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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그만하면 됐다.
작성자: 산동거사 조회: 9334 등록일: 2014-05-28
절영회(絶纓會)가 주는 교훈-

절영회가 열리던 그날 어떤 술 취한 장수가 초장왕의 사랑하는 애첩 허희의 허리를 껴안고 강제 접문(接吻:지에원:키쓰)을 했고, 허희는 찰라 적으로 그 장수의 갓 끈을 끊어 가지고 왕에게 사실을 고하며 그 괘씸한 놈을 벌주기를 청하자, 왕은 누가 그 갓 끈의 주인인지 모르도록 모든 참석자의 갓 끈을 끊도록 명했던 것이다. 허희는 기가 막혀“그 자를 색출하지 않으셨으니, 어떻게 상하 관계가 유지되며 남녀가 유별한 예의가 바로 잡히겠나이까?”라고 앙탈을 부려 본다. 그러나 초장왕은“만약 내가 그 자를 찾아내어 너의 절개를 표창하고 그 사람을 처벌한다면 너에게도 아름다울 게 없고, 여러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여 신하들의 흥취가 사라지게 될 건신 즉, 내가 잔치를 차린 의의가 없어지고, 그렇게 되면 과인이 명령한 뜻에도 어긋나지 않겠느냐?‘라며 일축해 버린 것이다. 과연 참다운 지도자요 군자다운 풍모가 아니겠는가. 절영회 그날의 일이 시 한 수로 남아 있다.

 

암중견몌취중정(暗中牽袂醉中情):어둠 속 잡아끈 손은 취중의 행동인 것을

옥수여풍이절영(玉手如風已絶纓):섬섬옥수 바람같이 갓 끈을 끊었다네.

축어수기십분청(畜魚水忌十分淸):너무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 수 없기에

진설군왕강해량(盡說君王江海量):군왕의 넓은 도량은 바다와 같다고 전해오네.

 

연목구어(緣木求魚)-

주지하는바, 나무에 올라 고기를 얻으려고 한다는 뜻으로, 목적과 수단이 맞지 않아 불가능한 일을 굳이 하려 함을 비유하는 성어이다. 처음부터 언어도단이고 어불성설이었다. 한마디로 당치도 않은 얘기나 일을 두고 연목구어 한다할 것이다. 하긴 당치 않은 일이 어디 한둘 이겠는가마는......<安 후보자, 번 돈 내놓는다고 공직 적폐 척결 자격 생기겠나?>오늘 아침 조선사설 제목이다. 말인즉, 지금 안 후보자는 전관예우로 일반 국민은 상상할 수도 없는 거액을 벌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으며, 안 후보자가 번 돈을 모두 내놓는 것으로 그런 의심이 씻은 듯 사라져 그가 전관예우 척결의 선두에 설 명분이 생길까. 아니면 고위 공직 출신은 높은 자리 제의가 오면 번 돈을 내놓으면 그만이고, 제의가 없으면 계속 전관예우를 받아 돈을 벌면 되느냐는 개탄이 나올까? 라며 개혁은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성공하는 것이지 안 후보자가 택한 방식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밑도 꿑도 없는 애매모호한 결론만 내린다.

 

허유(許由)와 소부(巢父)를 찾는가?

지난날 관공서엘 가서 아주 급한 서류나 자료를 참고할 일이 있으면 소위 급행료라는 게 공식적으로 있었다. 물론 접수순서에 따라 차분히 기다려야겠지만, 때론 사안에 따라 화급을 다투는 일도 있을 것이며 어떤 것은 생사가 달린 문제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 급행료를 내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관과 민이 서로 상부상조 내지 협력하는 게 아닌가. 차라리 공개적으로 그런 제도를 만들어 편리를 보는 게 낫지 그것마저도 부정의 씨앗이라고 없애 버리면 뒷구멍으로 해 먹을 놈은 다 해먹고 정작 화급하거나 사활이 딸린 민원이 그런 수혜를 못 받으면 오히려 낭패인 것이다. 적당히 썩은 토양은 자양분이 많아 식물이 쑥쑥 잘 자란다. 물론 지나침은 문제가 있어나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공생 관계에서 얼마간의 인정 씀은 필요하지 않을까? 매관매직을 일삼고 국고를 털어 먹고 거드름을 피는 게 아니라면 자신도 모르게 저지른 비리 한두 개 쯤은 이 사회와 국민이 용납하고 오히려 국가와 국민을 위해 그 과오와 허물을 씻을 기회를 주는 게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을까? 세상의 모든 일이란 게 그렇다. 증류수에 고기가 살 수 없는 법이다. ‘축어수기십분청(畜魚水忌十分淸):너무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 수 없기에’하는 얘기다. 자기의 애첩의 입술을 훔친 치한(?)의 위기를 갓끈을 잘라내 구해 준 초장왕의 흉내를 내자는 게 아니다. 거듭 강조 하지만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살 수 없음에 지나친 인사검증은 연목구어일 뿐이다. 우리 사회엔 소부(巢父) 허유(許由)같은 그런 천연기념물은 애당초 존재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안 후보자가 택한 방식.

안 후보자는 대법관 퇴임 1년 후인 작년 7월 변호사 사무실을 열어 연말까지 불과 5개월 동안에만 16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올린 수입이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가 전관예우를 받지 않은 일반 변호사였어도 이런 막대한 수입을 올릴 수 있었겠느냐는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안 후보자의 수입 중에서 기부금으로 냈다는 4억7000만원도 그중 3억원은 총리 후보 내정 직전에 낸 것이라고 한다. 안 후보 측은 "실제 기부 집행은 내정 직전이지만 협의 과정은 그 전부터 진행됐다"고 해명하지만, 안 후보가 총리 내정 전후로 기부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솔직히 이런 사람이 또 있었던가? 전관예우이든 아니든 또 총리 내정 이후이든 아니든 기부를 하고 일정금액을 사회에 환원 하겠다고 했던 지명자나 후보자가 있었더냐 말이다.

 

절영회(絶纓會) 뒷담화

절영회가 있은 2년 후의 얘기다. 초장왕은 정(鄭). 진(晉)연합국과의 싸움에서 패하여 사로잡힐 위기에 있었다. 그 순간 혜성처럼 나타난 장수 하나가 죽기를 다하여 그를 구출해 내고 휘하의 병사를 몰아 적들을 쳐부수고 오히려 역전을 한 것이다. 전쟁이 끝난 후 초장왕은 그 장수공로를 치하하려고 했다. 장수의 이름을 당교(唐狡)라고 했다. 왕의 치하에 당교는 말 한다. ‘소장이야 말로 대왕의 은혜를 잊지 못합니다. 2년 전 잔칫날의 무례를 저지른 놈이 소장이었습니다.’당교는 초장왕의 은혜에 감읍한 나머지 죽기로 싸워서 왕을 구출해 낸 것이다. 안 내정자에게 얼마간 하자가 있다 치자. 우리가 사는 사회에 허유(許由)와 소부(巢父)는 전설의 인물이다. 설령 그들 같은 이가 있다하여도‘축어수기십분청(畜魚水忌十分淸)’인 것이다. 안 내정자가 국민과 국가에 당교(唐狡)같은 인물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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