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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48) '1.21사태'의 두 영웅, '최규식'서장과 '정종수'경장을 기억하자.
작성자: 수퍼김 조회: 10285 등록일: 2014-02-01

금번 칼럼은 1968년 1월 21일 발생한 북괴 특수부대인 124부대의 청와대 습격이 저지된 '1.21사태' 46주년을 맞아 당시 전사한 최규식서장과 정종수경장의 위국헌신을 기억하고 북괴의 도발에 대비하자는 내용입니다. 김영시 드림

 

2014. 01. 21.(화) 대경일보 칼럼 원고(48)

‘1.21사태’의 두 영웅, ‘최규식’서장과 ‘정종수’경장을 기억하자.

請道칼럼

김영시(한민족통일안보문제연구소장)

  오늘은 46년 전 1968년 1월 21일에 북괴의 특수부대인 124부대 소속의 무장공비 31명이 대한민국의 청와대를 기습하려다가 신고를 받은 우리 경찰과 군의 신속한 대응으로 청와대 기습 직전에 저지된 ‘1·21사태’가 발생한 날이다. 당시 유일하게 생포되었던 김신조의 이름을 따서 ‘김신조 사건’이라고도 한다. 이 청와대 습격을 저지하다가 위국헌신한 종로경찰서 ‘최규식’서장과 ‘정종수’경장은 영웅으로 기억되어야 할 인물이다.

  이 사건 시말을 살펴보면, 1968년 1월 13일에 북괴 민족보위성 정찰국의 124부대 소속 31명이 북괴군 정찰국장인 김정태로부터 청와대 습격과 박정희 대통령 암살 지령을 받아, 대한민국 국군의 복장과 권총과 수류탄 및 기관단총으로 무장하고, 1월 17일 자정을 기해 휴전선 군사분계선을 넘어 야간을 이용하여 대한민국 수도권에 잠입하였다.

  이틀 후인 1월 19일 오전에 경기도 파주 법원리 마을 뒷산에 나무를 하러 올라갔던 우성제씨 4형제는 국군 복장을 한 채 수류탄과 기관총으로 중무장한 무장공비와 마주쳤다. 이들은 우씨 형제에게 경찰서의 위치와 문산, 동두천, 의정부로 가는 방향 등을 묻고 신고하면 가족들까지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한 뒤 풀어주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갈등하던 우씨 형제는 이날 밤 9시, 파주군 창현리 창현 파출소에 ‘공비 출현’ 신고를 하였다.

  당시 김성은 국방장관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서울지역에 갑종 비상경계령을 내렸고 서울지역 경찰서에도 비상 경계근무가 시작한 때였다.

  그러나 김신조 부대는 행군하는 국군처럼 위장한 뒤 세검정 쪽으로 접근했다. 도중에 경찰의 검문을 받았지만 ‘우리는 CIC 방첩대다. 훈련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이니 참견마라’라는 거짓말로 검문을 따돌렸다. 육군기무사령부의 전신인 CIC 방첩대가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파악하고 치밀한 계획에 따라 움직인 김신조 부대가 청와대를 공격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서 비상근무를 지휘하던 최규식 종로경찰서장이 이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자신들은 CIC 방첩대이며 부대가 있는 효자동으로 가는 길이라는 억지 주장도 최규식 서장에게는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최규식 서장은 그들에게 ‘나는 종로경찰서장이오. 소속과 신분을 밝히시오.’라며 길을 열어주지 않았다. 이들의 실랑이는 최규식 서장의 지프차 뒤로 정차한 시내버스를 국군의 지원병력으로 오인한 김신조 부대가 발포와 수류탄 투척으로 자하문초소 일대는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현장에서 지휘하던 종로경찰서장 최규식 총경은 적의 총탄에 맞아 의식이 흐려지는 순간에도 ‘청와대를 사수하라!’는 명령을 내리며 김신조 부대원 1명을 사살한 후 사망하였다. 그와 함께 교전을 벌이던 정종수 경장도 피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영원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군경합동수색작전은 경기도 일원에 걸쳐 1월 31일까지 전개하였다. 이 결과 124부대 소속 31명 중 28명이 사살되고 김신조는 인왕산 기슭에서 생포되었으며, 2명은 도주하여 북으로 넘어갔다. 도주한 놈 가운데 한 놈은 후에 북괴 인민무력부 부부장을 역임한 박재경(계급 대장)이며, 2000년과 2007년에 송이버섯을 가지고 방한하기도 했다.

  124부대의 청와태 습격은 미수에 그쳤으나, 이 사건 이후에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관계가 고조되자, 박정희 대통령은 ‘국가안보 우선주의’를 선언하게 되었고, 대한민국 예비군이 창설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울러 공군에서는 특수부대인 684부대(일명 실미도부대)를 비밀리에 조직하여 보복성 공격을 계획하였으나, 남-북의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자 무산되었다.

  나라를 뒤흔든 김신조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되었지만 만일 최규식 서장이 김신조 부대를 막아서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최악의 경우 행정부 수반을 잃은 우리 대한민국은 북괴와 일전을 불사하는 무력충돌(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이것이 전면전으로 확대되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발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이렇듯 국가의 운명은 단 한사람에 의해서도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1.21 청와대 습격 사태와 관련하여 침투한 ‘김신조’만을 기억하고, 전사한 ‘최규식’서장과 ‘정종수’경장이 위국헌신한 것은 잊고 있는 듯하다.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최규식 서장과 정종수 경장은 순직 후 각각 경무관과 경사로 1계급 특진되었으며, 또 태극무공훈장과 화랑 무공훈장이 각각 추서되었다. 두 영웅의 호국정신과 애국심을 가슴깊이 길이길이 새기면서, 북괴의 도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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