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3걸
우파들이 힘들어하는 시간 대지만 이럴 때일수록 여유도 가지고 인간과 세계를 폭넓게 조망하면서 역사 변혁을 준비하자는 뜻에서 신촌 3걸을 스쳐본다. 여기 신촌이란 신촌에 있는 연세대학교를 말하는 것이고 3걸이란 필자가 주관적이고 편파적으로 선정해 보는 인재들을 말한다. 뭐 연세대에 여러 걸출 인사들이 있었겠지만 안티다원이 느낀 바로는 1걸로서 김동길 교수를 들 수 있겠다. 윤동주니 이런 분들은 옛날이고 우리 시대에 마주했던 걸출인사라면 김동길 교수일 것이다. 말빨이 세다. 영문시 300개를 암송하신다고 한다. 풍모도 한시대를 풍미할 외모와 체격 , 드센 말 펀치의 위력을 지녔다. 나는 청소년기에 그 선생님이 강의하는 델 갔었다. 미국서 유학하고 돌아온 혈기왕성하신 때였다. 이 때 하는 말씀이,
" 미국의 성문화와 가정을 보니까 ' 이제 현대문명이 가정을 버렸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시면서 독신으로 살 겠다는 암시를 하는 듯 하셨다. 내용은 미국에서 보니까 스와핑인지 그런 게 빈번해 크게 실망했고 드디어 모노가미(monogamy)가 해체될 위기라며 탄식조의 말씀을 하셨다. 아닌게 아니라 일생을 독신으로 사셨다. 나는 학문의 업적이나 그런 걸 말하려는 게 아니다. 그런 건 딴사람들이 많이 했을 것이다. 김교수의 인물 싸이즈와 행보가 한시대를 누비는 걸출인사였다는 걸 말해보는 것이다. 입담이 구수하셨고 표현이 똑 부러졌으며 걸출 히어로 이미지다. 광화문에 휠체어 타신 채 강연도 하시곤 하셨는데 2022년 94세로 타계하셨다. 연세대가 배출한 걸출 인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사상적으로는 함석헌 옹의 팬이셨다.이대 총장 지내신 김옥길 여사와 남매셨다
.
신촌 제2걸은 마광수 교수이다. 이 분은 에로스, 리비도에 탐닉한 일생이라고 봐 과언 아니다. 그의 《야한 여자가 좋다》등의 에러물은 과연 음담패설 수준으로 여겨졌고 노골적인 성 묘사로 옥고도 치르고 학교서 해직되기도 했었다. 아닌게 아니라 그의 책은 거북할 정도의 섹슈얼 리얼리티였다. 그는 생명 그리고 문명의 체계나 사회적 조건들의 모티브를 性으로 보았고 생명은 곧 성의 작동이었다. 서양의 프로이트를 뛰어넘는 대담성이었다. 그의 유언 비슷한 말은,
" 대한민국이 성에 솔직해지길 바란다"
였다. 그런데 정작 그는 그렇게 성을 탐닉하거나 여자문제가 있다는 말이 없었다. 속은 모르겠다. 필자가 모르는 건지 여하간 밖으로 나온 얘기에 무슨 스캔들 같은 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부인과도 이혼하고 2017년 9월에 66세에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극심한 외로움과 우울증으로 자살을 선택했다고 알려진다.
그런데 그를 걸출인재로 여기는 것은 그의 탐구심 때문이다. 그의 여타의 저술들을 읽어보면 엄청난 독서광이었다. 다방면에 막강한 지식을 지녔고 문명을 해부하는 데도 탁월하다. .그를 포르노 작가로 여기는건 단견이다. 그의 날카로운 필체와 기존의 모든 가치들을 들이받고 깨버리는 야성미는 그만의 돌출성일 것이다.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마광수를 앞서간 프론티어로 극찬한다. 물론 그의 선택들을 모두 긍정해줄 필요는 없다. 특히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의 삶을 살지 못한 것과 가독교 교리를 함부로 폄훼하는 등은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그의 탐구열정 , 박학다식한 독서와 사색의 모습, 그리고 기존의 가치를 마구 들이받는 저돌성 등이 흔치않은 캐릭터임을 말해준다. 아마 연세대에 그렇게 모험심 가득한 도전자는 없지 않았나 싶다.
제3의 걸출인사는 장욱교수이다. 장면 박사의 장조카인 장욱교수는 고중세철학 전공이고 집안 전통따라 가톨릭 신자인데 박식의 대명사이다. 그분의 대학원 세미나는 다른 경우들과 다르다. 학생이 아주 까놓고 덤벼도 아무 탈이 없는 세미나다. 이건 무슨 인격이나 노력탓이 아니고 타고난 기질일 것이다. 교수의 위신, 체면 , 권위 지키려할 줄도 모르는지 그냥 논란에 몰입한다. 험하게 대들어도 절대 화 내거나 얼굴 붉어짐 없다. 토론에서 제자에게 까여도 영 심심할 뿐 아무 감정개입이 없다. 이분은 그야말로 아카이브(지식보관 창고)이다. 고중세를 넘나들며 풀어댈 때면 그 박식함에 쾌감을 느끼게 한다. 학부강의는 반대로 열강이 아니신데 대학원 세미나의 오픈 토론 때는 진가가 발휘된다. 고중세 철학 필드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사통오달을 과시한다.
인문 분야에 국한된 3걸을 스쳐봤을 뿐인데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형상으로 만드신 인간들 중 탁월한 인재들을 프론티어로 쓰시는 모양이다. 두분은 가셨고 한분은 어디 계실까 내 눈을 열어서 주의 율법에서 놀라운것을 보게 하소서 나는 땅에서 나그네가 되었사오니 주의 계명들을 내게 숨기지 마소서 (시119:18,19)
2025.7.9.안티다원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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