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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피할 수 없으면 정면돌파해라

작성자:

오대산

조회: 5813 등록일: 2016-10-30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 말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군대를 이끌고 루비콘 강을 건너 이탈리아 북부로 진격하면서 했던 말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카이사르는 루비콘 강을 건너면 당시 로마의 국법을 어기는 것이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내전으로 치닫는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이 말을 사용했다고 한다. 흔히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전환점’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의미할 때 이 말을 인용하고 있다. 이를 영어권에서는  “당신 뒤에 있는 다리를 불태워 버려라”(Burn your bridge behind you)라고 하지만, 한자 문화권에서도 '배수의 진' '승부수를 띄운다'는 뜻의 '파부침주(破釜沈舟)'라는 말도 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에게 연설문 등을 사전 유출한 것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 골자는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선거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이었고 “취임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두었다”고 했다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이른바 '최순실 국정 농단'이라는 거함은 이미 각종 유언비어까지 싣고 루비콩 강의 중심으로 향하면서 대한민국은 선동정치가의 데마고기(demagogy)의 먹이감으로 전락되어 버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국기 문란, 비리와 부패 혐의자 최순실씨는 검찰에 출두해 국정 농단의 전모를 밝히고 국민에게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수도권 일부 대학생들도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통해 “특검으로 밝혀야 한다. 현 정부에서 활동하는 '최순실 부역자'들은 권한을 포기하고, 다음 대선까지 국정운영을 이끌 초당적 기구를 설립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 술 더 떠 한 시민단체 간부는 시위 집회장에서 “최순실 사태를 바라보며 특검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특검은 사실 은폐로 이어질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을)국민의 손으로 끌어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업자득이다. 우물쭈물하다가 호미로 막을 것을 굴착기로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권력은 부패하기 쉽고,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명언은 옳았는가? 사실 조선일보가 그동안 집요하리 만큼 최순실을 파고 들었을 때 국민들은 “송희영 분풀이” “지겹다. 이제 그만해라”라며 시큰둥 했었다. 그러나 뭔가 믿는 구석이 있었나? 그럴수록 더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딸의 학교입학 특혜 논란, 사생활까지 파고 들어 스스로 인권침해 영역까지 다달랐다. 결국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것인가? 마치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의 승전보를 쓴 꼴이 된 것이다.
  
어쨌든,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최순실 실체가 드러나면서 최근 시국선언과 더불어 대통령 하야, 퇴진 목소리도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대통령의 정상적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과 기대는 사라졌고 온 국민의 분노만 하늘로 치솟고 있다. 상황으로 보면 왠만한 충격요법으로는 수습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결단해야 한다. 파부침주의 결기(決起)로 이 국면을 전환해야 한다. 그것은 대통령 자신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서 필요한 결단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피할 수 없으면 정면돌파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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