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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박정희를 기다리며..

작성자:

오대산

조회: 7273 등록일: 2016-10-23

첨부파일:

박정희.jpg(45.0KB)Download: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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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12월 초 어느날, 서독을 방문했던 박정희 대통령 내외는 뤼프케 서독 대통령의 안내로 탄광지대인 루르지방의 뒤스부르크에 도착했다. 이미 수년전부터 독일의 탄광과 종합병원에 파견되어 이국땅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한국 광산 근로자와 간호사를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 행사는 제대로 행하지 못했다. 애국가 1절이 끝나기도 전에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언론들은 “이윽고 연단에 올라온 박정희 대통령이 “조국이 못살고 가난해서...” 라며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자 장내는 온통 통곡의 바다로 변했다”고 그 때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반만년 한반도 역사에서 힘이 없는 설움이 어디 한 두 번이었을까? 주변 국가들로부터 침략받았던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소련의 민간인 여객기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도 항변다운 항변 제대로 못했던 것도 모두 힘없는 나라의 설움이 아니였던가? 국가비전 제시는 다름이 아니다. 박정희의 고독한 눈물의 뒤안길에서의 절치부심은 곧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고삐를 당기는 자극제가 되었고 부국강병, 자주국방의 초석을 깔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서독에서 박정희가 흘렸던 눈물은 힘없는 나라의 설움과 이국만리 탄광촌에 자식을 놓고 오는 비통하고 애끓은 국민 가장의 마음이었다.   그 성격은 다르지만 통곡의 바다는 5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한반도 서해에서 재현되었다. 서해 북방한계선 대청도와 눈물의 연평도, 1999년 6월 15일 제1연평해전,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 2009년 11월 10일 대청해전 등 북한군에 의해 도발된 이른바 서해교전은 서곡에 불과했다. 2010년 3월 26일에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대한민국 초계정 천안함이 적의 도발에 의해 해군 40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는 대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그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이제 서해는 통곡의 바다로 전락되고 있는 실정이다.   눈물, 그랬다. 문제는 그 눈물이 '못살고 가난해서'가 아니라 이번에는 원통했기 때문이다. 훈련소에 갓 들어온 신병들에게 제일 먼저 가르치는 전술 원칙이 있다. "먼저 보고 먼저 쏘라"는 것이다. 먼저 보고 먼저 쏘지 않으면 먼저 죽기 때문이다. 이것은 전술의 기본 상식이다. 그러나 2002년 6월 29일, 우리 해군만은 예외였다. 당시 우리 군의 교전규칙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먼저 쏘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를 눈치챈 북한군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저들이 먼저 쏘아댔다. 먼저 쏘는 적의 포탄에 다리가 잘려나가고 팔이 떨어져나간 후에야 방아쇠를 당길 수밖에 없었다. 조국의 아들, 해군 병사들을 누가 죽였는가?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랬을까?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해보라” 이 말은 지난 2007년 10･4 남북 정상회담 1개월여 뒤에 열린 남북 국방장관 회담 당시 김일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대한민국 김장수 전 국방장관에게 한 말이다. 김일철이 “NLL 문제 있다는 노 대통령의 말 못들었느냐”며 다그치자 김장수 장관은 “NLL은 (남한에서)대통령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선이 아니고 국민적 동의하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며 “함부로 바꿀 수 없다”고 꼿꼿하게 맞서자 그 때 나온 말이다. 북한의 빈번한 북방한계선 도발, 결국 이 문제에 대한 질문과 대답은 바로 통치권자가 북방한계선을 인식하는 시각차에 있었다.   이제 노무현 대통령은 말이 없다. “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 (NLL은)미국이 땅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다.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어로 활동을 하면 NLL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 이 말대로라면 서해의 통곡은 이미 잉태되었던 것이나 다름이 없고 진행형이 된다. 문재인씨가 당시 국방장관 회담에 대해 “(김장수)국방장관이 회담에 임하는 태도가 대단히 경직됐다고 생각했다”는 뒷담화도, 노무현 정부 고위 인사로 구성된 한반도평화포럼이 천안함 폭침 재조사 필요성을 제기하자 “새로운 조사가 필요하다면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는 당당하지 못한 대처도 그 연장선에 있다.

노무현과 문재인, 주홍(朱紅)은 동색이었다. “저는 회의 결론이 기권이었다는 것만 기억날 뿐 제가 처음에 찬성을 주장했었다는 사실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최근 송민순 전 장관의 회고록 파문과 관련하여 당시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씨가 “저의 길을 갈을 가겠습니다”라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 가운데 일부이다. 본인은 모르는 일이고, 결정은 다른 사람이 했다는 식의 해명인 셈이다. 사실 '송민순 회고록'이 논란의 본질은 '대북결재'가 있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 해결된다. 그러나 문재인씨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하여 오히려 ’종북몰이‘로 되받아 치고 있다. 
  
적반하장이다. 문재인씨가 “내가 반역죄라도 지었는가” “색깔론으로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호통치고 있는데 과연 그럴까? 어쨌든 이번 회고록 파문은 과거 NLL 사건과는 다르다. NLL 사건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의 문제’라면 이번 파문은 문재인 자신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진실에 관한 문제다. 정치적인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세력에 의해 제기된 것이 아니라 자신과 한 배를 탄 동지에 의해 밝혀진 파문이다. 회고록 제목처럼 그 빙하가 움직였을 뿐이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본질은 부패 스캔들, 색깔론과는 다른 것이다. 문재인씨는 회고록 파문을 정치공세로 치부하지 말고 직접 진실규명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문재인씨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건전한 보통 국민이라면 당시 기권이 옳냐 그르냐의 평가나 혹은 찬성과 반대의 문제를 넘어 어떻게 이런 결정이 도출되었는지, 북한과 국제 사회, 인권에 대해 당시 참여정부 인사들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지, 궁금해 하고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궁금증은 헌신짝처럼 취급하고 면피하며 북한 정권의 부자세습, 주체사상, 북한 인권에 대한 보편적 가치는 알 것 없으며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가치에 대한 고민은 없고 폐쇄적인 자기들의 틀 안에서 자신들만의 세상을 구축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각설하고, 광산촌에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박정희 대통령이 계속 눈물을 쏟자 70세의 뤼프케 서독 대통령은 “울지말고 부강한 나라를 만드시라”며 손수건을 꺼내 박정희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박정희는 실행하고 선진조국의 초석을 깔았다. 그런데 희생으로 지킨 영해를 “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고 하질 않나, 북한인권 문제를 다룬 중차대한 결정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하고 있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비겁한 나라가 되었단 말인가?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고 했다. 박정희는 패배주의에 젖은 대한민국의 방향을 틀었다. 박정희처럼 당당하게 혁명 정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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