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영산강
강에 젖살이 오르고 있다. 지난 밤 지열이 덥혀놓은 강의 전신은 따뜻하다. 유채밭을 건너온 차가운 봄을 향해 체온이 오르고 안개가 은하처럼 피어오른다. 하이얀 젖살이 구름처럼 피어나는 강 언덕에 몇 그루 수양버들이 어미의 가슴을 만지고 있다. 이슬이 유액(乳液)처럼 떨어진다.
강이 강을 안는다. 지류를 향하여 강이 손을 내밀고 젖을 보낸다. 어미의 젖에서 성장한 물고기들이 물결을 따라 오른다. 여명을 담고 버들의 눈빛이 젖어든다. 진통과 함께 강물이 흔들리고 정액처럼 연무가 흩어진다. 세상으로 퍼지는 강과 인간의 체외수정이다.
온통 물방울이다. 태양도 방울 속에 갇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정형의 시처럼 태양은 붉은 서정의 원반이다. 그리고 창백하다. 드디어 몽롱한 아침을 향한 강의 목소리가 들린다. 첨벙, 그리고 안녕. 산란을 마친 물고기의 인사다. 강의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제12회 영산강섬진강사랑글짓기 공모전 동상 수상작(2014.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