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癸卯年), 호랑이의 등에 올라탄 영악한 토끼의 지혜를…
계묘년(癸卯年) 토끼해가 밝았다. 십이지(十二支)의 하나인 토끼는 만물의 생장, 번창, 풍요를 나타내고 약자(弱者)의 대표이자 꾀쟁이로서 비유되곤 한다. 또한 토끼는 언제나 자신이 만든 길로만 다니는 외길 인생 상징성도 있다. 좋게 말하면 치밀하고 명석하다. 철두철미하고 질서 정연하다. 그러나 영악(靈惡)하지만 또한 타고난 빈약한 신체로 인해 자신이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열등의식의 상징성도 감출 수는 없다.
토끼와 한반도,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에는 우리나라 지형이 중국을 향해 읍(揖)하고 있는 노인의 모습과 같다고 비유하였다. 일본의 지리학자 고토분지로(小藤文次郞)는 토끼가 움츠리고 있는 연약한 모양에 비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남선은 자신이 편찬한 잡지 「소년」에서 한반도의 형상을 '용맹한 호랑이가 발을 들고 대륙을 향하여 나는 듯 뛰는 듯 생기있게 할퀴려 달려드는 모양'이라고 표현한 바가 있다.
우리는 주변 4대 강국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다는 잠재의 심리적 운명론에 속박된 채 살아왔다. 이러한 지정학적 특성은 역설적으로 미·중·일·러 4개국이 노니는 세계 무대에서 주연이 되지 않고는 생존의 길이 없음을 암시하고 있다. 즉 엑스트라나 관객으로는 살아남을 길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것은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 결국 부국강병(富國强兵)을 바탕으로 냉정한 계산, 경쟁과 협상만이 있을 뿐이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주연으로 갈 것인가? 조연으로 남을 것인가? 어쨌든 지도자가 “확전(擴戰)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와 같은 겁약(怯弱)한 자세로는 세계의 주연은 고사하고 핵(核)으로 무장한 북한 세습 정권에도 대적할 수 없다. '토끼가 용궁을 가도 살길은 있다'라는 속담도 있다. 토끼해, 올해는 대한민국이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한반도 호랑이의 등에 올라탄 영악한 토끼의 지혜를 발휘함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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