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이 남긴 피의 유산은 비단 체제수호를 위한 숙청과 세습, 인권문제 등만이 아니다. 이른바 김일성 장학금으로 명명된 조직적인 행동강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1961년 김일성이 지하혁명당을 조직하라는 지령에 따라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 소속 대남 선전조직인 반제민전(반제국주의민족민주전선)이 조직되었다. 반제민전은 통혁당(통일혁명당)을 낳았고 통혁당은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을 낳았고 남민전은 1983년 전국 대학생들에게 침투해 주체사상으로 선동하여 386세대를 잉태시켰다.
그들은 철저하게 단선연계형이나 복선포치형으로 조직을 확대시켰다. 민주화 운동이라는 명분을 붙여 전국 대학생들에게 주체사상으로 무장된 386세대를 침투시켰다. 그 386세대와 전대협출신들이 성장하여17대 국회부터 다수가 당선되었고, 정부요직과 각 기관을 장악하였다. 또한 전교조를 조직해 학교를 장악하고 반미 친북사상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이런 김일성의 지령은 한동안 지하에서 잠복하고 있는 듯 했지만 실제로는 그동안 와해되었던 민혁당 조직까지 버젓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조직체 중 하나일 뿐이지만 민혁당(민족민주혁명당)은 조선노동당의 지령을 받은 남한내 김일성주체사상으로 이념무장화 된 조직이다. 최근 벗겨진 통합진보당의 실체 속에는 민혁당과 주사파가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석기다. 통합진보당 이석기는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송두율 교수의 내재적 접근론에 공감하는 편"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북한의 내부 입장에서 북한을 바라봐야 한다는 논리다. 이른바 '종북논리'라는 그들만의 의식화 발언이다.
이 논리는 NL(민족해방·범주체사상)계에 속하는 통합진보당 당권파인 김선동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작년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체제와 새 지도자에게 내정간섭으로 여길만한 훈계로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내재적 접근법에 근거한 것이다. 민주당 이해찬까지 북한인권법에 대해 "국제엠네스티라든가 국가 아닌 인권단체들이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관계가 없지만 내정에 간섭하는 것은 외교적 관행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들었다. 듣기에 따라서 내재적 접근법 보다 한 발 더 나간 발언이다.
왜 하필 북한 정권에 내재적 접근법일까? '우리민족끼리' 논리대로라면 북한 인권은 곧 우리 동포의 인권이다. 그런데 '우리는 한 민족'이라고 하면서 인권문제만 나오면 뻔뻔스럽게 다른나라 인 양 내재적 접근법으로 둘러대고 있다. 최근 탈북자나 커밍아웃한 정치인을 향해 “변절자”라고 했던 임수경의 취중발언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세습정권에 대한 임 향한 일편단심은 '북한인권법'에 대해서는 오로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역시 그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들고 있는 내재적 접근법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산너머 연기가 나는 것은 불이 나고 있기 때문이요, 담너머 뿔이 보이는 것은 뿔 짐승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김대중을 종북의 본좌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김대중은 노무현을 만들었다. 그들의 풍향과 궤적은 종북 그 이상의 족적을 남겼다. 최근 평화방송 보도국장 출신 이석우씨가 종편 JTBC 토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종북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컴플렉스일까?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이 기다렸다는 듯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전직 대통령을 종북으로 몰아가는 비상식적 발언”이라고 발끈한 것이다.
정치인의 말은 논리보다 의도 즉 본 뜻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는 논리의 싸움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속내는 끊임없는 이해관계의 충돌이다. 박용진은 한총련 북부총련 의장출신이면서도 민주노동당 내에서 진보신당 분당파에 합류했다. 그러다가 통합진보당이 아닌 민주당으로 직접 합류한 독특한 정치 이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민주당 내에서도 극좌세력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대변인으로 기용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실이라면 이번 제스처는 종북 소수파를 인식, 과잉충성을 의식한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
노무현은 2003년 대통령 취임사와 3.1절 기념사에서 대한민국 건국사에 대해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했던 시대'라고 대한민국 정통성을 폄하했다. "한국에서도 공산당이 허용될 때야 비로소 완전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택동을 가장 존경한다" 국회연설에서는 내재적 북한접근론을 주장한 송두율까지 옹호했다. 종북논리는 더 있다. 이러함에도 노무현을 종북으로 몰았다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했을 뿐인데 “어찌하여 홍시맛이 나냐”라고 물어보는 격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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