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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다구의 氣 (재)

작성자:

비바람

조회: 8101 등록일: 2015-12-30

홍다구님이 논객넷에 납시었길래 옛날 글 하나 올려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에 겸사겸사 볼 일로 서울에 갔다가 홍다구가 주관하는 독서포럼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는 국회의원 5선 출신의 현경대 새시대새물결운동본부 상임의장도 참석했었다, 그 때 현경대 의장의 발언 중에 인상적인 것이 있었다, "나도 홍다구 기 좀 받아보자"
 


도대체 홍다구가 뿜어내는 氣가 무엇이길래 노회한 5선 정치인의 입에서조차 홍다구의 기를 받고 싶다는 말이 나오는 걸까, 내가 처음 홍다구를 만났을 때 별로 기를 느끼지는 못했다, 차라리 강원도 산골 황토밭에서 막 뽑아올린 고구마가 어울릴까, 홍다구는 그저 보통의 대한민국 중년이었다,
 


그러나 홍다구는 금방 맛을 내는 양념이나 순식간에 끓어오르는 양은냄비가 아니라 오래 끓여야 맛을 내는 된장이나 사골, 은근히 끓어오르는 뚝배기였다, 그렇다, 세월의 두께가 쌓여갈수록 홍다구는 사람들을 반하게 하고 사람들을 잡아끄는 기를 발산한다,
 


그 언제쯤이더라, 홍다구가 그의 일당들과 함께 놀러 온 적이 있었다, 낮에부터 낚시 이야기가 나오더니, 밤이 되자 날씨는 더럽게 춥고 가끔 싸락눈도 흩뿌리는데 홍다구는 낚시를 가고 싶다고 똥고집을 부렸다, 그것도 상점들도 폐점하는 일요일 늦은 밤에, 환장할 노릇이었다, 
 


홍다구는 문 닫힌 낚시집을 두드리며 시내를 배회하더니 결국 낚시대 하나를 입수하여 방파제에서 낚시를 던지는 데까지 성공했다, 그리고 매서운 바닷바람에 비바람도 철수해버린 방파제에 몇 시간이나 혼자 앉아있었다, 그리곤 결국엔 고등어 두 마리를 체포하여 숙소로 돌아왔다,
 


내가 보건데, 그날 낚시대를 구하는건 불가능해 보였고, 더욱이 그 날씨에 낚시대를 던지는건 더욱 불가능해 보였다, 더군다나 그 낚시줄에 무엇인가가 올라 온다는건 제로에 가까운 불가능이었다, 그러나 그 수많은 불가능을 헤치고 홍다구는 해냈다, 고집과 집념에서 두번 째라면 서러운 비바람도 홍다구 앞에서 한 수 접어야 했다, 이게 홍다구의 힘이었던가,
 


시민일보 고하승에 문제 제기를 처음 한 것도 홍다구였다, 시민일보에도 많은 박빠논객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못했다, 좋은 게 좋다는 패거리 정신이 그들을 침묵하게 만든 것이다, 홍다구는 박빠를 때려치울 수 있다고도 했다, 진정한 논객이란, 진정한 사나이란 자기 소신에 목숨을 걸 수도 있어야 되는게 아닌가,
 


박근혜를 비판할 수 있는 박빠논객은 몇 되지 않는다, 모두들 박근혜에게 어디로 가라고 요구하기 보다는 박근혜가 가는 쪽으로 맞춰 붓을 놀린다, 이건 논객이기보다는 필객이고 네티즌이다, 모두가 예스할 때 '노'할 수 있는 논객, 홍다구가 보여주는 것은 그것이었다, 그게 홍다구의 힘, 홍다구의 氣였다,
 


요번 홍다구가 주관하는 독서포럼에서는 깜짝 사건이 발생했다, 박근혜가 불시에 방문한 것이다, 그런 자리에 박근혜가 참석하는 것은 이외의 사건이었다, 주최 측에는 영광이었고 참석자들에게는 좋은 추억거리가 되는 사건이었다, 약간은 누추한 자리에 박근혜가 참석하게 된 연유를 알아본즉슨 거기에는 홍다구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홍다구는 박근혜에게 편지를 보냈다, 자기소개와 독서포럼의 활동과 상황을 설명하고 격려 차 참석해 달라는 간곡한 편지를 보낸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는 참석했다, 그러나 참석하게 된 이유에 이것만은 아닐 것이다, 홍다구는 논객이기도 하지만 오래 전부터 팬클럽에서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었다, 박사모를 시작으로 호박가족에까지 홍다구는 박근혜라면 왕발인 셈이다,
 


박근혜는 어지간한 자리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오랜 세월 박근혜를 위한 활동에 나섰던 홍다구의 뚝배기 맛을 박근혜가 알아차린 것일까, 박근혜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홍다구에게는 있었다, 어떤 정치인에게도 불가능했던 박근혜의 초청, 그러나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뀌게 하는 힘, 그게 홍다구가 뿜어내는 氣였다,
 


박빠논객들을 격려해 달라는 주문이 박근혜가 참석하게 된 이유였다고 홍다구는 해석했다, 그러나 이 주장에는 동의가 되지 않는다, 원인을 하나 더 첨언하자면 박근혜는 앞으로 팬클럽이 지향해야 할 지침을 내린 것이다, 왜 박사모의 모임에는 박근혜가 참석하지 않는 것일까, 정치단체로 변질된 팬클럽이 아니라 건전한 독서포럼이나 봉사활동이 팬클럽이 나아가 할 바라고 박근혜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홍다구를 본 것은 서너 번밖에 되지 않지만 가끔 홍다구는 지가 무슨 서부사나이라도 되는 것처럼 기타를 메고 나온다, 서부 사나이 쟝고가 끌고 다니던 관처럼, 찰슨 브론슨의 하모니카처럼, 황량한 논객의 세계에 기타는 어색해 보인다, 홍다구는 데스페라도의 안토니오 반데라스처럼 기타케이스에 좌익을 박멸할 가공할 무기라도 담고 다니는 걸까,
 


홍다구는 기타케이스에서 최신형 무기를 논객들에게 펼쳐 보인다, 고정된 문자의 세계에서 사는 논객들에게 그것은 신선하다, 싱그럽고 발랄하게 빛나며 하늘로 날아오른다, 홍다구의 기타 연주에는 기분을 업 시키고 분위기를 휘어잡는 힘이 있다, ucc방에는 델모나코의 구성진 노래와 홍다구의 멋진 기타 연주가 어우러지는 동영상이 있다,
 


분위기를 환하게 하는 홍다구의 기,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홍다구의 힘이 대한민국에 퍼지기를 기원한다, 5선 출신의 현경대 의장도 받고 싶어 했던 홍다구의 기가 박근혜에게도 퍼져, 홍다구의 기가 박근혜의 미래를 훤하게 만들기를 기원한다,
 
 
비바람

2010. 0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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