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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자유의 방패요 창검이다
작성자: 안티다원 조회: 14992 등록일: 2024-02-21

      글은 자유의 방패요 창검이다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에 의하면 고대 그리스와 헬레니즘 시대에 영혼을 돌보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했던 것이 글쓰기였다고 한다. 이 글쓰기는 일종의 자기 연마라고 할 수 있는데 그리스시대에는 서사시 서정시 철학에 이르기까지 대화나 토론을 통해 말하기 훈련이 중시 되었고 헬레니즘 시대에 이르면서 글쓰기가 일종의 영혼의 훈련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다양한 유형의 글들이 등장하게 된다. “ 인간이 자기 자신을 돌보는 행위는 끊임없이 글 쓰는 행위와 결합 되었다.” 라고 한다.(Foucault 2001:52) 


  글쓰기는 영혼을 돌보고 성찰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자신에 대해 쓰든 타인이나 사회적 사건들에 대해 쓰든 간에 글쓰기는 영혼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을 (보이지 않는 형태에서) 보이는 형태로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우리 영혼 속의 생각이 글로 표현될 때 주관적 사고에서 객관적 논리나 명제로 되며 개별적 방식에서 보편이란 필드로  출현하게 되고 일종의 객관화 된 事態situation things가 된다.  


  생각들이 뇌피셜로 끝나는 게 아닌 글이 되고 그 글을 밖으로 내놓으려 하면 숙고熟考가 필수다. 자료도 봐야 하고 오류추론의 가능성도 살펴야 하며 콘텐츠의 부실여부도 체크해야 한다.  이런 과정은  뇌를 훈련하고 자극하며 신경세포들을 움직이게 해 인지기능을 유지 또는 향상시키는데 도움 될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어쩌면 시니어가 된 나이면 치매 예방을 위해서도 꼭 글쓰기를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 뇌는 방치하면 신속하게 퇴화해 간다. 생존은 곧 투쟁이다. 이 투쟁의 첫 필드가 영혼이요 뇌이다.


  다소 두서 없드라도 글을 쓰고 주변에 공유해 보면 좋다. 글을 돌려대는 데는 다소 철면피가 될 필요가 있다. 도덕이나 체면이  나의 영혼을 케어하는 것 아니다. 생각을 정리해 주변과 공유하는 습관을 자주 하면 그게 곧 나의 라이프스타일 된다. 주변에 보면 제도권 공부가 별로 없었는데도 예리한 필치로 문장을 만들어 공감을 얻는 사람들이 있고 반면 제도권서 열공해서 전문가로 뛰었지만 나이 들고는 글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 전공 분야의 멘트나 할까 자유로운 필치筆致를 휘두르지 못하는 경우들 있다. 자기 전공만 처다보면 그쪽의 뇌만 작동한다. 세계의 사상事象(사건이나 사실이 된 현상)들에 대한 의견이나 비평 등을 과감하게 표명해야 좋다. 事象은 다양하고 가변적이며 내면에 예지적叡智的(영적)의미를 담지하고 있다.


  이를 관찰하고 글로 비평 또는 소감들을 마구 써 내는 건 지력을 향상시키고 뇌를 풀가동함으로 인지기능 심지어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더 없이 좋을 것이다. 용불용설用不用說 대로 안 쓰면 퇴화하는 게 뇌다. 뇌 뿐이랴 인간은 동물로 실존 한다. 움직이지 않으면 끝이다. 인간은 현재형으로 실존한다.  과거 미래가 현재에 농축되어 있다.


  조선일보에 동양학 칼럼을 쓰는 조용헌 선생은 지적 자극과 구도를 위한 여행을 강조하면서 “예측이 안 되는 인물 괴팍한 사람을 만나봐야 공부가 된다. 콘텐츠는 괴팍에 있다” 라고 했다.(2024.2.21.조선)  근데  꼭  돈 쓰면서 피곤한 여행 안 해도 독서를 통해 ‘괴팍’들을 만날 수 있다. 실로 책은 기기묘묘한 괴팍과 스릴 서스펜스를 만나는 통로이다.


  독서 여행을 통해 괴팍한 정보들을 만나 소화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 글로 내뿜는 것은 흥미와 자극 신선한 터치를 영혼과 주변에 가하는 일이다. 우리 주변에 심송 안호원 선생이 있는데 기자 생활 18년 하면서 38개국을 돌아다녔고 북에도 다녀오곤 했는데 괴팍의 매력을 일부 담지한 분이다. 80에 다가간  나이인데도 경비행기 조종사 자격도 있고 교수생활을 했던 캐리어인데도 모텔서 청소하는 일을 월 80만원 받으며 10년 넘게 하고 있다. 이분은 모텔서 토막잠을 자면서도 글을 얼마나 자주 쓰는지 박식한 브레인이 마구 돌아간다. 여러 기관에 관여하면서 그때그때 내 놓는 평론은 나이를 물색케 한다.


  백세시대라고 한다. 이 말이 나의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건강하고 팍팍 돌아가는 뇌와 몸을 가지고 100세를 갈 것인지 여부는 나와 하나님 간의 일이다. 건강한 100세를 위한 한 가지 아이디어라면 글쓰기이다. 우선 뇌가 건강해야 사람구실 할 것 아닌가! 부지런히 탐구하고 글을 마구 써서 자신과 후대에 남기는 일은  보람일 것이다. 다양한 사태事態에 대한  칼럼 같은 글을 마구 날릴 수 있다면 커다란 지적 자산가임을 보여준다. 돈만 귀한 것 아니다. 정신적 가치추구의 결실들이야말로 귀한 가치 아닌가 글은  나의 영혼을 지켜주는 자유의 방패요 창검일 수 있다. 읽기만 해선 부족하다.   글자로 옮겨져야 좋다. 자유의 방패와 창검은 휘둘려져야 존재값을 한다.


    2024.2.21.안티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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