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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스터gangster영화의 고전 대부代父The Godfather -탈존 영화

작성자:

탈존

조회: 4145 등록일: 2017-03-01

나에게는 프란시스 포드 코플라Francis Ford Coppola감독에 대한 남다른 추억이 있다.
어느 해였는지 기억에는 없지만, 그가 UCLA에서 영화공부를 하고 있을 때, 북미北美 언더그라운드필름 페스티발Underground-film festival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그의 작품을 감상할 기회가 있어서 충격에 가까운 감동을 받았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나는 가능하면 그의 영화를 빼먹지 않고 감상하는 편이다.
어쩌면 갱스터 영화인 ‘대부’도 그의 작품이기에 그토록 열심히 감상했는지 모른다.
과연 코플라 감독은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영상예술로 승화시킨 화면들이 평소 선호하지 않았던 갱스터영화에 대한 나의 선입관을 여지없이 허물고 말았던 것이다.
스토리와 화면의 빈틈없이 꽉 짜인 구성, ‘악惡 중 악’과 ‘악 중 선善’이 펼쳐내는 폭력의 미학, 동 시간대에 벌어지는 상황들을 샷백Shot back기법을 이용한 동시다발적同時多發的인 대비對比로 엮음으로써 긴박감을 극대화시킨 연출력, 심지어는 당시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현상과정에서 화면의 색조마저 퇴색된 듯 연출해낸 영화가 바로 코플라 감독의 ‘대부’였던 것이다.
러닝타임Running time 175분에 걸쳐 더 이상 자를 필름이 없을 만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손질에 더하여 마론 브란도Marlon Brando와 알 파치노Al Pacino의 신들린 연기, 완벽한 개성을 창출해낸 로버트 듀발Robert duvall 등 출연자들의 탁월한 연기력은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였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새로운 인물을 그다지도 완벽하게 창조해 내는 연기자들이 대단하게 보이기 시작한 건 영화 ‘대부’를 감상하고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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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돈 비토 코르네오네(마론 브란도 분)의 저택에서 막내딸 코니(탈리아 샤이어Talia shire분)와 카를로(지안니 루소Gianni russo분)와의 결혼식장면으로 시작된다.
정원에서의 흥겨운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대부代父로 불리는 사무실의 비토는 문제 해결을 청부하는 손님을 맞이하기에 바쁘다. 손님을 만나는 이 장면이 퍼스트 신first-Scene이다.
막강한 재력과 정치적인 영향력, 그리고 적절한 폭력으로 주위 사람들의 온갖 청부를 해결해주는 비토에게는 라이벌이 있다.
어느 날 라이벌 중 가장 큰 조직인 탓타리아 패밀리의 마약 밀매인 소롯소(알 레티에리Al leetteri분)가 돈 코르네오네를 저격, 중상을 입힌다.
전쟁영웅인 돈 비토 코르네오네의 막내아들 마이클(알 파치노 분)은 아버지의 저격 사건을 계기로 조직에 개입하여 레스토랑에서 슬롯조를 사살하고 시실리로 피신한다.
패밀리 사업에 부정적이던 마이클은 시실리에서 시골 아가씨와 결혼하지만 탓타리아 패밀리의 집요한 추적으로 아내를 잃는다.
장남 소니(제임스 칸James Caan분)는 자신의 여동생 코니를 학대하던 카를로를 혼내주나 이에 앙심을 품은 카를로는 자신의 패밀리와 소니를 배반하게 되고 이로 인해 소니가 처참하게 암살당한다.
비토 패밀리는 괴멸 직전에 직면하자 마이클을 급거 귀국시킨다. 탓타리아의 양해로 귀국한 마이클은 대학시절 애인인 케이(다이안 키튼Diane keaton분)와 재혼한다. 얼마 후 손자와 뜰에서 놀던 비토가 심장마비로 절명하자 마이클이 자리를 이어받아 이 집안의 양자로 오른팔 역할을 하는 변호사 톰(로버트 듀발 분)을 참모로 조직을 단결시켜 적을 격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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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악必要惡은 존재한다.
영화는 중년신사가 비토에게 하소연 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자기의 딸이 깡패 여러 명에게 처참하게 폭행과 윤간을 당했음에도 범인들이 정작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억울한 일을 당했으니 복수해 달라는 하소연이다.
“그놈들을 죽여주시오.”
“당신이 나를 찾아온 게 처음인 것 같군요. 당신이 나를 초대해 준 기억도 없군요. 당신은 내 우정을 마다해 왔소. 법과 경찰이 있고 법정도 있으니 내가 필요 없었을 거요. 하지만 지금은 내게 정의를 구하러 왔소만 존경심이나 우정은 구하지 않고 내 딸 결혼식 날 돈으로 살인을 청하고 있소.”
“정의를 청하는 거요.”
“아니오. 당신 딸은 살아 있소.”
“그럼 그 애가 당한대로 놈들에게 해 주시오. 대부!”
억울함을 풀어주는 대가가 우정인 셈인가.
미국의 법체계法體系는 모르겠으나 억울한 일은 어느 곳에나 있는 것. 비토가 있는 곳이 바로 법적사각지대法的死角地帶다. 복수는 해주되 피해자가 살아 있으니 살인은 안 된다는 나름대로의 철학이 이들의 논리다. 말하자면 필요악이다.
그렇다고 마피아들이 하는 짓에 필요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기가수 죠니의 뮤지컬배역을 해결해주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권한이 있는 제작자를 협박하는 방법이 기상천외奇想天外하다.
“거절 못할 제안을 그에게 하겠다.”
그 거절 못할 제안이라는 게 제작자가 아끼는 말(馬)의 목을 잘라 침상에 넣어주는 거였다. 죠니에게 배역을 주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협박에 다름 아니다. 과연 잔혹한 마피아Mafia식 해결방법이지만 관객들은 이상하게도 비토의 협박행위가 통쾌(?)있게 느껴진다.
비토가 습격당하고 큰아들 소니가 죽은 뒤 패밀리를 인수받은 마이클은 차근차근 모든 사업의 합법화를 추진하지만 마이클을 경시하는 조직원들과 비토 패밀리의 사업을 집어삼키려는 5대 패밀리의 야욕이 문제다.
그러나 마이클은 결코 서둘지 않는다.
비토가 죽자 장례식을 치르는 동안 5대 패밀리를 정리할 계획을 세운다. 결국 자신이 동생 코니 아이의 유아세례 대부로 참가하는 동안 부하들이 5대 패밀리의 대부들과 배신자들을 사살한다. 합법화 이전에 자구책으로의 폭력이 필요한 것이다. 역시 필요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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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에게도 사랑은 있다.
비토는 마피아의 대부면서도 끔찍하게도 가족을 사랑한다.
시집가는 딸 코니와 춤추는 모습에서 그의 가족 사랑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그에게는 혈연만 가족이 아니다. 돈 비토 코르네오네 패밀리의 조직원 모두가 가족이다.
슬롯조에게 저격당한 후 병원에서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온 비토에게 그간의 상황을 보고하는 소니와 톰에게 처음 입을 열어 질문한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이클의 안부였다.
슬롯조와 그를 비호하는 경찰반장을 사살하고 시실리Sicily로 피신했다는 설명에 안타까워하는 비토다. 패밀리 사업과 무관하게 대학까지 졸업하고 떳떳한 삶을 살줄 알았던 막내아들의 살인이 못내 괴로운 거다.
“아내가 울고 있었다. 차가 들어오는 소릴 들었어. 무슨 일인지 내게도 알려줘야 하지 않겠나?”
“방금 말씀드리려고 했어요.”
“그전에 한 잔 해야 됐고?”
“네. ……소니가 공격을 받았습니다. 죽었고요.”
큰아들의 죽음을 보고 받는 장면이다.
이 순간 비토 역을 맡은 마론 브란도의 연기는 그야말로 압권壓卷이다. 냉정한 처리를 지시하면서도 자식의 죽음을 비통해 하는 비토의 마음이 절절하게 묻어난다.
사랑은 비토만 하는 게 아니다.
다혈질 소니도 동생들과 특히 마이클을 사랑한다. 마피아가문에서 대학생이 나왔다는 걸 자랑으로 생각하는 한편 폭력으로부터 지켜주려는 정다운 마음이 장면 곳곳에서 묻어 나온다. 여동생 코니를 학대하는 남편 카를로를 무차별로 폭행하는 것도 소니식의 동생 사랑이다.
마이클 역시 아버지와 형들을 사랑한다. 아울러 여인도 사랑할 줄 안다.
아버지를 저격한 슬롯조를 사살하고 시실리로 피신했을 때 아폴로니아와 결혼하는 과정을 보면 마이클의 당당함에 감탄하게 된다.
“기분 상했다면 사과드리겠소. 당신이나 당신 딸을 우롱할 생각은 없었소. 난 시실리에 숨어있는 미국인이오, 나는 마이클 꼴레오네요. 이 사실을 비싸게 사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소. 하지만 그 때는 당신 딸이 아버지를 잃을 거요. 남편을 얻는 대신에. 딸을 만나고 싶소, 당신의 허락을 받고 가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예우를 갖춰서.”
아폴로니아의 아버지에게 하는 말이다.
이쯤 되면 협박인지 청혼인지 얼떨떨해지지만 당당하지 않은가. 아폴로니아가 탓타리아 패밀리에게 매수된 부하의 폭탄공격을 받아 폭사 당했을 때도 마이클의 충격은 클 수밖에 없었다. 아내를 사랑했기에.
미국으로 돌아온 마이클은 옛 애인 케이를 설득하여 결혼한다.
그러나 마이클의 사랑은 대단히 냉정하다. 공사가 분명한 것이다.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결코 패밀리 사업에 관심을 가지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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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보스는 냉정하다.
비토는 냉정한 사람이다. 딸 코니의 남편이 된 사위 카를로에게는 패밀리사업에 관해 의논도 하지 말라고 톰에게 지시할 만큼 공과 사를 가린다.
“다시는 네 생각을 밖으로 발설하지 마라.”
슬롯조와 마약사업 협의를 할 때, 자신의 감정을 내보인 큰아들 소니에게 엄격하게 가르친 말이다. 비토에게는 상원의원은 물론이요, 기자에 이르기까지 필요할 때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 그 힘이 오히려 마피아패밀리 간에 전쟁을 부르는 요인이 되고 만다.
“하지만 내 대답은 노no요. 내게 정치인 친구들이 많은 건 사실이요. 하지만 마약을 한다면 우호적이진 않을 거요. 도박은 무해하지만 마약은 지저분하니까.”
탓타리아 패밀리의 후광을 입은 슬롯조의 마약사업 협조요청에 대한 비토의 거절명분이다. 되고 안 되는 것이 분명하다.
슬롯조는 비토의 부하 루카를 암살하고 급기야 크리스마스 선물을 구입하러 나왔던 비토마저 저격한다. 운전기사 폴리의 배신으로 저격기회를 얻었던 것이다.
그러나 비토는 여러 발의 실탄을 맞는 엄중한 부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소니가 탓타리아의 공격을 받아 죽었을 때에도 후일을 기다리는 그의 냉정한 조치가 돋보인다.
“조사는 원치 않는다. 복수도 하지 않겠다. 5개 패밀리에 연락해서 만나게 해줘. 이 전쟁은 끝났다.”
5개 패밀리와 전쟁을 종식시키는 대신 마이클을 안전하게 귀국시킬 약속을 받아내는 비토다. 승산 없는 전쟁에 전력을 소모하기보다 막내아들을 얻는 실리를 취한 것이다.
그 또한 사업이며 사업에는 감정을 철저하게 배제排除하는 보스의 판단력이다. 패밀리 집회에서 스롯조로 인해 벌어진 전쟁에 탓타리아가 앞장섰으나 바지니 패밀리가 뒤에서 조정을 했음을 간파할 만큼 냉철한 비토다.
비토의 둘째 아들 프레도는 심약하다. 용감하지도 못하다.
심약하기에 냉정하지 못한지 냉정하지 못하기에 심약한 건지는 모른다. 아버지가 저격당하는 장면을 보고서도 당황하여 우는 일밖에 못하는 위인이다. 그래서 그에게는 보스자리가 주어지지 않는다.
비토의 막내아들 마이클은 폭력적이고 비합법적인 패밀리 사업을 싫어한다. 대학을 졸업한 인텔리이며 전쟁영웅 해병대위이기도 하다. 비토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으면서도 패밀리사업에 관여하지 않을 만큼 냉정하다.
그러나 아버지 비토가 저격당하면서부터 마이클은 전쟁영웅답게 정확한 판단과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냉정한 성품으로 목적을 이루어 나간다.
병원에 입원한 비토를 암살하려는 슬롯조 부하들을 기지機智 하나로 막아내는 마이클이다. 냉정하지 못하면 위기상황에서 그런 기지를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그의 냉정한 판단력은 모든 일에 성공을 보장한다.
“그는 아버지를 죽였어요. 슬롯조는 잡아야 해요.”
“경찰반장은 어쩌구?”
“그들 둘이서 날 보자고 했다면서요? 내가 만나야 해요. 만나면 내 몸을 뒤질 테니 총은 못 가져가지만 만날 장소에 총을 미리 숨겨두면 내가 두 놈을 죽이겠어요.”
“어쩐다고? 대학생이? 패밀리일은 싫다면서? 일마일 밖에서 하는 사격인줄 알아? 접근해서 머리를 날려버리는 거야! 경찰을 죽여? 그렇게 되면 정치가도 우릴 외면할 거야. 우리 모두 끝이야.”
“난 마약과 관련된 비리경찰을 죽인다는 거야. 우리 편 기자들도 많잖아?”
그러나 마이클의 차갑고 냉철한 작전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소니와 톰이다. 결국 마이클은 슬롯조와 그에게 매수된 경찰반장을 사살하고 시실리로 피신한다.
비토의 큰아들 소니는 열정적인 반면에 냉정하지 못하다. 비토가 저격당했을 때 톰의 충고를 무시하고 무작정 패밀리 간 전쟁을 벌일 만큼 무모하기도 하다.
“아버지가 화내실 거야. 이건 사업이라고.”
“놈들이 아버지를 쐈어!”
“그것도 놈들에게는 사업이야.”
슬롯조에게 복수하기 위해 슬롯조의 배후 탓탈리아 패밀리와 전쟁을 하려는 소니와 이를 말리는 톰과의 대화다. 냉정한 사람에게는 살인도 사업의 일환일 뿐이다.
소니의 냉정하지 못한 다혈질적인 성품은 그대로 신중하지 못한 흥분으로 나타난다. 그런 성품이 죽음으로까지 몰아간다.
탓타리아의 꼬임에 넘어간 카를로는 소니를 유인하기 위해 일부러 잣긴의 아내 코니를 폭행한다. 코니의 연락을 받은 소니는 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카를로에게 가다가 매복해 있던 탓탈리아 조직원들에게 처참하게 살해당한다. 그의 죽음 역시 냉정하지 못한 성품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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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Ⅱ에서‘돈 비토 코르네오네’가 뉴욕을 기점으로 마피아가 되는 과정이 소개되지만 그것이 미국 마피아American-Mafia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의 마피아는 원래 시실리의 비밀 결사였다. 
시실리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외세의 탄압을 많이 받았던 경험 때문인지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는 편이어서 비밀조직을 만들었다던가. 자신들을 보호하는 조직으로써 정부보다는 마피아를 더 믿었다는 것이다.
마피아의 어원 자체가 지역 관리에게 딸이 유린당하자 어머니가 "내 딸아!Ma Fia!"라고 외치며 헤매었고 그 복수를 비밀결사조직이 해주면서 마피아가 됐다는 설이 있을 정도다.
비밀 결사 조직이 늘면서 세력이 커졌고 사람들을 도와주던 그들이 오히려 등쳐먹는 폭력조직으로 변질 되지만 여전히 협객의 이미지가 남아있다고 해야 할지.
이 영화의 퍼스트 신이 ‘대부’에게 하소연하는 사람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장면이다.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폭력도 필요악必要惡이라는 것일까.
폭력조직을 소재로 만든 영화로서는 빼어난 수작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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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요즘 이런 생각을 해본다.
결코 내가 할 만한 발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차라리 내가 조폭이었다면 마이클이 각 패밀리 보스들을 처단하듯 김대중 패거리들을 모조리 처단할 수 있다면 우리 국민은 그나마 편할 텐데……, 아무래도 내 머리가 드디어 돌기 시작하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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