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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 만났던 날.

작성자:

산동거사

조회: 7356 등록일: 2015-02-17

아래 썰은 세월이 좀 지난 것입니다. 이것 저것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 하고 약간 수정하여 다시 올립니다.  
 
우리나라에도 도교(道敎)가 있는가? 원래 도교라는 것은 황제<<<黃帝:이름을 헌원(軒轅)이라고 하며 당시의 천자 신농씨(神農氏)를 대신하여 염제(炎帝) ·치우(蚩尤) 등과 싸워 이겨 천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러 책자가 황제에 관하여 전하는 바는 다양하여 원래는 ‘번쩍번쩍 빛나는 천제(天帝)’를 의미하는 황제(皇帝)와 같다고 한다.>>>와 노자(老子)를 교조로 삼는 중국의 토착 종교이다. 중국의 도교는 세력(?)이 유불선 보다 오히려 더 큰 종교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국 사람들이 재신(財神)으로 범려나 제갈량이나 관운장 묘를 모시는 것도 도교와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한다. 




 
원래 도교는 사천성의 성도(省都)인 성도(成都: 청두)의 교외에 있는 청성산(靑城山: 주위가 120km 되는 큰 산이다.)이 그 발원지란다. 도교는 주지하는바 신선사상에 뿌리를 둔 중국의 자생 종교로 20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종교적 요소를 중심으로 하되 사회적 질서와 학문 등을 민중의 입장에서 대변해 왔기 때문에 도교를 모르고는 중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까지 있다. 모택동의 공산당도 다른 종교는 말살 정책을 썼지만 도교만큼은 민간 신앙으로서 남겨 두었다나 뭐라나...??? 
 




산동성 칭따오시에 중국에서 두 번째 큰 도교 도장이 있다. 그 앞을 수 없이 지나다녔지만(주거지가 그 근처라...) 그게 도교장인 줄은 몰랐는데, 어느 날 우연히 택시기사와 이런저런 얘기 끝에 종교얘기가 나왔고 마침 그 앞을 지나는 순간 그가 ‘저것은 도교 도관이다’라는 말에 흥미를 가졌지만 그동안 가볼 기회가 없던 차, 마침 한가한 기회를 타 그곳에 가보기로 했던 것이다. 도교의 도장(관)은 궁(宮)이라고 한다. 그건 그렇고 삼국지 첫머리에 나오는 황건적의 수괴 장각도 도교의 유파에서 파생 된 도당(盜黨)들이다.
 
<IMG style="WIDTH: 641px; HEIGHT: 481px; FONT-SIZE: 14px" border=0 alt=IMG_0304[1].JPG src="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32/10932/1/IMG_0304%5B1%5D.JPG" width=640>
도관의 이름이‘천후궁’이다. 무슨 궁전 같은 이름이 범상치(?) 않다.
<IMG style="WIDTH: 641px; HEIGHT: 481px; FONT-SIZE: 14px" border=0 alt=IMG_0306.JPG src="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32/10932/1/IMG_0306.JPG" width=640>
들어서자마자 영화에서나 봄직한 통나무같이 굵은 향을 태우고 있다. 
매캐한 향내를 맡으며 폼을 잡아가며 사진을 찍으려니 어떤 친구가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예쁜 아가씨가 찌르면 좋으련만,,,,,그리곤 나를 잡아당기며 한곳으로 
인도하기를,,,“경내 촬영금지”라고 팻말이 붙은 곳을 가리킨다. 
<IMG style="WIDTH: 641px; HEIGHT: 481px; FONT-SIZE: 14px" border=0 alt=IMG_0308.JPG src="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32/10932/1/IMG_0308.JPG" width=640>
<A style="FONT-SIZE: 14px" name="[문서의 처음]"></A>
아마도 내가 외국인이라 생각하고 배려한 것이거나 아니면 그가 농아 이거나, 
아무려나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은 뒤 슬쩍 뒤로 물러나 눈치를 보니 
비단 나만 사진 찍는 게 아니더라. 그러면 그렇지... 몇 발자국 옮기니 
어마어마하게 큰 솥인지 향로인지 모르나.... 중국 사람들 고대 부터 솥을 신성시 했다. 특히 周나라 때는 아홉 개의 솥(九鼎)을 우리의 신주단자 모시듯 하며 종묘사직을 그 솥의 향방에 걸었다는 기록이 있다. 즉 구정을 차지하는 자가 세상을 차지 한다는....
<IMG style="WIDTH: 641px; HEIGHT: 481px; FONT-SIZE: 14px" border=0 alt=IMG_0309.JPG src="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32/10932/1/IMG_0309.JPG" width=640>
<A style="FONT-SIZE: 14px" name="[문서의 처음]"></A>
솥(?)다리가 요란히 페인팅이 되어있기에 자세히 확대해서 보니 
페인팅이 아니라 다닥다닥 붙은 것은 우리네 500원짜리 동전만한 
일종의 부적이었다. 그것을 사가지고 솥 다리에 붙이며 발복을 기원하고 있는 것이다.
<IMG style="WIDTH: 641px; HEIGHT: 481px; FONT-SIZE: 14px" border=0 alt=IMG_0310.JPG src="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32/10932/1/IMG_0310.JPG" width=640>
좀 더 들어가니 우리의 대형 가마솥 만한 향로가 보이며 그 옆에 시립하고 서 있던 청년이 향초 몇 개를 ‘미엔피(免費:무료)’라며 준다. 그리곤 위의 향로에 꼽고 기원을 하라는 것이다,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저곳에 경배를 해야 너에게 행운이 온다’라는 압력(?)을 가하기에 마음이 찝찝하여 받아들고 그곳에 꼽고 기도를 했다. 조토마 하고도 세상만사 방과 사이 좋게 해달라며....^^* 그랬음에도 어떤 양반이 자꾸 시비(?)조로 나오는 걸 보면 효험이 별론가 보다.
 
도교 하니까 갑자기 수호전이 생각난다. 그 중에서도 입운룡 일청도인 공손승이 생각난다. 수호지 108인의 두령 중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이었으나 부패한 정권에 반기를 들고 양산박으로 모여든 것인데, 공손승 또한 당시 무슨 주사급 공무원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이 공손승이 신선되기를 바라고 이선산으로 들어가 스승인 나진인을 모시고 도술을 열심히 익힌 결과 도통하여 비바람을 부르고 숨어서 구름을 움직인다는 은둔비운의 술법을 행하기도 한다. 채태사 사건의 공모자로 양산박에 들어가 방랍토벌 이후 스승에게 돌아가 은둔 생활을 하다가 이후 독룡강 이준이 섬라국왕으로 등극하자 섬라국에서 “단하궁”이라는 도교 도관을 운영하며 고려 국왕까지 자신의 수제자로 삼았다는 얘기를 끝으로 수호지는 끝이 나는 것이다. 
 
아무튼 도교라는 게 신선들의 놀음이라, 도관에 한 번 들어오니 뭔가를 갈구하거나 희망하는 자세로 ‘미엔피(무료)’ 향을 꼽고 이런저런 발복을 빌었으나 효험이 없다고 하자, 어떤 분의 말씀이“원래 효험은 늦고 크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라고 하셨지만, 어제 오늘 사태추이로 봐서는 도저히 그럴 것 같지가 않다. 너무 큰 소원을 빌었나? 사실 내가 빈 소원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태민안을 빌었거든.  
 
소원이 이루어지거나 말거나 어쨌든 그렇게 발복 기원을 드리고 나오는데 아까 ‘미엔피’향을 준 친구가 손짓을 하며 저쪽으로 돌아 나가란다. 옴마! 그런데 이게 뭐야!!?? 이번엔 노골적으로 수금함을 앞에 두고 수금을 한다. 그냥 나오려니 그곳에 다시 행운을 빌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찝찝함이 몰려  온다. 냉큼 10위안(약1300원. 주: 요즘 환율과 많이 다른 걸 보면 꽤 오랜 된 썰이다)을 넣고 다시 빌었다. 야당의 대표가 되었다고, 최고위원이 되었다고 기고만장, 오만불손하며 국민의 염장을 지르는 인간들을 어찌 하소서. 주여! 믿나이다! 아미타불!! 행심반야바라밀다 옴도로도로지미사바하~!!!!이젠 효험이 있을라나???
 
<IMG style="WIDTH: 641px; HEIGHT: 481px; FONT-SIZE: 14px" border=0 alt=IMG_0311[1].JPG src="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32/10932/1/IMG_0311%5B1%5D.JPG" width=640>
<IMG style="FONT-SIZE: 14px" border=0 alt=IMG_0312[1].JPG src="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32/10932/1/IMG_0312%5B1%5D.JPG">
10위안을 넣고 기도를 했으니 소원 성취 되겠지 하며 출구를 향하는데(출구는 입구와 다르게 되어 있음)공방이 보인다. 박 공예 공방이다. 표주박. 맞아~! 관광객이 오면 저렇게 직접 공예품을 현지에서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우리는 어딜 가나 똑같은 제품 그것도 중국제품을 각상점마다 늘어놓고 꼬시래기 지살 뜯어먹기로 죽자사자 이웃집 욕해가며 장사를 하니, 관광지마다 꼴불견 아닌가. 
<IMG style="WIDTH: 641px; HEIGHT: 481px; FONT-SIZE: 14px" border=0 alt=IMG_0313[1].JPG src="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32/10932/1/IMG_0313%5B1%5D.JPG" width=640>
그 옆은 또 유리 공예품을 현장에서 소비자의 구미에 맞게 만들어 팔고 있다. 사실은 우리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이템들인데 그것을 아니하고 남의 나라 것을 들여다 저희끼리 경쟁을 하니 중국 아이들만 배불리는 게 아닌가? 인사동엘 가도 전부 중국제품들 뿐이다. 이래서 어찌 우리의 토속 민예품이 발전 하겠는가. 한국 온 외국 관광객의 대다수가 한국적 토산품을 구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하는 소릴 많이 들었는데.... 
<IMG style="WIDTH: 641px; HEIGHT: 481px; FONT-SIZE: 14px" border=0 alt=IMG_0314[1].JPG src="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32/10932/1/IMG_0314%5B1%5D.JPG" width=640>
노자를 만나고 밖으로 나오니 신선 세계가 아니라 사바세계의 찌든 삼라만상 다시 펼쳐진다. 어쩌겠는가? 찢어지고 갈라진 국민들과 여.야 정치권의 조속한 화합이 안 되면, 저 속에서 또 싸움질을 할 수밖에... 오~! 하나님!! 워메이터푸 쎈다이 쎈다이!!! 
<IMG style="WIDTH: 641px; HEIGHT: 481px; FONT-SIZE: 14px" border=0 alt=IMG_0315[2].JPG src="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32/10932/1/IMG_0315%5B2%5D.JPG" width=640>
 
남의 나라 천후궁에 잠시 들려 향 사르며 발복을 기원하고 국태민안을 빌어 보지만 그게 다 부질 없는 짓이란 걸 왜 모르겠나. 그럼에도 오늘도 세상 사람들은 그 부질 없는 부귀공명을 향해 머리를 있는 대로 조아린다. 그러고 보니 천후궁은 신선들이 있는 곳. 그 옛날 범려는 월왕 구천을 패왕으로 만들고 조각배 타고 오호로 떠나갔고, 장자방은 유방을 도와 漢나라를 건국했지만 신선인 적송자를 따라 표연히 떠나 종래는 천후궁으로 든 게 아닐까? 요지경 같이 어지러운 세상 천후궁의 신선 될 사람 몇이나 되며 과연 있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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