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 박사의 김문수에 대한 감정
지만원 박사의 김문수에 대한 불신은 오래전부터였다. 김문수를 우파로, 완전한 전향자요 우파의 투사 일타로 여기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갈 때도 지 박사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이번 대선에서도 지 박사의 입장은 마찬가지다. 김문수가 전태일기념관을 찾은 것에 대해서도, 과거 김이 전태일 사업의 사무국장을 했던 전력을 꺼내 들며 “진정으로 전향했다면 전태일 사건의 진상을 알려야지, 왜 지금껏 전태일에만 급급하냐”는 투다. 그러면서 전향은 가짜일 뿐, 여전히 철저한 골수 빨갱이라고 비판한다. 또한 김대중을 존경한다고 말한 것도 문제 삼는다.
그리고 이번 대선 후보 7인 중 6인이 5·18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고 하는데, 그 안에 김문수와 황교안도 포함되어 있다며 탄식한다. 지 박사의 일생은 5·18과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그 싸움의 공로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되며, 향후 현대사 해석에 있어서도 지 박사의 연구가 대단한 의미를 가질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대선이 코앞인데 김문수를 저격하는 것은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지 박사는 후보 7인 중 구주와와 변호사 한 사람만이 5·18 헌법 전문 삽입을 반대하고 있다며, 구주와를 찍자고 주장한다. 어차피 이번 대선은 이재명이 될 것이고, 우파 후보들의 단일화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니, “이왕 죽을 바엔 고기값이라도 하고 죽자”며 구주와를 지지하자는 것이다.
물론 김문수가 과연 아직도 골수 빨갱이인지, 아니면 완전히 전향한 애국자인지는 판명하기 쉽지 않다. 그 머릿속에 들어가 볼 수는 없는 일이고, 인간의 관념이란 단색적이지 않아서 두부 자르듯 흑백을 나누는 것도 불가능하다.
김문수가 후보가 된 후 보인 여러 행보를 보고 실망한 우파들도 적지 않다. 전태일을 찾거나, 이준석 관련 언급을 하거나, 자신의 과격 이미지를 희석시키며 중도 및 호남의 표를 얻으려 했던 여러 편린들이 우파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문수를 배제하고 구주와 같은 자에게 표를 주자며 이번 선거는 볼 것도 없다는 논리는 지양되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이 될 듯한 분위기였지만 결국 윤석열이 당선되지 않았는가. 대선은 단순한 자연계 현상만이 아니라, 초자연적 섭리도 오버랩되는 것이기에, ‘어재명(어차피 이재명)’이란 낙심은 금물이다.
나라의 근간이 좌파들에 의해 장악된 것은 맞지만, 그래도 북괴와 중국에 대한 저항감으로 충일된 국민이 절반 이상일 것이기에, 패잔감에 빠질 필요는 없다. 또한 한국은 기독교 국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한국 교회의 기도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에게도 한국은 대중국 견제와 아시아 전략의 핵심이며, 세계 최대의 해외 미군기지를 운영하는 국가이다. 적화는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지 박사의 애국충정과 5·18 연구의 업적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나, 이번 선거를 이미 패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자유통일당의 구주와란 사람에게 표를 주자는 주장은 수용하기 어렵다. 김문수가 과연 여전히 빨갱이인지, 아니면 주사파를 격파하고 나라를 구할 애국 투사인지는 각자 판단할 일이지만, 현재로선 김문수 이상의 대안이 없다는 것이 우파 내의 공감대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구주와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만, 그는 전광훈당의 후보일 뿐, 존재감 없는 실존이다. 전광훈당의 이미지로는 명함도 내밀기 어렵다. 차라리 무소속이 나을 것이다. 그 당의 오너가 '거짓말 대잔치 메이커' 아닌가 말이다.
아무리 지 박사께서 김문수가 밉다 한들, 대선을 코앞에 둔 지금 시점에서 전광훈당의 사람을 찍자는 말은 감정풀이야 될 수 있을지언정, 국가 지도자를 선출하는 위상에서는 합당치 않은 매너다. ‘거짓말 대잔치’님이 오너로 있는 당은 이미지 전에서 필패일 수밖에 없다. 애국 지성의 표상이신 지 박사께서 그 당의 후보를 지지하자는 말씀은, 단지 화풀이용으로 한마디 던진 정도로 이해하는 게 좋겠다. 지 박사께서 지금이라도 “김문수를 돕자”고 해주시는 것이 애국 매너라고 여겨진다.
황교안이나 다른 우파 후보들이 모두 사퇴하고 김문수 지지 선언을 하며, 이준석을 까불지 못하게 압력을 가해 사퇴시키고, 모든 우파가 선거 부정을 철저히 감시해 윤석열이 당선되었듯이 김문수를 당선시켜 이재명 아웃이 현실화된다면, 그는 법적 처리 대상이 될 것이고 자유대한의 밝음이 시작될 것이다.
2025. 5. 17. 안티다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