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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자 이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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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

조회: 7176 등록일: 2014-10-10

이순신 장군은 당대의 명장보다는 때론 한 인간으로서 성자로 올려다 보게 된다. 이순신 장군을 알아가면 알수록 비범함에서 권위가 나오는 것이 아닌 비범함보다는 평범함으로 다시 비범함으로 수 없는 경계의 파괴를 경험하게 된다. 난중일기를 통해 이순신 장군을 접하면 때론 나약한 한명의 인간으로, 고뇌하는 애뜻한 인간으로, 때론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게 하는 억울한 인간으로 남곤 한다. 이순신 장군이 남긴 기록문학의 정수 난중일기에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아프다”라는 말이다. “몸이 몹시 불편하여 통증이 심하다” “밤새 신음했다” “곽란” “몹시 토하다”등 인간으로서 병마와 싸우는 고통에 대한 기록이 총 86회나 나온다. 특히 명량대첩을 치루기 위하여 출정하고 혼절하여 깨어나지도 못한 적이 있었다. 이순신 장군은 “온백원(溫白元)”이라는 위장병약을 상시 복용하며 늘 병마와 싸운 평범한 한 인간이었다. 그도 병마와 싸웠던 평범한 인간이었고, 몸의 통증에 나약했던 한 인간에 불과했을 뿐이다. 잔병치레를 하며 고통을 호소하던 평범인으로서 자신을 잡아 죽이고자 혈안이 된 선조에 대한 끊임없는 연민을 난중일기에 적고 있고, 남다른 부하 사랑으로 시름이 깊었던 가슴 따뜻한 인간 이순신 장군이지만 탈영병 앞에서는 철저한 장수로서 수십명의 탈영범을 잡아다 효수하는 냉혈한으로, 원칙 앞에서는 한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는 강인함으로, 자신만의 전쟁룰로 완전무결한 전투를 치룬 군신으로 만가지 다양한 얼굴을 가진 인간 이순신은 알려고 하면 할수록 불가사의의 연속일 뿐이다. 가장 위대한 수군장수로 눈부신 활약을 하였지만 인간 이순신의 운명은 범인이 감당할 수 없는 파란만장한 운명을 감당해야만 했다. 선조와 왜적이라는 두 개의 거대한 악과 싸우며 모함과 탄핵, 극적인 구명으로 생명을 구했고,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보낸 자객에 아들 면이 암살당하고, 탄핵 받는 아들 걱정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백의를 입은 이등병이 되어 찾아야 했으며, 마지막 전투의 극적인 순국 등 인간 이순신의 운명은 처절하리만치 갖은 시련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 사나운 운명의 굴레를 뚫고 우리 가슴속에 남은 인간 이순신 장군을 “聖雄”이라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임진왜란 당시 민가에서는 “왜놈은 얼레빗, 떼놈은 참빗”이라고 했다. 왜놈이 쓸어가면 먹고살 만큼은 남겼지만, 떼놈이 민가를 쓸어가면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제대로 된 단 한번의 승전보도 올리지 못한 빈껍데기 명나라 군대의 위세는 도를 넘어섰고, 조선에서 천군(天軍)이 되어 갖은 악행을 저지르며 백성을 괴롭혔다. 그 악행을 두둔하며 천군을 모시며 이순신 장군을 탄핵했던 비열한 선조와 선조에 기생하는 숱한 간신배의 난장판은 도대체 상식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유성룡이 쓴 징비록에는 “명나라 군대는 먹고 또 먹었고, 토할때까지 먹었다. 명나라 군인이 토하기라도 하면 굶주린 백성이 새까맣게 모여 들었다”라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제대로 된 전투한번 승리한번 하지 못한 명나라 군대의 군량과 군수품, 마초를 조선이 공급해야 했고 이러한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자 일개 장수가 일국의 제상인 영의정 유성룡의 빰을 때리기까지 했다. 정유재란이 발발하자 원균의 패배로 조선수군이 궤멸했고 명나라 수군이 참전하게 되었고 당시 명 수군 장수는 진린이었다. 조선실록에는 임금 이하 만조백관이 한강에서 약 5천 명의 병사를 거느린 명나라 수군 제독 진린을 위해 일종의 장행회(壯行會)를 베풀어 주고 있다. 약 한 달간 진린은 한강에 배를 세워놓고 점령군의 위세를 떨친 후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바야흐로 이순신 통제사의 군대를 접수하러 가는 길이었다. 기고만장한 진린은, 두 번이나 읍하며 잘 봐 주십사고 부탁하는 선조에게 대뜸 이렇게 말한다. “배신(임금을 제외한 조선의 모든 사람)들 중에 혹 명(命)을 어기는 자가 있으면 일체 군법으로 다스려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징비록에는 포악한 진린에 대하여 “진린은 성질이 사나워서 남과 거스르는 일이 많으므로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하였다. 임금께서는 그를 내려보낼 때 청파 들판까지 나와서 전송하였다. 나는 진린의 군사가 고을의 수령을 때리고 욕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새끼줄로 찰방 이상규의 목을 매어 끌고 다녀서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것을 보고, 통역관을 통하여 풀어 주도록 하라고 권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애석하게도 이순신의 군사가 장차 패할 것 같습니다. 진린과 함께 군중에 있으면 행동하는 것이 억눌리고 의견이 서로 맞지 않겠으며, 그는 반드시 장수의 권한을 침탈하고 군사들을 마음대로 학대할 것인데, 이를 거스르면 더욱 성낼 것이고, 그대로 따라주면 꺼리는 일이 없을 것이니, 이순신의 군사가 어찌 패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 포악한 진린을 이순신 장군은 강온양면책으로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으며 종국은 원칙 앞에 흔들림 없는 이순신 장군의 위세에 눌렸고, 이순신 장군의 인품과 성자의 모습에 에 감동을 받게 된다. 이순신 장군은 전시작전권을 가졌음을 물론 명나라 군대의 지휘, 통솔, 사법권까지 가져 조선 사람, 명나라 사람 가리지 않고 엄정하게 군기를 세워 명나라 군사는 진린보다 이순신을 더 무서워하게 만들었다. 진린에게도 이순신 장군은 숭배의 대상이 되어 선조에게 “통제사는 경천위지지재(經天緯地之才)와 보천육일지공(補天浴日之功)이 있습니다.”라고 편지를 쓰기에 이른다. 이순신 장군을 통하여 세계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패배를 당한 일본이지만 일본에서도 이순신 장군은 숭배의 대상, 성웅의 모습 그대로이다. 1908년 제국국방사론을 저술한 사토 데쓰타로오는 해군대학에서 강의했던 재원이었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 “예부터 장군으로서 기정분합의 묘법을 다한 자는 한둘에 지나지 않는다. 나폴레옹이 ‘전으로서 그 분을 쳤다.’고 하는 것도 이 뜻에 틀림없다. 그런데 해군 장군으로서 이를 살피면 먼저 동양에 있어서는 한국의 장수 이순신, 서양에서는 영국의 장수 넬슨을 들지 않으면 안된다. 이순신은 실로 개세(蓋世)의 해장(海將)이다. 불행히도 생을 조선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용명도 지명도 서양에 전하지 않고 있지만, 불완전하긴 해도 임진왜란에 관한 문헌을 보면 실로 훌륭한 해군 장군이다. 서양에 있어서 이에 필적할 자를 찾는다면 네덜란드의 장수 드 로이테르(Michiel de Ruyter: 1607~1678)이상이라야 한다. 넬슨과 같은 사람은 그 인격에 있어서 도저히 어깨를 견줄 수 없다. 이 이순신 장군은 장갑함을 창조한 사람이며, 300년 이전에 이미 훌륭한 해군전술로써 싸운 전쟁 지휘관이었다. 일본 해군 준장 사토 데쯔라로는 1926년 "조선지방행정" 제6권 2월호 "절세의 명장 이순신"에서 장군에 대하여 숭배하며 극도의 존경심을 표했다. “1926년 "조선지방행정" 제6권 2월호 "절세의 명장 이순신"에서 "장군의 위대한 인격, 뛰어난 전략, 천제적인 창의력, 외교적인 수완등은 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절세의 명장이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고 있다. 해군장군인 나로서는 평생을 두고 경모하는 바다의 장수로 네덜란드의 Ruyter Michiel과 조선의 이순신이 있다. 그 중에서 갑과 을을 정하라 한다면 서슴치 않고 이순신을 갑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영국의 넬슨이 세계적인 명장으로 명성이 높은 것은 누구나 잘 아는 바이지만 그 인격에 있어서나 청의성에 있어서는 도저히 이순신의 짝이 될 수 없다. 프랑스의 장군 "스후란", 미국의 장군 "아랏카트"와 같은 세계적인 명장들도 존경할 만하다 하지만 넬슨 이하의 인물이다. 로이테르는 인격과 역량, 경력도 이 장군과 비슷하지만 장군으로서 필요로 하는 창의성에 있어서는 한 수 꺾이는 것같이 보인다. 이순신 장군은 풍신수길의 목적을 좌절케 하였으며 바다를 제압하는 것이 국방상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사실적으로 증명한 명장이었는데 중도에서 모함을 당하여 백의종군 하였으나 어떠한 원망도 하지 않고 고통을 달게 받았으니 이 한가지 사실만 보더라도 장군의 인격의 고매함을 알 수 있다. 장군은 군기에 엄하고 위엄이 있으며 부하 사랑하기를 친자식같이 하였으며 기분에 따라 행동하지 않고 매사에 정성으로 임하는 모범적인 장군이었다. 장군은 평소 그의 뜻을 전하기를 "장부가 세상에 태어나서 나라에 쓰이게 되면 죽음으로 충성을 다 할 것이오, 만약 쓰이지 못하면 들에서 밭갈이 하는 것으로 족하다. 사람에게 아부하여 영화를 도모하는 것은 나의 큰 수치다"라고 하였으니 이 한마디로 그의 인격을 알아보기 충분하다. 이순신 장군의 무엇이 저들에게 숭배의 대상이 되었는지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와 공부가 필요하겠지만 맞서 싸워 최악의 치욕을 안긴 적국에서 조차 “성자 이순신”은 흔들림이 없다. 또한 이순신 장군에 대한 한국인의 자세에 대하여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1911년 포탄 잠재우기라는 저서를 남긴 해군소령이자 해군 전략가인 가와다 이사오는 러일전쟁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을 모신 제승당에서 승전을 기원하며 제를 올린 후 자신의 저서에 “우리는 이순신의 영령에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 달라고 빌었다. 도고가 혁혁한 전공을 세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순신 장군과 비교하면 그 발가락 한 개에도 못 따라간다. 이순신에게 넬슨과 같은 거국적인 지원과 그만큼의 풍부한 무기와 함선을 주었다면, 우리 일본은 하루아침에 점령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대단히 실례인 줄 알지만, 한국인들은 이순신 장군을 성웅이라고 떠받들 기만 할 뿐, 그 분이 진정으로 얼마나 위대한 분인가 하는 것은 우리 일본보다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라며 한국인에게 일침을 가했다. 이순신 장군 부대에 많은 승병이 투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승병 중의 한명인 승(僧) 옥동은 “나는 일찍이 이 통제사를 따라 수군에 편입되어 있어 공을 세웠다. 통제사가 죽자 계속하여 충민사에 있은 지 수십 년, 80살인 나는 스스로 제물을 차려 제사 지냈다. 바다 위에 무슨 일이 있을 때는 통제사가 반드시 먼저 나의 꿈속에서 나타나 뵈올 때 알려주니 틀림이 없었다. 이것은 아마 충무공의 영혼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며, 나라를 위하는 마음만은 육체는 죽었어도 죽지 않고 있는 것일 것이다.” 라는 기록을 남겨 부하로서 전투를 치룬 전우로서 이순신 장군을 숭배하고 있다. 세계적인 정복자, 영웅들은 피로서 공적을 쌓고, 파괴자로서 위엄을 세웠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성자의 사랑으로 공적과 위엄을 세웠다. 자신을 고난의 길을 걷게 한 간적 원균과 혼군 선조를 원망하거나 욕하지 않았고, 조국과 민족을 위한 순결한 애국심,과 애민정신, 불패전의 신화를 만든 신출귀몰한 천재적 전략가, 파란만장한 질곡의 운명을 딛고 일어선 불굴의 용기, 32세의 늦은 나이에 출사하여 9번의 직책과 근무지를 바뀌며 상관의 미움과 강등, 무보직을 이겨낸 인내, 청렴결백, 원칙 앞의 카리스마, 명예로운 죽음의 선택 등 인간 이순신을 알게 되면 될수록 이순신 장군은 “성자 이순신”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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