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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이념理念

작성자:

탈존

조회: 3959 등록일: 2017-02-20

어떤 일이든 사람에 따라 선호도選好度가 천차만별이기 마련이다.
세상에는 인구人口만큼이나 독특한 개성이 있다니까 같은 사안을 놓고도 선호하는 것 역시 인구만큼 많은 것이 당연할 것이다. 따라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든 그건 내 취향趣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종북반역세력과 중도실용이 집권했던 과거 15년간 나타난 우리나라 문화예술분야의 경향을 보면 지나치리만큼 만큼 정신수준이 퇴보한 듯 느껴져서 씁쓸하기만 하다.
다만 퇴보했다는 느낌은 내 취향이 그렇다는 것일 뿐, 종북분자들 쪽에서 보면 오히려 진보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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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술가란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문화적 선도先導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문화가 대단한 수준을 요구한다는 것은 아니다. 또 머리가 좋거나 고급스러운 취향을 지닌 사람들이 향유하는 것이 문화라는 것도 아니다. 아주 간단하게 말해서 삶이 바로 문화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 주택구조는 어떠냐. 의복은 어떻게 입느냐, 어떤 언어를 쓰느냐, 말하자면 삶에 있어서 정신적인 측면과 물리적인 측면 모두가 문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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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문화에 고급과 저질이 구분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사람마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좋고 싫음은 있을 것이다.
예컨대 내 취향으로는 교실이나 길거리에서 검을 질겅질겅 씹는 행위나 아무 곳에서나 침을 뱉어대는 행위, 남을 배려하기보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문화는 저질스럽게 느껴진다는 거다.
문학이나 예술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다.
모든 장르가 마찬가지겠지만 작가, 혹은 예술가의 메시지를 감동적으로 그려내는 것이 문학이나 예술이라면 작품 성격에 따라 고급과 저질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또한 사람마다 선호하는 대상이 다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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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향으로는 문학이나 예술 공히 진지한 리얼리즘이 있는 작품을 좋아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리얼리즘이란 작품에서의 사실감事實感을 말하는 것일 뿐, 소재 자체가 사실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판타지fantasy나 S·F 작품일지라도 작품 내에서의 사실성이 확보되었다면 그것으로 진지한 작품이기에 충분히 감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품 내에서의 사실성이란 무엇을 말함인가.
일반적으로는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이 사실적이지만 작가가 작품 속에서 물이 위로 흐르는 세계를 창조하고 시종일관 그 원칙을 지켰다면 사실적인 감동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피카소의 그림이 피카소 나름의 시각에 의한 구도構圖와 선線, 채색彩色, 등등의 구성조건 내에서 사실적이기에 감동할 수 있다는 이치와 같은 논리다.
그래서 나는 한국문학전집이나 세계문학전집류의 전통적인 문학작품들을 비롯하여 판타지나 S·F, 난해難解한 현대미술, 현대음악, 설치예술에 이르기까지 가리지 않고 즐기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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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무리 좋은 점수를 주려고 마음을 다잡아도 도무지 감동할 수 없는 작품들이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봇물처럼 터져 나온 이념적인 색깔을 지닌 작품들이다.
흥행에 성공했다는 영화를 대상으로 ‘공동경비구역(JSA)’과 ‘괴물’ 그리고 ‘동막골’ 등 세편의 작품을 예로 들어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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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비구역은 사실적인 소재를 채택했으면서도 철저하게 리얼리티에 실패한 영화였다. 어떤 이들은 재미있으면 되는 것. 리얼리티가 무슨 소용이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작품을 감상하는 개개인의 취향문제다.
‘공동경비구역’의 경우, 비무장지대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이수혁 병장과 남성식 일병이 야간근무 중에 초소를 비워두고 북쪽 초소로 수시로 놀러 다닌다. 당직사관이 야간순찰을 돌거나 이상유무확인異常有無確認 전화라도 하는 군대라면 어찌 두 병사가 함께 최전방 초소를 비울 수 있다는 것일까.
또 한 가지 의문은 미군 공보장교가 남의 나라 헌법을 공개석상에서, 그것도 관광객들에게 부정적으로 소개한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한지 얼떨떨하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감독의 부정적 생각을 강조하고자 함이겠지만 표현방법이 불가능한 설정으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심리적인 사실감에서도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한국군 병사들의 자살이다.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한다는 말에 투신자살을 기도한 남 일병은 내성적인 성격이라 그런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수혁 병장은 별 생각 없이 적 초소를 들락거릴 만큼 자유분방한 사람이 장 소령이 비밀을 지켜주기로 약속한 마당에 자살을 한다?
지나친 색깔로 인해 이 영화의 감독은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이 정치적인 주장밖에 없어 보인다.
재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감동을 한다?
글쎄, 내 취향으로는 이런 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했다는 것이 이상하다. 하긴 흥행에 성공했다기에 나도 보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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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은 한술 더 뜬다.
어차피 상상이 근간을 이룬 작품이긴 하지만 미군이 독극물을 한강에 방류했다는 설정이 어쩐지 인위적인 느낌이고 괴물을 바이러스 숙주로 단정한 당국에서 실효성도 없는 대책을 내놓는가 하면 근거도 없이 미국인 의사가 그로테스크grotesque한 분위기로 주인공‘강두’를 의학실험 대상으로 괴롭히는 장면이 황당할 만큼 자연스럽지 못하다.
물론 과장법誇張法을 쓸 수는 있다. 그러나 전편에 걸쳐 사용한 과장이 너무 지나쳐서 자연스럽지 못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더구나 괴물과 접촉했다하여‘강두’를 비닐빽에 넣어 질질 끌고 가는 장면은 과장이 지나친 정도가 아니라 납득할 수 없는 현실왜곡現實歪曲이다.
두 작품 모두 상류사회에 대한 반감과 이념적인, 혹은 반미 선동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이야기를 전개시킨 예정된 실패라고 할 수 있다. ‘JSA’든 ‘괴물’이든 얼마든지 리얼리티를 살리면서 감독의 주장을 피력할 수 있었을 터. 객관적일 수 없는 선동은 이런 실패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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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주의적인 색체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나마 ‘동막골’은 리얼리티에 성공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낙오한 국군과 인민군이 합심하여 미군 폭격기에 대항하여 장렬하게 산화한다는 설정은 작품 전개과정의 심리적인 측면에서 그런대로 납득할 수 있었고 미군 입장으로는 동막골에 인민군 고사포부대가 주둔했으리라는 오해로 폭격할 수도 있음이니 나름대로의 사실성은 확보한 셈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반전영화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터이니까.
내가 보기엔 ‘JSA’나 ‘괴물’의 작가보다는 ‘동막골’의 작가가 훨씬 자존심 있는 작가의식을 지녔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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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있었던 좋은 소재를 구했음에도 리얼리티를 확보할 자신이 없어서 채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하는 소설 쓰는 친구가 있다.
나는 그를 작가로서의 자존심이 있는 친구라고 생각한다. 그 친구는 내 소설이 얼마나 팔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작품에 책임질 수 있는가를 걱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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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 간 정부의 문화정책이 어떠했는지는 따지기조차 짜증난다.
예술성을 기준으로 지원하던 정부의 예전 문화예술정책이 김대중 시대부터 종북적 이념, 혹은 민중 선동목적의 작품들을 우대하는 쪽으로 선회했고 그런 작품들을 재미있다며 감상한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반미감정, 혹은 종북사상이 스며들지나 않았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구소련이나 중국, 북한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사회주의 식 문화예술정책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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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다시금 종북반역세력에게 정권이 돌아간다면?
내가 헌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도 지금의 보수 측에서 대통령 후보를 내세울 수 있는 시간을 벌고자 함이 가장 큰 이유일 만큼 우리나라는 국가 존속의 위협에 처해있다.
과연 이 같은 종북세력들의 역사왜곡과 거짓 선동을 막는 방법이 무엇일까. 나는 기라성 같은 우리 논객넷의 논객님들께서 수고해주실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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