대표가 불쌍하고 처량하면 지략(智略)이라도 출중해야 할 텐데 무지, 무색, 무취다. 폭염(暴炎) 땡볕에 가는 사람 붙들고 전단지 나눠주며 구걸할 때 이미 이 사람은 실성한 사람 같았다. 문재인은 뒷짐 지고 빙그레 웃고 있는 데 말이다.
집회에 참가한 각 시민단체들은 일종의 보따리 장사들이다. 그럴싸한 장(場)만 펼쳐지면 준비해 온 반정부 구호를 마구 쏟아 붓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 됐다. 그 자리에 악명 높은 이정희 대표도 찬조 연설을 통해 “이 사건의 핵심은 박근혜 캠프가 조직적으로 국정원과 경찰청 수뇌부를 불법 동원해 정권을 차지했다는 것”이라며 찢어진 입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느라 신바람이 났다. 이것이 민주당의 한계다. 지난 대선 때 종북 세력과의 어정쩡한 관계로 철퇴를 맞았으면 정신 차릴 만한데 또 뒤섞여 혼혈이 된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당장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가살스런 이정희를 바로 엮어 넣어라.
그리고 그 뜨거운 현장에 왜, 문재인은 없는 걸까? 트윗으로 온갖 말장난으로 치졸한 정치 공세만을 일삼은 그 문재인이 그를 향해 민주당의 어느 누구도 쓴 소리 않는 게 불가사의다. 김한길 대표는 무능력자라 그렇다 치더라도 한 둘 의원을 제외하면 그의 오만방자한 태도를 비판하는 자가 없다. 책임질 일이 여러 건인데 모두 변명과 현 정부에의 공격으로 위기를 벗어날려는 희대의 사기꾼 같다. 왜 문재인을 수졸(守拙)이라 하는가. 바둑에서 수졸은 감각이 없는 초보자를 뜻한다. 박 대통령의 입신(入神)의 경지 아무에게 붙이는 게 아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장외(場外)에 머물고 있는 민주당을 향해 국회로 들어오라고 비난하거나 애원하지 마라. 타성(惰性)이 붙으면 그 집단들은 더 기고만장해 진다. 지금대로라면 민주당이 국회로 들어와도 쓸모없고, 길거리를 헤매어도 민생 챙기기는 걸렀다. 왜 자꾸 국회로 들어오라고 사정을 하나. 오히려 잘 한다고 박수 치고 촛불 집회 때 마다 축하 화환이라도 보내 줘라. 대국민보고대회 대 여섯 번 하고 껍데기만 남게 되면 슬그머니 제 발로 국회에 기어 들어오게 돼있다. 정쟁(政爭)도 품격 있게 우아하게 하라는 말이다.
중국의 고사 중에 비필함로(飛泌含蘆)라는 말이 있다. 기러기 재밤 중에도 갈잎 물고 날아간다는 뜻으로 매사에 신중 하라는 의미다. 중국에서 기러기들이 겨울을 나기위해 양자강 남쪽으로 날아오는 데 그때는 북쪽에서 잘 먹지를 못하여 몸이 가벼우므로 하늘 높이 날지만 봄이 되어 다시 그곳으로 날아 갈 때는 남쪽에 있는 동안 잘 먹고 살이 쪄서 높이 날지를 못하게 되니, 갈잎을 물고 날아야 된다는 뜻이다.
갈잎을 물고 난다는 의미는, 약삭빠른 어부들이 그물을 쳐서 기러기 사냥을 할 것에 대비하여 영리한 기러기들이 그물에 걸리지 않기 위해 갈대를 꺾어 가로로 입에 물고 날았다고 하여 살아남기 위한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섭리(攝理)를 일컫는다. 우리 정치권의 지형도(地形圖)를 보면 여권은 갈잎을 물고 높이 날아보자고 안간힘 쓰고, 야권은 그 기러기를 잡기 위해 별 방법을 다 동원하여 나는 새를 떨어트리려고 해 보지만 가슴에 칼을 숨긴 구밀복검(口蜜腹劍)의 민주당 해법으론 기러기 잡기가 너무 요원해 보인다. 박근혜 정부는 비필함로의 의미를 되새겨 민주당의 거물 망에 걸리지 않는 지혜를 터득하고 슬기롭게 대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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