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소동파(蘇東坡)는 '인생은 글자를 알 때부터 우환이 시작된다. 그러니 자기 이름만 대충 쓸 줄 알면 그만 둘 일이다' 라고 읊조린 바 있다. 반드시 글자뿐이겠는가? 대체로 사람은 서투른 지식에 따른 어설픈 말과 행동 때문에 망신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 만들어 낸 모든 기교적인 것, 이기(利器)들 어느 것 하나 우환의 시초가 아닌 것이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헤엄을 잘 치는 사람은 물에 빠져 죽기 쉽고, 나무에 잘 오르는 사람은 나무에서 떨어져 죽기 쉽고, 말을 쉽게 하는 사람은 그 말 때문에 역시 망신을 당하기 쉬운 법이다. 어쩌면 그런 까닭에 옛 성현들도 교만을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고 교훈을 남겼을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옛 성현들은 '사람의 걱정은 '남 가르치기'를 좋아 하는 데 있다'고 했다. 또한 '덕(德)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말(言)이 있지만, 말이 있는 사람이 반드시 덕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뒤집어 보면 '어진 사람(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용기가 있지만, 용기 있는 사람이 반드시 어진 것은 아니다'라는 말도 된다. 요즘 까칠한 임순혜씨가 연일 뉴스메이커가 되고 있다. '경축! 비행기 추락, 바뀐애(박근혜 대통령을 조롱한 말) 즉사‘라는 충격적인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리트윗해 난장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민주당이 추천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이다. 그것도 방송과 보도의 교양적인 자문기구인 보도교양특위 심의위원이다.
임순혜씨는 지난 번 서울역 인근 고가도로에서 분신해 사망한 이남종씨 추모음악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경축! 비행기 추락 바뀐애 즉사’라는 글이 쓰인 시위 피켓을 사진을 리트윗하면서 ‘이것이 지금 국민의 민심이네요’라고 적었다. 저주와 적개심이 없으면 나올 수 없는 행태다. 방통위에서 방송과 보도의 교양적인 자문기구인 보도교양특위 심의위원이 그것도 대통령을 향해 행한 행태였다는 점에서 경악할 수밖에 없다.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고 무심코 리트윗한 것”이라며 사과하면서도 비판에 대해 “현재 국민의 정서로 받아들여야지 저주로 몰아붙여 공격할 일은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당연히 비판의 여론은 그 칼끝이 그녀를 추천한 민주당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전력을 봐도 그럴 수 밖에 없다. 민주당 인사들의 도가 넘는 박근혜 대통령 비하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홍익표의 귀태(鬼胎, 태어나서는 안될 사람)와 귀태후손(박근혜 대통령) 발언, 양승조의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의 전철을 밟아 암살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황당한 발언, 이종걸의 '박근혜 그년' 발언, 박정희-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김용민의 ‘애비나 딸이나’ 발언 등도 그 연장선에 있다. 여기에 급진좌파 장하나는 박대통령에게 퇴진하고 대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는 민주주의 근간을 부정하는 대선불복 주장까지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다.
내면적인 자유가 없는 외부적 자유란 무가치한 것이다. 비록 내가 외부적 폭압에 의한 굴복에서 벗어났다 할지라도 자신의 무지, 죄악, 이기주의 공포 등의 결과로 자기 자신의 마음을 지배할 수가 없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민주당과 임순혜씨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는 진리를 깨달은 어진 사람은 죽음도 아끼지 않은 용기를 동시에 갖게 된다고 배웠다. 그러나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가 반드시 어진사람은 아니다. 어질다는 말은 용기가 있다는 것을 동시에 뜻하지만 용기가 곧 어질다는 뜻이 될 수는 없다. 이는 말하기를 위한 말, 용기를 위한 용기는 참다운 말과 참다운 용기가 될 수 없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임순혜, 그 여자가 사는 법에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소신발언이라 해도 사회에는 지켜야 할 공적 질서의 보편적인 선(線)과 규칙이 있다. 막말이 금도를 넘어섰다. 그 막말의 중심에는 언제나 민주당이 있다는 사실도 볼썽사납다. 주홍은 동색이라 했던가? 임순혜씨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출신으로 미디어기독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면서 '쿠데타 정권 박근혜 퇴진하라'는 등 비난 글을 수차례 리트윗했던 경력도 있다고 한다. 해외순방 중인 대통령을 향해 ‘경축! 비행기 추락 바뀐애 즉사’라고? 어처구니없다. 나라를 어지럽히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을 일컬어 난신적자(亂臣賊子)라고 말한다. 영락없이 임순혜씨를 두고 한 말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