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화된 우리 사회의 불안정한 정치 기류를 바꿀 수 있는 시민혁명을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당이 먼저 선점할 수 있을 것인지 국민은 지켜보게 되었다.
국가 발전을 위해 개혁이니 혁신이니 새정치니 하지만 우리의 정치에서 붕어가 없는 붕어 빵 정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표준화된 지방 정치 발전을 지향하지 않는다면 이번 6.4 지방선거 역시 극단적 지역적, 세대간 이념적 대결 구도의 대립 양상으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하게 된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무당파나 정치 혐오 세력들이 안철수를 지지한다면 이것은 안철수식 새정치가 아니다. 어차피 안철수 신당이란 기존의 정당구도에서 제3의 세력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안철수를 제외한 새정치신당의 인물군은 구태에 찌든 낡고 병든 철새 정치꾼들의 집합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민주당을 둘러싼 도토리 키재기식 혁신모임이나 친노 세력의 국민 편가르기 분열 작태는
민주당의 갈등 봉합과 먼 거리이고 결과적으로 김한길을 제어하지 않을 수 없기에 이를 먼저 간파하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그러므로 안철수를 주저 앉히지 못한 얄팍한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는 6월4일 지방선거에서 만약 안철수 신당이 제2의 정당이 되기 위해 서울 시장 민주당 후보인 박원순을 낙마 시키고 그 여세를 몰아 수도권에서 선전하거나 호남권에서 민주당을 앞 서는 지지를 얻는다면 안철수 신당은 향후 민주당의 몰락 뿐 아니라 정의당과 통합진보당 까지도 흡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둔한 맥락에서 살펴 보면 정치적 견해가 다른 정당이 선거전략 차원에서
정치공학적인 발상으로 야권이 뭉쳐질 개연성은 다분하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 상황은 정치의
대의와 본질을 따질 만큼 한가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현 구도상에서 안철수 신당과 야권이 각자 도생할 경우 새누리당 후보를 이길 수가 없게 돼있다.
진보세력이 참패했던 2006년 지방선거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당시 자살한 노무현의 열린우리당은 광역단체장 전북 단 한 곳만 건졌을 뿐 한나라당에
12곳을 내줬고 한나라당에 맞서 열린우리당과 새천년민주당은 분열된 채 선거를 치렀다.
준비도 안된 열린우리당이 안철수 신당처럼 새 정치를 하겠다며 호남에서 민주당과 경쟁하고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 보다 지지율에서 크게 앞섰다는 점이 현재의 구도와 흡사하다.
안철수와 그 참모들도 야권이 연대하지 않는 한 각자 도생은 어렵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은 멍청한 민주당과 전혀 다른 정치 셈법으로 이번 지방선거에 임할 것이다.
앞에서 이미 언급한대로 서울에서 박원순을 낙마 시키고 수도권에서 1석, 호남에서 1석을
얻는다면 새누리당과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과 맞붙어도 성공이란 계산이기 때문이다.
지금 차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광역단체장도 여당에 뺏기더라도 안철수 신당의 가능성은 크다.
애초 정치지형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는데다 인구 분포에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할 거라는 예측이 나와있다. 충청 유권자가 호남을 역전했고
고령화로 보수 성향 유권자가 늘어났다. 국민이 보기에 여당이 예뻐서가 아니다.
민주당은 국민여론을 무시하고 사사건건 박근혜 정부가 실패하기만을 바라고 종북 좌편향에
무능하기 짝이 없는데다 안철수 신당은 여전히 실체가 모호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론은 민주당 보다 안철수 신당이 더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과 국회를 여당이 장악하고 있는 마당에 지방선거마저 승리한다면 보수 정권의
독주를 견제할 세력이 없어지게 된다. 그건 민주주의 발전이나 올바른 정치 문화 형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독선, 불통, 무능의 국정을 연장하는 데 힘을 보태줄 뿐일게다.
민주당으로서도 이번에 패배하면 당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게 된다.
안철수 신당도 채 싹을 틔워보지도 못한 채 주저앉을지 모른다.
안철수는 천시나 마찬가지인 시대정신도 좋고 지리적으로 영남출신이다. 조건은 좋지만
독자적인 세력을 만들지 못한 제3 정당의 한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정치 구조에서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의 마음을 사지 못하면 매사 헛일이라는 얘기다.
안철수는 아직도 순진하다. 정치인 문재인의 실체를 잘못 보았기에 과소평가했고 민주당의 김한길을 만나 어설픈 정책연합이니 하면서 안철수는 현실정치를 모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자 대결 구도로 가며 세 불리기를 하다 정 역부족이면 어느 한쪽을 손들어 주는 게 정치라지만 이제는 아닌 것이다. 정치연대를 하는 순간 안철수는 국민으로 부터 버림 받게 된다.
지방선거에서 역부족이니 민주당과 단일화라는 식상한 드라마에 처박히면 안철수에게 미래가 있을까?
비록 단일화를 하지 않고 안철수 신당이 추구하고자 하는 새정치신당의 간판으로 이번 지방선거를 치러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안철수는 깊이 고뇌해야 한다.
왜 우리 국민이 민주당에게 등을 돌리게 되었으며 힘을 실어 주지 않는지 부터 깨달아야 한다는 말이다.
6·4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창당도 되지 않은 안철수 신당 지지도가 전국적으로 만만치 않은 까닭이 있다. 안철수가 국회의원으로 눈에 띄는 일을 해낸 것도 없고 그렇다고 시대를 이끌 변혁적 리더십을 보이지도 않았으며 안철수와 행동을 같이하려는 국회의원도 겨우 한 명에 불과하지만 국민 여론은 정반대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치는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이뤄 주는 공동체 사업이다.
정치가 내포한 비루함과 야수성은 국민이 가려 준다. 안철수가 이 정치 본질을 체득했는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영호남 남녀노소가 성원을 보내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여야가 그 주범이다.
지난 1년 여 여야가 편 갈라 한 짓은 국민 기억에 생생하다.
대선 때 무릎 꿇고 내려놓겠다고 약속한 온갖 기득권과 특혜는 그대로 꿀 바른 떡고물 처럼 열심히 지키고 있다. 대국민사기극을 벌이고도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사과할 염치도 없고 매 맞을 용기도 없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햇볕정책 수정 등 좌표 이동과 종북 좌파 노선 투쟁이라도 벌일 태세이고 안철수당 찍으면 새누리당이 어부지리 당선이 된다거나 야권 분열은 새누리당의 독식이라며 협박과 읍소 작전으로 다수당인 3당판을 흔드니 구태의연한 민주당 지지도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민주당 시각에서 안철수는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다. 미꾸라지면 어떤가.
기존 정당이 정치판을 흙탕물로 만들었고 안철수는 그런 만큼 미꾸라지가 아닌 흙탕물의 정치판 메기가 되어야 한다. 새누리당이 지방선거에서 독식을 하더라도 안철수는 살아 남는다.
그리고 누가 미꾸라지인지는 머잖아 판정 난다. 심판의 날은 6월4일이다. 이제 4개월여 남았다.
안철수가 민주당을 흡수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민주당이 왜 국민으로 부터 버림 받았는지 알면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