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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하얀 찔레꽃과 천렵의 추억

작성자:

진실과 영혼

조회: 7054 등록일: 2016-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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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id=A_236DC34E5750E46F263D36 class=txc-image style="CURSOR: pointer; FONT-SIZE: 14px; HEIGHT: 239px; FLOAT: left; CLEAR: both; WIDTH: 337px; MARGIN-RIGHT: 8px" border=0 hspace=1 vspace=1 src="http://cfile232.uf.daum.net/image/236DC34E5750E46F263D36" width=337 height=239 exif="{}" actualwidth="540" data-filename="초가집.PNG" isset="true">
내 고향은 충청도- 충북과 충남의 접도 구역에 40여 호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인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다. 지금은 행정구역 상 충남였기에 세종시로 편입되었고, 옛 고향 마을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 볼 길이 없지만, 나의 추억 속엔 언제나 다정하고 평화스런 어린 시절 나의 고향마을이 있다.  
 
집성촌이 아닌 각성바지 마을이었지만, 어떤 분쟁이나 불화도 없는 평화스런 고향 마을이었다. 24절기 중 소만까지 모내기 끝내고, 망종에 보리와 밀의 타작이 끝날 이맘때면.... 아카시아 꽃도 지고 산야엔 하얀 찔레꽃이 만발하고, 밤꽃이 피기 시작하며, 논두렁에는 개똥벌레가 해진 어둠에 반짝이던 계절이다. 모내기와 보리타작이 끝나면 오랜 가뭄이 와서, 나는 어린시절 찔레꽃이 하얗게 피면 가뭄이 오는 줄 알았다. 

 
이맘때 금강의 한 줄기인 미호천 수량이 줄고 강폭이 좁아지면, 동네 어른들은 날을 잡아 동네 공동의 20여 미터 강고기 잡는 그물을 가지고 미호천으로 천렵을 갔다. 미호천으로 그물 가지고 천렵을 가는 날이면, 온 동네 축제날이다. 온 동네 남녀노소가 모래사장에 차일(치알)을 치고 가마솥을 걸어 장작을 지피고, 그물로 잡아 올리는 강물고기를 온갖 푸성귀를 넣고 끓였다. 강물고기 매운탕과 술잔이 오가고 구성진 종구 엄마의 타령과 유행가에 맞춘 아낙들의 어깨춤이 나오고, 한 편에서는 아이들의 씨름판이 벌어지고, 남정네들의 풍악도 울렸다. 그야말로 신바람 나는 천렵이고 동네 축제였다. 가뭄에 수량이 줄고 폭이 좁아진 미호천에는 얼마나 누치, 메기, 가물치, 치리...등 온갖 물고기도 많았던지!

 
온 종일 가마솥에서 푸성귀와 갖은 양념과 함께 끓여내는 강물고기 매운탕과 음식은 이 세상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천하진미였고, 온 동네 사람들이 마음껏 먹고도 남을 만큼 풍성했다. 이렇게 온 동네 남녀노소가 함께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며 보내는 천렵 - 지금도 아스라한 영상으로 떠오르다가 선명한 영화로 변한다. 그물로 잡은 가뭄 때 미호천의 물고기는 온 종일 온 동네 사람들이 먹고도 남아, 남은 물고기는 공평하게 나누었다. 안동네와 새마을 중 한 쪽이 남은 물고기를 나누면 다른 한 쪽이 고르고, 또 안동네는 안동네끼리, 새마을은 새마을끼리 한 쪽이 나누고 다른 한 쪽이 고른다. 이렇게 가문 미호천에서 그물로 잡은 강물고기는 공평하게 집집마다 나뉘었고, 온 동네 남녀노소는 동네 풍악대에 맞춰서 춤추고 노래하며 돌아왔다. 모두 다 즐겁고 다정하고 평화스럽게 축제를 즐기고 배당받은 물고기를 들고 흡족하게 귀가했다. 

 
이런 추억에서 현실로 돌아와 신문과 방송의 정치판을 보면, 왜 그렇게 각자의 욕심과 탐욕으로 아귀다툼을 하면서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는지 모르겠다. 추억 속 어린 시절 고향 마을의 평화가 생각나면서, 강물고기를 나누던 나눔의 지혜로 정치판도 평화를 되찾았으면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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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8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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