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군대문제로 골치를 썩이는 나라다. 개병제(皆兵制)인 나라에선 남자는 모두 군대를 가야한다. 그런데 身體에 이상이 있으면 불가피하게 군대를 가지 못할 수도 있다.
얼마 전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본인 및 두 아들의 병역미필로 결국 사퇴했다. 이로써 박근혜 당선자의 새 정권 人選작업에 初場부터 스타일을 구겼다. 그런데 고르고 고른 그 후속 후보자 정홍원의 아들도 병역미필? 지금 야당은 好材를 만난듯이 벼르고 있다. 그러면 대한민국 총리후보 物望자의 아들들은 모두 병역미필인가? 이명박대통령의 병역미필이 정권 내내 힘들게 하더니 새 정권 시작부터 싹수가 노랗다. 천안함폭침 시 안보관계장관회의 참석자의 90%가 병역미필로 국민은 어지간히 맘이 상했다. 그것은 矛盾이고 코메디이며 해외토픽 감이다.
이회창 씨가 두 아들 중 하나만이라도 군대를 갔으면 그는 대통령이 되고도 남았다. 그랬으면 잃어버린 십 년 종북좌파정권이 탄생하지 않았고 지금 나라의 理念地圖는 건강한 애국보수일 것이다. 북한에게 뜯어 먹히지도 않았고 그들은 핵무기 개발도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이회창 개인의 불행이자 나라의 불행이기도 한 것이다. 왜 고위 공직자들은 본인과 아들들의 병역미필이 많은가? 그들은 왜 하나 같이 그렇게 虛弱한가? 군대는 苦生하는 곳이다. 여차하면 생명도 내 놓아야한다. 그래서 그곳에 가고 싶은 남자는 아무도 없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나는 군대에서 배운 것이 많고 얻은 것도 많다. 가장 큰 利得은 나라를 위해서 헌신했다는 自負心이다. 마음에 負債가 없다. 이것은 미필자들이 전혀 느낄 수 없는 소중한 資産이다. 고생은 했지만 얼마나 멋진 일인가?
미필자들이여! 그들은 나름대로 애로사항이 많다. 직장 예비군훈련 때 다들 나가고 없는 사무실에 혼자 남아있는 고독감. 술자리 같은 회식모임에서 군대 얘기가 나오면 그들은 쥐구멍이 그립다. 누리는 혜택도 많지만 마음고생도 만만찮다. 남자라는 自尊感을 평생 누리지 못하고 산다.
나는 군대로 인해 바뀐 것이 많다. 아무리 피곤해도 아침 6시면 잠을 깬다. 입맛이 까다롭던 나는 무엇이든 잘 먹는다. 반찬도 남기지 않는다. 그 당시 군대에서 일요일 점심은 라면이다. 취사반 동기에게 열 개들이 포장라면을 얻어 뒷산에 올라 몰래 들통 가득 끓여서 동료와 셋이 다 먹었다. 그리고 양지 바른 곳에서 한숨 자는 맛이란 천국이 따로 없었다. 성격도 변했다. 내성적이던 나는 조직생활에서 적응하는 방법과 남을 配慮하는 것이 나를 위한다는 것을 알았다.
배운 것도 많다. 행정반 근무에서 사무능력을 배웠고 그것이 직장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다. 군대행정이 사회행정의 기초가 되었음을 알았다. 거기서 배운 기계식打字가 컴퓨터를 접근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아마도 그 때 타자기를 접하지 않았으면 지금 나는 컴맹일지도 모른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실력도 그 때 익힌 것이 기초가 된 것 같다. 공수낙하훈련으로 비행기를 네 번 탔다. 비록 輸送機였지만 내 생애의 첫 비행기라 감개(感慨)가 無量했다. 훈련이 고달펐던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가장 큰 소득은 인간交流이다. 군대는 조선 8道에서 다 모인 집합체이다. 군대가 아니면 어떻게 각 지역민을 골고루 만나겠는가? 그들을 통해서 지역情緖를 알았고 그것은 人文地理를 공짜로 배운 것이다. 나는 사람의 말을 듣고 그의 고향을 대충 郡 단위까지 맞춘다. 한 번은 동네 어느 사과장수 아저씨의 말씨를 듣고 "아저씨 혹시 고향이 경북 선산이 아닙니까?"라고 했더니 그는 펄쩍 뛰다시피 놀라며 "혹시 나를 압니까?" "아니 전혀 모릅니다." "내가 객지에 나와 사과장사 8년을 했는데 고향을 알아 맞추는 사람 처음 보았습니다."라며 내 손을 잡고 반가워했다. 나는 그와 친구가 되었다. 각 지역의 사투리를 많이 안다. 예를 들어 "부추"라는 채소는 중부지방에서는 "정구지", 경상도에서는 "소풀", 전라도에서는 "솔"이라고 한다.
전직 막말 대통령은 군대를 "썩는 곳"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의 資格이 없는 자이다. 미국으로 위장亡命했다가 귀국하여 정치재개 선언한 알쏭달쏭 前 대통령 후보는 그의 책에서 군대를 "空白期"와 "拷問"이라고 했는데 그는 주말이면 비행기로, 나중에는 아예 집에서 출퇴근을 했다. 그는 거기서 專攻의 論文 작성과 컴퓨터 硏究를 하는 등 우리와는 다른 別天地를 살았다. 그것이 그에겐 공백기고 고문이었다면 우리는 地獄에서 살아남은 別種들인 것이다.
고위공직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들의 병역미필은 合法이고 適法이며 遵法이라고. 틀린 말이 아니면서 또 맞는 말도 아니다. 우리는 그렇다. 제발 존경할 수 있는 肉身이 건강한 공직자가 그리운 것이다. 우리는 바란다. 대통령이나 고위공직자의 꿈이 있는 자는 최소한 병역을 畢하라. 건강이 부족하면 공직자 말고 다른 靑雲의 뜻을 품어라.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어느 기업가가 말하지 않았던가. 그래도 굳이 공직자가 되고 싶다면 병무청에 뇌물을 써서라도 병역을 마쳐라.
나에게 군대는 썩는 곳이 아니고 蘇生하는 기회였고 공백기가 아니고 所重한 경험이었으며 고문이 아니고 단련(鍛鍊)하는 아픔이었다. 끝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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