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 사건의 주인공과 조연이 밝혀질 것인가. 아무래도 한국판 007작전을 교묘히 지휘한 국정원 전 간부 김상욱씨를 주연으로 올려놓지 않을 수 없다. 이 者는 옛 국정원 동료에게 내부정보 빼내는 역할에 선봉장이 되어 국정원 여직원을 미행하고 댓글 작업 거소까지 확인하여 민주당에 알려 준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그날 저녁 민주당은 6.25전쟁 때 북한군이 철의 삼각지이며 요충지였던 백마고지를 점령하는 기분으로 쳐들어갔건만 헛 다리 짚은 사건이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막상 목표를 점령하고 보니 백마고지가 아니라 감자고지였다. 이번 축구 마지막 예선전에 패한 직후 우리 감독을 향해 이란 감독이 ‘주먹감자’를 휘둘렀듯이 말이다. 목표지역에 우글거리며 댓글 작업을 하여야 할 상대는 온데간데없고 여성 혼자만 댕그라니 나 홀로 이었으니 이런 변고가 어디 있나. 엎지런 물 주워 담을 수도 없고 그래서 감금한 상태 하에 3일씩 버티기로 국정원의 선거개입 뉘앙스를 풍기는 데 총력을 기우렸던 것이다. 이에 맞서 박 후보 캠프에서 증거를 대라고 그렇게 윽박질러도 증거를 될 수 없는 원인이 이제야 밝혀졌다.
국정원 내부 고급정보를 누굴 시켜 뺐더니 그렇다. 라고 말할 수 없는 근원적 비극이 내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이 때 국정원 댓글 사건은 민주당의 돌이킬 수 없는 패착으로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니 그때도 심증, 지금도 심증으로만 일관하는 민주당의 태도에 국민들이 그 진정성을 받아 드릴 리가 없다. 국정원 직원을 매수해 기밀을 빼먹은 민주당에 박수 칠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국가 정보의 최대 산실인 국가정보원의 기밀은 어떠한 이유로도 외부로 유출되는 것은 국정원법상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안위에 관계되는 것이라 추호도 용인 될 수 없다. 그것도 국가정보원 직원이 누구와 결탁하여 기밀을 빼줬다면 북한의 경우라면 현장에서 곧바로 총살형에 처해 질 위중한 반역행위다. 대선 정국에 자의적 판단으로 스스로 그런 정보를 야권에 제공했다면 문제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의 결과만을 놓고 보면, 내 외부 첩자들이 조직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번 국정원 댓글 사건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라는 질펀한 다툼으로 변질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해 졌다.
특히 기밀을 빼내는 주도적 위치에 있었던 김상욱이란 者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의 중요 직을 맡은 것으로 알려 졌고, 김부겸 선거대책위원장의 보좌관에게도 수시로 정보를 알려 준 것으로 나타났다면 이건 007작전의 주인공이 명약관화하게 드러난 셈이다. 오히려 지금까지 알려진 조사에 의하면 국정원 댓글로 인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은 민주당의 조직화된 검은 커넥션에 비하면 순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김상욱씨에 매수된 국정원 현직 정모 씨는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의 거주지, 출근 정보 등을 빼내 전직 김 씨의 미행을 도왔고, 이 때문에 파면이 되자 ‘원장 지시·강조 말씀’을 베껴 유출함으로써 국정원직원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까지 됐다. 국정원장이나 직원이 국가안보가 아닌, 정권안보를 위해 국내 정치나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그 문제를 소상히 밝히는 게 핵심 요체가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사건의 추이를 보아 이젠 국정원과 민주당 모두 검찰 수사에 적극 응해야 한다. 민주당은 여권의 실세들이 관여됐다는 說로 압박을 가하면서도 사건에 연루된 민주당 당직자들은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만을 고집하는 처사는 공당의 태도가 아니다. 국정원장의 선거 개입 여부도 밝혀져야 하고, 아울러 민주당의 국정원내부와의 검은 거래도 차제에 명백히 밝혀야 함은 물론, 국가의 기강과 아울러 정당의 매수 사건과 같은 관행을 완전히 끊어 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