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일격
헤겔 철학에서 이성의 간지(die List der Vernunft)는 중요한 개념이다. 여기서 '이성'은 곧 절대정신을 가리킨다. 신학적으로 말하자면, 이는 하나님의 세계와 역사를 운행하고 섭리하시는 활동을 의미하며, 곧 하나님 자신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간지(奸智)’는 책략이나 속임수를 뜻한다. 역사 속에서 개인이나 집단은 자신의 욕망과 목적에 따라 행동하지만, 그들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이성, 즉 절대정신은 그들을 도구로 사용하여 더 큰 목적을 이룬다. 헤겔에 따르면, 이성은 자유의 실현을 역사의 궁극적 목적으로 삼는다. 인간은 자기 욕망에 따라 행동하지만, 절대정신은 그런 욕망들을 책략적으로 이용하여 자유의 진보라는 자신의 목적을 실현해간다는 것이다.
이때 절대정신은 직접 행동하지 않고, 인간의 열정과 야망, 욕망 등을 교묘히 이용해 자신의 뜻을 이룬다. 이것이 바로 '이성의 간지', 즉 책략이다. 예컨대 나폴레옹은 세계 정복의 야망으로 움직였으나, 결과적으로는 법과 자유를 유럽 전역에 확산시키는 도구가 되었다.
그런데 헤겔 철학에는 이성의 일격(der Schlag der Vernunft)이라는 개념도 있다. 이는 헤겔 자신이 사용한 용어는 아니지만, 헤겔 해석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중요한 개념이다. 여기서 *일격(Schlag)*은 타격, 충격, 구타, 파괴 등을 뜻한다. 절대정신이 역사 속에서 개인이나 문명, 집단, 제도 등에 가하는 파괴적 충격을 의미한다. 이는 기존의 모순된 질서와 부조리를 무너뜨리고, 더 높은 단계의 질서를 창출하는 계기가 된다. 혁명, 전쟁, 몰락, 파괴 등의 격렬하고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나타나며, 이는 절대정신의 자기 전개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 전환점이다.
간지가 간접적이고 책략적이며 인간의 욕망을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라면, 일격은 충격적이고 파괴적인 방식으로 기존 질서를 허물고 새로운 질서를 낳게 하는 결정적 사건이다. 간지와 일격 모두 절대정신의 방식이며, 신의 섭리이다. 다만, 일격은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외적 사건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신의 강력한 개입이라 할 수 있다.
헤겔의 이 철학 개념을 신학적으로 번역해 보자면, '간지'는 일상의 섭리적 역사 운행이라면, '일격'은 비일상적인 충격과 쇼크, 대변혁을 가져오는 하나님의 개입이라 할 수 있다. 바벨탑을 치심, 홍수로 네피림을 쓸어버리심, 유황불로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심 등이 모두 하나님의 '일격'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일격'을 간구해야 할 때다. 전산조작과 사전선거를 통해 이재명을 집권시키려는 움직임이 현실이 되고, 중국과 북괴가 이에 협업 하는 상황에서, 우파는 사분오열되어 무기력하다. 이대로 간다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은 무너질 수 있으며, 월남과 캄보디아의 비극이 우리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있다이 있다면 오직 하나, 하나님의 '일격'이다. 한국교회 천만 성도가 니느웨 백성들처럼 하나님께 일격을 간구해야 한다. 니느웨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금식을 선포했으며, 왕은 굵은 베옷을 입고 백성과 짐승 모두에게 금식을 명하며 악한 길에서 떠나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그때 하나님은 뜻을 돌이키시고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다(요나 3장). 지금 대한민국은 풍전등화와 같다. 태풍 앞의 촛불 신세다. 하나님께서 일격을 가하셔야 사태가 반전되고 나라가 살아날 수 있다.
이제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일격을 위해 '일격의 결심'으로 부르짖고 행동할 때다.
여호와께서 그의 처소에서 나오시고 강림하사
땅의 높은 곳을 밟으실 것이라
그 아래에서 산들이 녹고 골짜기들이 갈라지기를
불 앞의 밀초 같고 비탈로 쏟아지는 물 같을 것이라
(미가서 1:3)
2025.5.19.안티다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