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 태양과 슬옹의 5.18관련 발언이 화제다. 개념이 있는 소신 발언이란 것이다. 태양은 ‘5.18은 자기의 생일이기도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될 역사적인 날’이라며 '매년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강조했고, 슬옹은 '5.18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 고 한 것이다.
일반인들은 아무리 외쳐도 잡설에 그칠 내용이 아이돌 가수들이 트위터에 날리니 금방 하루살이들이 모여든다. 개념 있는 발언으로 역사 인식이 제대로 됐다고 추켜 줘, 이쪽 무리들이 보답한 것이고, 두 가수는 어젯밤 밤잠을 설쳤을 것이다. 노래 한 곡 히트 친 것 이상 반응과 호응이 따뜻하니 말이다. 특히 슬옹의 트위터 멘트는 꼭 '안철수 식 터치 같아' 서 간질간질 헛웃음을 못 참겠다.
‘5.18을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 의 파격적인 표현을 끌어 들여 언필칭 역사학자 흉내를 낸 것이 이렇게 부가가치가 높을 줄이야, 가슴 박을 탁! 쳤을 만도 하다. 그런데 그 문맥을 보면 역시 개념이 없다는 게 금방 드러난다. '6.25전쟁을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 라고 했으면 어울릴 것을 5.18에 같다 붙여 놓으니 갓 쓰고 자전거 타는 꼴이 된 것이다.
5.18 당시 이들은 태어나지도 않았고 그 실상을 자료에 의존하거나 특정 세력들의 세뇌에 의존한 것으로 보인다. 5.18문제는 남남갈등의 대표적인 사건임은 틀림없고 아직 미완의 민주화 운동이라고 판단하는 국민들이 한 쪽에 엄연히 자리 잡고 있다. 공인들이 나서서 뽐내 듯 발언하는 것을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당시를 경험했던 일부 국민들도 섣불리 판단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신세대들에게 보수의 가치는 정녕 없는 것일까? 우리 시대의 보수는 막연하게 해묵은 것으로 간주 배척하려는 강한 기운이 있다. 가까이 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는 거 같아 몹시 난감한 것으로 생각하여 몸을 엄청 사린다. 대체로 젊은 연예인들은 좋게 말해 진보 성향으로 줄을 서야 되는 것으로 착각 하는 경향이 짙고, 묵시적으로 왕따 당한다는 두려움이 그림자처럼 따라 다닌다고 보는 것이리라.
멀리 되돌아 필요도 없이 최근 몇 년 사이에 北은 서해 교전을 필두로 2006년 핵무기 실험에 이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을 자행하고 탄도미사일 발사와 3차 핵 실험을 하는 등 무차별적 도발을 자행하지 않았는가. 심지어 천안함 폭침을 조작설로 둔갑시켜 여론 몰이 하는 세력들이 아직도 이 땅에 즐비하다.
그럼에도 젊은 연예인들은 대체로 관대하다. 왜, 이런 굵직한 北의 도발에는 입 벙긋 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태어나지도 않은 때의 5.18에 대해선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이게 바로 한국판 몰이해와 불가사의인 것이다. 정치인들이 5.18을 세력화에 이용하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느냐 라고 치부하여야 할런지, 이 땅에 지워지지 않는 ‘머피의 법칙' 이다.
어제 이들의 트위터를 두고 개념 있는 젊은이 란 댓글이 만만찮게 퍼졌다. 모르긴 해도 이들은 화답의 리트윗 하느라 분주했을 것이다. 5.18항쟁에 대해 한마디 하니 이럴 수가, 하고 뿌듯했는지 모를 일이지만 역사적 판단을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라고 일러두고 싶다. 적어도 ‘민족’을 들먹일 것 같으면 남북관계의 풀리지 않는 사안부터 거론하는 게 우선이다. 민족이라 함은 아직은 남북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그렇다.
이들 젊은 가수들이 트위터에서 열심히 5.18 민족 운운할 때, 어제도 北은 예고 없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 또 한반도를 긴장시켰다. 이럴 때 기다렸다가 北의 만행에 경고해야 한다. ‘북의 만행과 도발을 잊은 국민은 미래가 없다’ 고 한 방 날렸으면 이들이야 말로 ‘개념’ 있는 젊은이들로 열화와 같은 애국적 칭송을 받았을 것인데, 참으로 안타까운 젊은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