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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 성 접대, 뿌리 못 뽑나!

작성자:

노변담화

조회: 27984 등록일: 2013-03-22

우리 사회에 만연이 된 성 접대 문화는 인류 태동기 때부터 있어 왔을 것이다. 다만 그 방법과 흐름이 지금같이 교활하고 지능적이지 못했다는 것일 뿐, 문화의 한 축으로 음지에서 자생해 온 것은 틀림없다. 지금 고위공직자들의 성 접대 문제로 장안이 발칵 뒤집어 진 가운데, 급기야 이 사건에 연루 의혹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법무차관 내정자가 사퇴를 했고, 그래서 다시 한 번 인사문제로 술렁인다. 북의 도발 위협으로 국가안위가 흔들거리는 중에도 기사 중심에 선 내용이, '성 접대' 사건이다. 우리는 성 접대 사건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것이 4년 전 장자연 사건을 너무 잘 아는 터라 그와 유사한 형태의 사회적 병폐에 또 몸서리 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속을 들여다보면, 장자연 사건은 소속사의 강압적 횡포에 연예인 스스로 자살이라는 극단 방법을 선택한 것 과, 이번의 경우는 피해? 여성이 사회에 고발했다는 점이 차별화라면, 그렇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굳이 지적하자면 이번의 경우는 '누이 좋고 매부 좋다' 는 식의 상호 유희적 성격이 짙게 보인다. 그럼에도 성 접대 사건임에 틀림없다. 성 접대, 성 상납의 비릿한 악의 고리가 딱히 언제부터인가 라고 물으면 선뜩 답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에 필요악처럼 자생해온 성매매와 어떻게 다를까? 문득 생각하게 된다. 성매매의 경우 돈을 받고 몸을 파는 행위를 일컫는 것이고, 성 접대는 몸을 팔긴 한데 몸을 뇌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 접대 사건은 뇌물수수죄에 해당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성 관계는 대가성을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는 게 함정이다. 지난해 11월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드러난 전모(30) 검사 사례가 그랬다. 그래서 '성 매매' 와 '성 접대' 는 묘한 기류가 가로 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일이 불거지자 일각에선 서민들의 것은 성 매매고, 고위층이 그 짓을 하면 성 접대, 냐 라는 말을 할 만 하다. 적어도 부적절한 성 관계를 맺더라도 성 '대접'이란 칭호는 들어야 된다는 비이 냥이다. 아동 성매매와 성 폭력범은 이 땅에 설 자리를 잃고 심지어 '전자발찌'를 차고 살아야 하는 인격말살까지 당하고 있는 시대에, 만에 하나 성을 뇌물로 생각하는 고위층이 있다면 이들부터 화학적 거세를 해야 할 것이다. 동원 된 여성들도 사정은 있겠으나 무슨 이유에서라도 용서받기 어렵다. 몸을 파는 홍등가 여성의 신분도 아니요, 사회적 신분으로 보아 브로커의 강압적 압력을 뿌리치지 못하고 성 접대를 했다면 비난을 피할 길 없다. 조선시대의 기생은 일패(一牌), 이패, 삼패라는 계급이 있었다고 한다. 일패는 교방에서 시가서화(詩歌書畵)를 익힌 품격이 있는 기생이요, 이패는 은군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숨어서 몸을 파는 타락한 일패 출신 기생이다. 삼패가 술도 몸도 더불어 파는 색주가(色酒家)로 일컫는다고 했다. 아직 사실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여서 언급하긴 이르지만, 만약 모든 게 사실로 드러나면 동원된 여성들이 일패 기생이 못되고 삼패 해당 된 것이 안타깝고, 함께한 고위공직자들은 뇌물을 가장한 성 매매 범으로 오인되었으니 참으로 망측하다. 해당되는 고위관련자들은 꽃뱀에 걸려들었다고 하소연 할지 모르겠으나 이와 같이 필요악의 꽃뱀도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니 씁쓸하기만 하다. 성 대접 사건이 주기설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몇 년 간격으로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이유가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사회적 프레임 구도에 빠졌기 때문이고, 솜방망이 처벌에 악성 바이러스는 내성이 단단해 졌기에 그렇다. 오히려 새롭게 진화하는 고위층 성 접대 문화는 전쟁 외엔 방법이 없다. 사이버테러와의 전쟁만이 있는 게 아니다. 내부의 적이 무섭다는 진리를 왜 모르는가. 로마가 왜 멸망했는가를 반추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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