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학자들은 인간을 ‘의미 추구의 존재’로 규정하기도 한다. 인간은 주어진 본능적인 욕구와 충동에만 의존하여 삶을 영위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존재와 삶의 의미를 물으며 어떻게 사는 것이 보다 의미있는 삶이 되는 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이성적인 존재라고 주장한다. 이 질문은 이성적 존재로서 인간이 자신의 삶의 방향과 의미를 찾기 위하여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다. 또한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가치롭고 옳은 것에 대한 판단 기준이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옳고 가치로운 것이며 그 판단 기준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은 진행형일 수 밖에 없다.
선택은 결핍이고 후회이며 아쉬움인가? 자의든 타의든 이 기준은 대개 선택에서 가름된다. 쏠린다는 것은 선택한다는 것이고,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한쪽을 버리지 않으면 안된다. 예컨대 어른들은 아무 탈 없이 잘 놀고 있는 아이를 붙잡고 "엄마가 더 좋으냐, 아빠가 더 좋으냐"라고 묻는다. 다 좋다고 하면 반드시 한쪽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질문을 만들어서 아이를 압박한다. 사실 관점이라는 것은 내 마음 안에 품고 있는 자유이면서도 때로는 그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편으로 쏠리는 편향성을 갖게 된다. 이처럼 현실은 다의적(多義的)인 것인데도 늘 삶의 반쪽밖에는 볼 수 없게 한다. 특히 정치 현실이 그렇다.
그러고 보면 대단히 정치 지향적이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정치다움에 목말라하는 우리의 현실은 불가사의한 부분이다. 이면에 내재되어 있는 무조건적인 한국형 후진 정치문화 때문일지라도 그것 역시 선택에 의한 딜레마일 뿐이다. '고슴도치의 딜레마'라는 말이 있다. 고슴도치 한 쌍은 떨다 못해 서로의 몸을 마주댄다. 체온으로 몸을 데우기 위해서다. 그러나 몸을 가까이 대면 댈수록 견딜 수가 없었다. 몸에 돋친 가시가 서로를 찔러댓기 때문이다. 그들의 몸엔 상처만 더해갈 뿐이다. 떨어지면 춥고 마주대면 아프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쇼펜하우어는 이를 두고 '고슴도치의 딜레마'라고 했다.
‘북한군 특수부대 개입설’이 제기된 광주의 진실은 무엇인가? 5・18을 두고 폭동이라 하고, 한편에서는 항쟁이라고 한다. 30년이 훨씬 지났지만 여전히 5・18 주변에는 유언비어만 무성하다. 반면에 해마다 드러나지 않았던 사실들도 양파껍질 처럼 벗겨지고 있다. 올해는 종편 채널A와 tv조선에서 5・18과 관련 된 내용을 방영하여 북한군 특수부대 개입설이 구체화되고 있어 색다르다면 색다른 풍경이다. 사실이라면 경천동지할 사건이다. 공공성 있는 방송매체에서 증인까지 내세워 이런 의문을 제기하고 구체화 시켰다면 정부와 국회도 그냥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안의 중대성으로 볼 때 국정조사 대상으로 충분하다.
국정조사권은 국회가 현안에 대해 진상규명과 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며, 특정한 사안을 조사하기 위해 관련 서류의 제출, 증인의 출석, 증언이나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다. 사람은 시간이 흘러 새로운 경험이 쌓이면 이 경험이 과거의 경험에 대한 기억을 변화시킨다. 그래서 특정인의 말을 다른 사람의 말로 착각하거나 시간이나 장소를 다르게 기억하기도 한다. 현장의 증인이 중요한 이유다. 대체 5・18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고슴도치의 딜레마 처럼 떨어지면 춥고 마주대면 아프다. 때문에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이는 억울하게 희생된 양민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며 국정조사 선택의 당위성도 된다.
5・18, 그 불신의 벽을 깨는 방법은 없나? 다행히 현장증인이 있다. 진단이 정확해야 바른 처방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북한군 특공대 개입설’에 대한 진실규명은 우선적으로 밝혀져야 한다. 5・18은 특정 세력만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방송 증언대로라면 반란 성격이 짙다. 이런 사건이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덮어져 버린다면 국가의 미래는 담보될 수 없다. 북한 특공대 개입설이 제기된 광주의 진실은 무엇인가? ‘전쟁터에서 최초의 희생자는 병사가 아닌 진실이다’ 영국 언론인 필립 니이틀리가 한 말이다. 5・18의 경우도 최초의 희생자는 어쩌면 시민이 아니라 진실일지도 모른다. 5・18, 다시 국정조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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