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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씨 오지랖

작성자:

오대산

조회: 6943 등록일: 2016-04-29

<table width="560" align="center" class="center" id="community_image">
<tbody>
<tr>
<td></td></tr></tbody></table> 
 우리가 언어(말)의 의미를 정의하는 까닭은 의사소통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기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언어가 의미상 가질 수 있는 애매성이나 모호성을 제거하고, 그것이 사용될 수 있는 조건을 명확히 제시하여야 한다. 어떤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개념도 어느 집단이나 개인이 그 단어를 어떻게 사용하고 그 의미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결국 언어의 의미는 사용하는 특정 집단이나 개인이 어떤 생각과 신념을 갖느냐에 따라 다르게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친박계로 알려진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이 친박계 핵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앞으로 친박이라 부르지 말아달라”고 한 것에 대해 오지랖 넓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한 마디 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유 의원의 원대 출마강행 기사에“차기 권력이 정해지면 탈박 행렬이 줄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또“봐요, 배신은 원래 '진실한사람'이 하는 거예요. 이제 두 사람만 더 부인하면 닭이 울 겁니다”라며 묘한 늬앙스를 흘렸다.  
 
 성경에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리기 전 최후의 만찬이 열린다. 그 때 베드로는 다른 사람이 배반해도 자신은 예수를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이라고 맹세한다. 하지만 베드로는 예수의 예언대로 아침 닭이 울기 전 예수를 세 번 부인한다. 언뜻보면 이런 성경을 단순 흉내낸 것 처럼 보인다. 자신을 마치 예수로 빗댄 모양새도 볼썽사납지만 조금 더 관심있게 보면 쓰디쓴 조소(嘲笑), 차디찬 냉소(冷笑)가 담긴 진중권씨 특유의 빈정거림을 엿볼 수 있다. 평소 그의 풍향과 궤적 때문이다.
 
 그 역시 정치인의 언행보다 더 정치적이라 일거수 일투족이 뉴스가 되고 있다. 현실 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이른바 폴리페서로 불리우는 것도 그 이유다. 문맥상 여기서 '닭'은 박근혜 대통령 암시 개연성이 높다. 反박근혜 정서의 개인과 일부 단체들이 비유하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사례는 많다. 예컨대 2014년 8월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프로젝트인 '광주정신展'에 출품된 홍성담 민중화가의 박 대통령을 닭 형상으로 풍자한 걸개그림 '세월오월'의 논란도 그 연장선에 있다. 
 
 남이 나를 믿지 않은 것은 내가 참되지 않기 때문이다. 옛 어른들은 '신독(愼獨)'이라 하여 혼자 있더라도 말과 행동을 삼가하고, 마음가짐을 맑고 깨끗하게 가지라고 했다. 이번 경우 '닭'이 그 '닭'이 아니라 할지라도 남의 잘못이나 허물을 들추어 내 꾸짖기 전에 자기 말과 행동이 평소 얼마나 일치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언젠가 진중권씨는“차가운 캐릭터가 뜨겁게 행동한다”고 특정인의 노이즈마켓팅을 비꼬는 정치적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딱, 자신에게 해당된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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