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놈이 낯설고 물설고 말도 안 통하는 호주로 떠난 지 꼭 열흘 만에 전화가 왔다.(사실 아들놈은 중국에서 대학을 나와 중국어는 능통하지는 않더라도.. 그러나 영어는 잼병이라 3년 기약으로 멜번으로 유학을 갔다.)
나“: ‘그래 어찌 지내느냐? 밥은 잘 먹고…?’
아들: ‘예이~그저 아직은 손짓 발짓 바디랭기지로 다급함을 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식사는 주인집 아주머니가(홈스테이를 하고 있다)정성껏 해 주시니 한국음식 생각은 별로 안 납니다.’
나: ‘오~냐~! 기특하구나. 넌 나와 달리 중국음식도 괜찮다더니…채질이구나, 아무튼 정진 또 정진하여 앞날 네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기 바라노라’
아들: ‘예이~아버지 심려 일랑 너무 마시기 바랍니다. 소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나: ‘아~! 그리고 그 주머니 아직 안 끌러 보았지? 아주 급할 때에 끌러 보아라! 알겠느뇨?’
아들: ‘예이~아버지!! 그리하겠습니다.’
뭐, 이러고 아들놈과는 전화를 끊었다. 녀석이 떠나기 전 왠지 미덥지가 못해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시는‘은하수님’의 전화번호를 적어 금낭(錦囊)대신 종이봉투에 넣어주며‘정말 다급할 때 이 봉투를 열어보라’며 주었던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가급적이면 안 열어보는 결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혹시 녀석이 다급한 마음에 그 봉투를 열고‘은하수님’께 자문을 구하면 조언해 주시리라 굳게 믿고 공개적으로 압력을 드리는 바이다.^^*(아주 오래된 글에서...)
금낭비계(錦囊秘計)라는 것이 있다. 혹시 내가 과문한 탓도 있겠으나, 삼국지를 읽고 또 읽어 본 결과 금낭묘계니 비계니 하는 대목은 딱 세 번 나온다.
그 첫 번째,
유비가 손권의 여동생을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동오로 성친(成親:장가, 혼례)하러 가기 전 제갈량이 조자룡에게 금낭3 개를 주면서 주머니 속에 세 가지 묘계가 들어 있으니 아주 다급할 때 금낭을 열어 순서에 따라 행하라고 분부하였다. 주유의 계략에 빠진 유비가 주유에게 쫓길 때 조자룡은 제갈량의 귀신같은 계책이 들어 있는 금낭을 하나하나 열며 사지에서 벗어나 본거지로 무사히 귀환한다.
두 번째,
적벽대전이 끝난 후 제갈량이 양양을 진수하고 있는데 갑자기 조조가30만 대군을 거느리고 번성으로 쳐들어온다. 이때 양양과 번성에는 군사가1000명도 되지 않을 뿐아니라 장수들도 대부분 형주에 있었고, 단지 장비만 양양에 있었을 뿐이다. 제갈량은 급히 장비에게100기(騎)를 이끌고 가서 번성을 지키게 하면서 계책이든 금낭 하나를 준다. 장비가 번성에 도착 하자마자 조조 또한 번성에 도착하여 성을 공격해 온다. 장비는 공성계(空城計)를 생각해 내고 성문을 활짝 열어 병졸들에게 성안의 말들을 모조리 몰아 먼지를 일으키게 하여 군사가 많은 듯 꾸미지만 조조는 그 계책에 속지 않고 더욱더 성을 두드린다.(장비의 이 계책은 이미 장판교에서 오래 전 써먹은 작전이다.)다급해진 장비가 금낭을 열고 계책을 찾아보니 그 속에는 백지 한 장만 들어있고, 이를 본 장비는 대경실색하여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제갈량이 급한 나머지 고의로 빈성을 지키게 했다고 욕지거리를 퍼붓는다. 조조는 이 광경을 보고 오히려 진짜로 무슨 계략이 있는 줄 알고 의심이 일어나 급히 퇴각 명령을 내린다. 장비는 그때서야 비로소 제갈량의 뜻을 알고 흔쾌히 축하주를 마신다.
마지막,
제갈량은 살아생전 이미 위연(魏延)의 됨됨이를 알고 있었으나(기회만 있으면 언제고 반란을 획책할 반골상 이라는 것을…)그의 용력과 무공을 이용하기로 하고 그를 제재 하지 않았다. 과연 제갈량이 죽은 후 위연은 반심을 품고 반란을 일으킨다. 제갈량은 일찍이 양의라는 인물에게 금낭을 주며 위연이 반란을 일으킬 때 열어보라고 명해 두었다. 마대는 제갈량의 유계(遺計)에 따라 거짓으로 위연의 반란군에 들어가 위연을 돕는다. 진압군과 반란군이 대치한 상황에서 양의가 제갈량이 남긴 금낭의 계책을 열어보니 위연으로 하여금‘누가 감히 내 목을 칠 것인가?’라고 세 차례 외치도록 유도하자, 순식간에 마대가 나타나 위연을 참수하고 반란은 진압되었다.(하략)
BY SS8000 ON 5. 29, 2006 씀.
김종인 “윤석열, 입당 말렸다…이준석이 비단 주머니가 어디 있나”
https://www.chosun.com/politics/politics_general/2021/09/16/HLSJZFGZHJC2XIS4BILZL3L5FE/
저 나이 어린 저놈이 비단주머니(錦囊)을 얘기할 때 난 정말 무슨 비책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그 때도 소위 위의 금낭비계(錦囊祕計)에 대한 글을 올리려고 했었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저 어린놈이 나만큼 삼국지를 통달하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들기에 그 후의 어린놈의 행보만 지켜보았는데....마침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비단주머니에 대해 말씀 하시기에 아주 오래된 옛 썰을 다시 옮겨 보는 것이다.
첨부터 놈에는 금낭비계가 없었다. 그러나 만약 있었다면 그 용도를 달리 썼을 것이다. 어쩌면 이번‘고발사주’에 핵심이 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즉, 금낭비계의 수혜자는 홍발정과 유얍삽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어쨌든 내 아들놈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런 허접한 비단주머니가 있었더라도 가급적 독자적으로 난관을 파 헤쳐나간 아들놈이 자랑스럽다. 차기 우리의 대통령이 그 어린놈의 허접한 금낭비계를 안 받은 게 어쩌면 행운일 것이다. 만약 그 주머니를 받았더라면 놈의 꼭두각시가 되어 지금 보다 더 어려운 난관이 닥쳤을 것이다. 이제 이번 사태는 완전히 입장이 바뀌어 차기 대통령의 승리의 비책으로 바뀌었다.
윤석열 차기 대통령 만세다!!!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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