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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졸(卒)로 보이는가?

작성자:

오대산

조회: 7043 등록일: 2016-03-31

오는 4.13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야권 후보 단일화 추진 발상은 한마디로 국민을 졸(卒)로 보는 것이다. 이 두 당은 뿌리가 같다. 그들은 지난 2012년 총선에서 대한민국을‘북한식 사회주의’세상으로 뒤집어 엎겠다고 맹세한 종북(從北) 통합진보당과 정책연합을 하고 후보를 단일화하여 국회의원 수를 불렸다. 헌법재판소는 통진당을 反국가적 위헌정당으로 규정, 해산시킨 바 있다. 하지만 그런 정당과 손잡았던 점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사과한 적도 없고 오히려 감싸고 있다. 국민의 싸늘한 눈총을 의식, 선거 때는 불가근(不可近)하지만 정치행위에서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불가원(不可遠)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정당의 목적은 일반적으로 그 정당이 추구하는 정치적 방향이나 지향점 혹은 현실 속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정치적 계획 등에 나타난다. 이는 주로 정당의 공식적인 강령이나 헌법의 내용을 통해서도 드러나 있다. 그밖에도 정당대표나 주요 당직자 및 정당관계자(국회의원 등)의 공식적 발언, 정당의 기관지나 선전자료와 같은 간행물 등을 통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정당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가지거나 정당의 이념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당원들의 행위 등도 정당의 목적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정당의 진정한 이런 목적들이 숨겨진 상태라면 공식 강령은 이른바 허울이나 장식에 불과할 것일 수 밖에 없다.
 
 예컨대 선거철마다 거론되고 있는‘단일화' 타령도 그 연장선에 있다. 특히, 야권연대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정당이란 정체성과 이념을 같이하는 동지(同志)들끼리 모여 당의 강령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체다. 서로 마음이 안 맞는다고 헤어졌다가 다시 선거에 불리할 때마다 '후보단일화'로 연대한다면 정당을 만들 이유가 무엇인가? 4년 동안 국민들에게 평가받아야할 성적표가 총선이라면 당연히“이번에 도전해서 안 되면 다음에라도 완성하겠다”는 자기 반성과 향후 목표를 세우고 분발하는 것이 순리다. 총선 직전 분당(分黨)해 놓고 그 잉크도 마르기도 전에 '단일화' 운운하는 것는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작태가 아니고 무엇인가?
 
 정치의 속성상 선거는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그 마음 움직일 수 있으려면 정치인들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한다. 정치인이 도덕군자이어야 할 것까지는 없다. 그러나  정치가 국민을 위한 것이 되려면 최소한의 윤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네루는 "정치란 백성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다"라고 했다. 정치철학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당선만 되고 보자'는 이기심으로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면 각오해야 한다. 국민은 어리섞은 듯 하면서도 현명하다. 재주복주(載舟覆舟)의 교훈처럼 잠복해 있던 이런저런 우리사회의 불공정의 불만들을 선거를 통해 한꺼번에 폭발시키기도 한다. 국민을 졸(卒)로 보지말라.

댓글 : 3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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