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혜의 대통령 저주 발언이 정치, 사회적 파장이 메가톤급이다. 건국 이래 대통령을 향해 공직의 중요 직에 있는 인사가 이렇게 숨넘어가는 듯한 패륜적 발언은 아무리 뒤져봐도 없다. 그 발언의 파장이 민주당으로 불길이 옮기자 민주당은 느닷없이 대통령의 시계가 선거법 위반 아냐? 하고 물 타기로 덮으려고 하네, 참으로 치졸한 집구석이다. 막말 패륜 발언이 불거질 때마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곤두박질 또다시 바닥을 헤매게 생겼으니 한 방 터뜨려 임순혜 사건을 덮으려고 하는 것 이해는 되나 너무 어설프다. 그런다고 안 잘리나.
대통령의 시계 선물이 어디 박근혜 대통령의 점유물인가, 역대 대통령 모두 시계 선물은 했고 대통령의 조그마한 정성이다. 그 시계를 선거에 악용한다고 생떼를 쓰는 민주당을 보니 우울증이 보통으로 심각한 것이 아닌 듯싶다. 민주당 말대로라면 대통령의 민생 탐방이나 지역 시찰을 해서도 안 되겠다. 트집 잡을 것을 잡아야지 국민들이‘등신 같은 자들’라고 핀잔을 안 줄 것 아닌가. 본시 우울증 환자는 이렇듯 좌충우돌 하는 짓이 아슬아슬하여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불안해서 못 봐줄 정도다.
정부 여권에 엉겨 붙어 힘겨운 싸움을 하랴, 곧 신당을 창당한다고 연일 휘 젖고 다니는 안철수를 보면 견디기 어려운 자괴감에 우울증 증세가 심각하긴 하지만, 이럴수록 중심을 잡고 의젓함을 보여야 할 것인데, 안철수 신당과의 선거연대 설(說)도 그렇다. 안 의원과 그 측근들은 선거연대는 무조건 안 한다. 고 못을 박고 손 사레 치는데도 민주당은 선거연대 안 하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 잔치 상을 차려 줄 것이 뻔한데 그래서 되겠느냐고 안철수 꼬드기느라 식음을 전폐하고 매달리고 있다. 이러니 그 증세가 치유되기는커녕 점점 악화될 수밖에 없다.
선거연대의 가장 나쁜 폐단은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에서 비롯된다. 어쩌면 민주당은 뼛속까지 동가식서가숙에 익숙해진 정당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명분과 신의 보다는 실리와 이익을 위해 동쪽에서 밥을 먹고 서쪽에서 잠을 자는 이중적 살림, 그런 삶을 사는 게 민주당이다. 선거 때가 되면 어김없이 잡상인들을 모두 끓어 모아 판을 벌리려는 작태를 보라. 정당의 기본 이념과 정신은 숫제 없다. 국가 반란을 획책한 정당과도 선거 때면 같이 살을 섞는 창부(娼婦) 기질을 보면 잘 알 것이다. 그럼에도 또 그 야합을 획책하고 있지 않은가.
정의당 입장에선 기분이 아주 더러울 것이다. 기껏 무소속 의원 둘 뿐인 미완의 신당에 거의 무릎 꿇고 빌다 시피 간청을 하는 민주당의 형태를 보고 어떤 기분일까? 정치 세계의 냉혹한 현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이렇게 선거 때가 되면 정당의 가치는 온데간데없고 자당(自黨)의 이익을 위해서 죽는 시늉까지 하는 게 정치라는 걸 민주당이 잘 가르치고 있다. 126석의 거대 야당이 2석의 무소속 신당에게 앵벌이 짓 하는 걸 본 국민들은 단단히 마음먹고 지방선거 때부터 호된 철퇴를 내릴 것으로 믿는다. 김대중과 노무현 둘 모두 야합으로 대통령이 됐으니 그 후예들이 저렇게 된 것은 어쩜 자연스런 현상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긴 하지만 언제까지 빈대 붙는 정치를 할 것인지, 개탄스럽다.
그리고 새누리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초공천제 유지 방침을 거세게 저항하는 이유도 얼핏 보면 민주당의 폐지 주장에 솔깃 넘어 갈 수 있다. 국민의 지지율 13%대 가지고 지방선거를 치른다면 당연히 당적(黨籍)을 없애는 공천제 폐지가 민주당 입장에서 살 길이다. 서울의 경우 84% 기초단체장을 점유하고 있는데, 공천제가 유지되면 이 자들이 몇 사람 살아남겠는가. 그러니 민주당은 우울증이 저렇게 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초의원은 공천폐지를 넘어 아예 없애버리는 게 맞고 기초단체장은 여야의 유, 불리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서는 안 되며 기본 취지에 맞게 유지하는 게 순리다.
안철수 의원도‘원님 덕에 나팔 분다’는 식으로 민주당의 폐지 주장에 맞장구를 치고 있다. 당연히 지방 선거에 자신이 없다는 의미며 안철수 바람이 허풍이란 걸 스스로 자인 꼴이다. 나아가 안철수 신당의 이름표를 달고 나갈 인물도 없는 주제에 무슨 수로 공천제 운운 하겠는가. 그러니 당연히 공천제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밖에 없고 그 문제에 관한한 민주당과 연대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안철수의 새 정치가 이렇게 벼룩 간을 빼먹는 것이니 국민들이 그를 참신한 인물로 보겠는가.
다시 민주당의 우울증 증세에 관해 계속 이어나간다. 노무현 정권 때 그 유명한 시계 사건이 불거져 세간에 큰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다. 뇌물로 받은 억대에 가까운 피아제(추정) 시계 두 개가 논 두렁이로 버렸다는 것 때문이지. 그 시계 문제로 노무현은 검찰 조사에서 갖은 수모를 당하는 것을 본 국민들은 사실 착잡했다. 그 놈의 시계가 무엇인데... 대통령의 봉황 로고가 새겨진 정성이 담긴 시계가 얼마나 좋은데, 그 짓을 했는가 하고 말이다. 해서 하는 말이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정성이 담긴 선물 시계를 갖고 시비 붙는 게 아니다. 나아가 선거법 위반이라고 악다구니 쓰는 입들, 우울증 치료나 제대로 하시라고 일러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