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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께서 기억하시던 비바람의 칼럼

작성자:

비바람

조회: 12793 등록일: 2013-12-19

어느 분께서 논객넷 게시판에 섬찍한 제목을 올려놨네요,
대통령께서 비바람의 글을 살펴보는 것 같으니 
글 쓰는데 신경 쓰라고요,
 


링크를 걸어놓은 일베 글을 따라가보니
몇 년 전에 토론회에 참석하셨던 각하의 사진도 보이고,
대통령께서 비바람의 칼럼 내용까지 기억하고 있더라고
적어 놨네요,
 


그 당시 저도 깜짝 놀랐고 감동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프런티어 시절 홍다구님이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독서 토론회였지요,
자료를 찾아보니 정확하게 2010년 6월 4일 토요일 오후 6시,
장소는 민들레영토 신촌점이었습니다,
 


당시 제주도 촌구석에서 숨만 뻐끔거리며 살고 있던 저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겸사겸사 상경하게 되었고
당연히 홍다구님의 토론회에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독서토론회의 주제는 '한국과 미국의 헌법정신'이었고
현경대 수석부의장님과 정경희 교수의 헌법정신에 대한
강연도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이라고 기억합니다,
갑자기 토론회장이 웅성거리는 분위기가 이어지더니
당시 박근혜 의원님께서 깜짝 출현하신 것이었지요,
 
2010년 당시 박통께서는 당 대표도 아니었고, 평의원 신분이었지만
강력한 대권후보였기에 독서포럼에 참석했던 사람들에게는
긴장과 감동, 흥분과 스릴, 열광이 넘쳐나는 
도가니가 되는 것은 당연지사!
 


박근혜 의원님(편의상 당시 신분으로 표현)께서 일장연설을 마치시고
현장을 나가시려고 할 때 제가 번쩍 일어나 질문 드릴 것이 있다고
도발했었지요,
 


빅 의원님께서는 다시 단상으로 돌아가서 질문을 받을 준비를 하시고,
제가 간단한 저의 소개를 하고, 질문을 세 개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질문은 당시 예민했던 이슈 문제였고,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는데
무난하게 대답하셨다는 생각이 드는 답변이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질문 내용은 기억이 가물거리네요,
하나는 당시 논란이 되고 있던 박사모 문제였다고 기억합니다,
 


당시 박근혜 의원님께서는 답변하시기 전에
제 필명과 칼럼 제목 하나를 언급하시면서
정확하게 칼럼 내용까지 기억하고 게시더군요,
 
더군다나 칼럼을 썼던 것은 2006년 6월이었습니다,
무려 4년이 지났는데도 박근혜 의원님께서는 
칼럼 제목과 내용, 황송하게도 제 필명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칼럼 제목은 '박근혜 제주도에서 태어나다'였습니다,
이 때가 이명박과 박근혜의 대선 경선 1년 전이었으니
어쩌면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제 칼럼을 읽으시고
대권에 대한 전의를 불태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 박근혜 의원 독서토론회 참석 사건은 보안을 요구했기에
지하에 묻혀져 잊혀지는 사건이 되었고
다만 여러 사람의 가슴 속에서만
철썩거리는 추억이 되어버린 사건이었습니다,
 


그 잊혀져 가물거리는 사건을
어느 '일베충'님께서 언급을 해주셨네요,
다시 그 시절의 추억에 젖게 해서 
잠시나마 행복하게 해주신 일베충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런 의미에서 당시 칼럼을 앵콜송으로 
다시 한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근혜 제주도에서 태어나다 
 
비바람 2006.06.04 22:48 수정 | 삭제 | 공개친구 블로그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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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 박근혜가 제주도를 방문하던 날에 박근혜 선거 유세를 쫓아다닐 기회가 있었다, 어디 멀리에 있는 박근혜의 팬이 박근혜의 유세코스를 쫓아 제주도에 오는데 길안내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길을 나서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정권 교체를 외치면서 손가락 운동만 하는데 대한 미안함으로 함성도 질러보고 몸으로도 때워보자는 마음도 있었고, 여차하면 박대표와 악수라도 하는 영광을 가져 보자는 치기도 있었다,
 



공항에서부터 박근혜의 주위에는 군중으로 뒤덮였다, 지충호의 영향으로 경호원들이 박근혜를 둘러싸고 있었고, 취재진과 박근혜를 보려는 인파들로 뒤덮여 박근혜에게로 가는 길은 너무나 멀고 험했다, 인파들 틈으로 얼핏 박근혜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이것은 오늘 벌어질 잔치판의 예고편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제주시청 앞 대로였다, 6차선 대로 양옆 인도는 인파로 뒤덮여 인도의 기능은 상실되었고, 시간이 흐를 수록 차도에까지 인파들로 넘쳐났고 시청 마당도 인파들로 뒤덮였다,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언론에서는 서귀포 유세에서는 오천에서 팔천 정도로 추산하였고, 시청 인파는 만 오천에서 이만명 정도로 추산하는 근래에 볼 수 없었던 구름같은 군중이었다,
 



수많은 남녀노소 장삼이사들이 기울어가는 햇살을 받으며, 지열로 달구어진 아스팔트 맨바닥에 앉아 이마에 땀방울을 송글거리면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있었다, 기다림에 비해 박근혜의 연설은 길지 않았다, 상처 때문에 전여옥처럼 격정적인 연설도 할 수 없었고 활짝 웃는 미소도 보여주지 못했다, 연설은 나지막했고 미소는 잔잔했다, 그러나 청중들은 박근혜의 말 한 마디, 손짓 하나에도 용광로처럼 열광하고 있었다,
 



연설이 끝나고 박근혜가 차에 오르자, 자리를 지키던 군중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박근혜를 연호하며 우르르 몰려나와 차를 에워싸고 6차선 대로를 덮어버린다, 낯선 풍경이 아니다, 몇 시간 전에 서귀포 동문 로타리에서도 이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었다, 거기에서도 박근혜를 좀더 가까이서 보기 위하여, 박근혜를 불러보기 위하여, 핸카와 디카를 들이밀며 사진을 찍기 위하여 군중이 차량을 포위해 버렸다,
 



단지 다르다면 제주시청 대로에서는 더많은 군중이 운집했다는 것 하나였다, 선루프로 몸을 내민 박근혜는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사람들은 박수와 연호를 보내며 박근혜에게로 모여든다, 차는 천천히 움직이며 본의 아닌 카 퍼레이드가 시작된다, 처음으로 나는 한나라당 후보가 이길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때도 이때였다, 그것은 거대한 열기였다, 열망이었다,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를 지나간다, 박근혜에게로 다가가려는 수많은 사람들, 아아 도대체 저들은 다 누구란 말인가, 저들도 다시는 지충호같은 인간이 박근혜에게 다가갈 수 없도록 경호하려는 것일까, 아버지와 어머니를 민족의 제단 위에 바친 여인, 이 여인만큼은 다시는 헛되이 뺏기고 싶지 않은 것일까, 그녀의 아버지가 못다이룬 역사의 진보를, 민족의 중흥을, 그 무엇을 이 여인에게서 바라보는 것일까,
 



차는 천천히 내앞을 지나가고, 나는 아주 가까이서 그녀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언론에서 보는 박근혜의 인상은 수수하다는 인상이었었다, 근접에서 실물로 보는 박근혜는 아름답다는 인상이 들었다, 젊은 처녀가 아니고 나이든 여인에게 아름답다는 말은 찬사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평범하면서도 뽀얀 얼굴에서 그 단어말고는 딱히 생각나는 단어가 없었다,
 



그것은 기품(氣品)이었다, 박근혜에게서 나오는 아름다움은 외면이 아니라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美였다, 어쩌면 그것은 목련꽃처럼 우아했다던 그녀의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인지도 모른다, 분명 차 위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박근혜는 언론에 나오던 박근혜가 아니었다, 소리치지 않으면서 흥분하지 않으면서 엷은 미소와 손짓만으로 군중에게 침묵으로 열변을 토하고, 군중에서 환호와 연호를 이끌어내는 웅변가였다,
 



제주도에서의 박근혜는 그녀의 별명이었던 연약한 공주의 모습이 아니라 카리스마가 넘치는 여제(女帝)의 모습이었다, 권위와 권력으로 군림하는 여제가 아니라 온화와 온유로 군중을 제압하는 여제였다, 병상에서 나오면서 박근혜는 이제부터는 덤으로 얻은 목숨이라했다, 그 예전의 박근혜는 지충호에게 피습당해 병상에 버리고 온게 분명했다, 내 앞의 박근혜는 새로이 태어난 새로운 박근혜였다,
 



박근혜는 덤으로 얻은 목숨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했다, 박근혜에게서 뿜어져 나왔던 아름다움은 어쩌면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민족과 역사의 제단에 헌신하려는 자의 비장미(悲壯美)였다, 비로소 정파와 정당과 정치의 다툼에서 벗어나 국가와 민족과 역사를 바라보려는 초월자의 모습이었다,
 



창랑한 물결 위에 한조각 나룻배처럼 박근혜의 차는 물결을 헤치며 나가고, 거대한 인파는 나룻배를 떠받치고 있다, 저 거대한 물결이야말로 흔히 말하던 민중이 아니던가, 역사의 주인이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다는 민중이 아니던가, 그렇지만 오늘 한 개인에게 열광하는 저 민중은 역사의 주인이기 보다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려기 보다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역사의 주인을 고대하고 있다,
 



잘사는 자와 못사는 자로 갈갈이 찢어지고 나눠져 증오와 분노로 얼룩진 민중의 역사에 신물이 난 민중들이 자애와 화합으로 하나로 뭉쳐져서 미래로 이끌어갈 영웅을 기다리고 있다, 좌파 정권 8년여에 온갖 협잡꾼이 범람하는 민중의 역사에서 이제 영웅의 역사를 갈구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에서의 박근혜는 그것을 알아듣고 대답하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박근혜에게서 뿜어지는 정체 모를 아름다움은 틀림없는 그것이다,
 



지충호는 박근혜를 살해해 버린 것이 확실하다, 한 시대의 종말과 새시대의 개벽을 열망하는 군중들과, 남은 인생을 국가와 국민에 투신하려는 지도자가 무언으로 웅변하고 함성으로 응답하는, 서로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이심전심의 대웅변이 이루어지는 제주도 시청 대로에서 예전의 박근혜는 죽고없고 이제 새로이 탄생하는 박근혜의 태산같은 웅자(雄姿)를 본다,
 
 







20060602
비바람의 熱血冷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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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8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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